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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생활

작성자물푸레|작성시간14.03.06|조회수165 목록 댓글 9

 

 

 

하루에 한 시간

마을을 빠져나와

내가 사는 마을이 보이는 뢰정산에 오른다.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마을은 풍경이 된다.

빛바랜 시간 속 엄마와  처음으로 떨어져

큰집에 갔을 때 보았던

파랗고 붉은 지붕들

낯설은 지붕들이 햇빛 속에 잠겨 일렁이면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평안해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을로 되돌아 오면

풍경은 생활이 된다.

사람이 살지않아 무너져 내린

마을 곳곳의 빈집

생활이 아니라면 마을은 먼지에 뒤덮인 채

박물 관 속의 박제처럼

단단하게 굳어져버렸을지도 모른다.

마당에 들어서면 저녁 군불을 떼는 매캐한 연기

저녁쌀을 씻어 안치고

댓돌에 놓인 어지러진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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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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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춤추는해바라기 | 작성시간 14.03.07 언니 사진과 글은 언제나 신비로와요^^
    계속 이렇게 글 써요~~~!
  • 답댓글 작성자물푸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10 사진전에 꼭와요 해바라기님 와서 춤한판 해야쥐
  • 작성자하늘호수 | 작성시간 14.03.09 이건 치실 오르는 길 두번째 커브를 돌아선 위쪽에서 찍은 것이 분명하렸다
    우리집에서도 치실이 보이는 지점이 있고 그 불빛으로 현주네가 왔는지 배목이 음주 중인지 알지 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물푸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10 ㅋㅋㅋ 어찌 그리 잘 아쇼? 우리집에서는 치실이 정면으로 보이죠. 반짝이는 불빛이 사람이 산다는 걸 알려줘요
  • 작성자산유화 | 작성시간 19.11.29 안녕하세요?
    이 글을 이제서야 봅니다!

    어린 시절 베갯머리에서 부모님들이 나누시던 대화 속에서 들리던, 미누리, 치실, 동막골 등 그리운 곳들의 이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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