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위에 수저 두벌
당신과 나
마주보고 나란히
젓가락 두 벌
당신은 호박잎에 멸치젖
얹어 쌈싸먹고
나는 찬 밥에 고추찍어
한 숟갈 꾸역꾸역
매미는 시끄럽고
흙 묻은 맨발로
마루에 앉아
한 여름 파리 쫒으며
당신과 나
점심밥상
오가는 말 없어도
때로는 웬수같은 사람이래도
무료한 대낮
밥 같이 먹는 사람
밥 뜸 들이듯 불의 시간을
뭉근하게 같이 견뎌낸 이
매일은 아니래도
어쩌다 넘치는 밥물처럼
애닯은 마음이 넘쳐
서룬 반찬 놓아 주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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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또다른세상 작성시간 14.09.04 캬~ 좋다... 감동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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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침배미농부 작성시간 14.09.05 뭉근한 불의 시간이라.....
절창이로세!!!
뱝은 목숨인데 목숨을 나누고 앉아 있는데 그거이 사랑이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우리 어매 아배도 그렇게 꾸역꾸역 마주 앉아 나누었으니.... -
작성자물푸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9.05 '사랑은 아니라해도' 이 구절이 자꾸 걸리니 다시 생각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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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문명5수학 작성시간 16.03.08 찍으면 바로 삼시 세끼 겠네요 . .집 앞에서 난 푸성귀와 논에서 난 쌀로 밥을 해먹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망이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