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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cy

작성자unclevan|작성시간10.08.28|조회수44 목록 댓글 1
이사한지 8개월간 주로 백인들만 사는 Churchill Park(150가구의 타운 하우스 단지) 안에서 서로 비비며 살다보니 별일이 많았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Social Night 로 모임이 있는데 아직 모르는 얼굴들과 사귀는 모임으로 포도주나 Snack 을 나누며 한두시간을 서로 가까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친해져 헤어질때면 아쉬워 남녀간에 서로 Big hug 를 하며 뺨까지 비비는 경우가 있다.

어느 금요일 저녁 Social Night 모임에 나가 바로 이웃에 사는 90 이 넘은 노부부(Grace & Dan:부부 이름은 반드시 부인 부터)와 이야길 했다. Grace 는 양손 손가락에 네개의 크고 아름다운 반지들을 끼고 있었다.

아내가 Grace 보고 낀 반지들이 아름답다고 했더니 대뜸 "당신들은 Partner 냐? 그래도 괜찮다." 라고 한다.

약간은 당황하다가 우린 Business partner 가 아니므로 우선 "No" 라고 했지만 아내의 양손이 비어있는걸 보고 하는 소리다.

우린 부부간에 결혼반지를 가지고 있지만 장농에 넣어놓고 잘 끼지를 않고 살다가 한마디 들은거다.

그러나 한편 무례하게 들리면서 우리의 Privacy 가 좀 침해된 기분이였다.

 

몇주전 날씨가 무더울땐 거의 매일 같이 단지내 수영장에서 헤엄을 쳤다.

그런데 대부분 기간 수영장은 우리의 독차지였지만 아주 더울땐 오후 2-7시 정도에 종종 2-3쌍 정도 의 부부가 올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수영만 하지 않고 서로 이야기 하는게 중요한 부분이다. 날씨 이야기 부터 세상이야기 또 직업이야기 등등...

그러다 친근감을 느끼면 서로 이름과 사는 집 號數를 소개하며 악수를 청하는게 순서다.

그러던 어느날 잘생긴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뚱뚱하고 배가 불룩 나온 남자(50-60대)와 남자 못지 않게 뚱뚱해 뒤뚱거리며 걷는 여인이 왔다. 정말 잘 어울리는 부부임에 틀림이 없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여인은 사회복지사 상담전문가로 일하고 있었고 남자는 오토바이 수리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둘이 다 곧 Retire 할 예정이라 했다. 그래서 어느집에 사느냐고 물었더니 같이 않 산단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은 Partner 라고 했다. 그들은 서로 하는 일도 달랐고 서로 다른곳에서 일하므로 분명 Business partner 는 아니다. 그러니 Partner 란 아마도 정식 결혼을 하지 않고 같이 살거나 동거는 않해도 자주 만나는 사이를 말하는 것 같다. 여인은 분명 혼자 사는데 남자는 아내가 있는지 없는지는 난 전혀 모른다. 우리의 정서로는 가급적 숨기고 말하지 않으려는게 상식인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그냥 자연스럽게 터 놓는다. 더욱이 젊은이라면 몰라도 이렇게 젊잖게 나이든 장년 내지 노년에도 당연한 것처럼 거침이 없다. 그렇다면 Partner 란 관계가 이곳에서는 더 이상 Privacy 에 속하는게 아닌가 ? 그래서 전에 Grace 가 우리에게 거침없이 Partner 냐고 물은 것인가 ?

 

미국의 어느곳엘 가면 한국여인들 중에 백인 남편성과 자기이름을 같이 쓰는 분들이 많다. 예컨데 "옥희 Charles" 등 등....

그런데 얼마전 만난 우리 나이정도 되는 나이든 어느 여인인데 자기는 Boy friend 가 있단다. 70 이 가까운 나이에 어린 Boy 하고 노는것은 아닐테고......즉 남편이 죽은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귀는 동년배 남자인데 같이 살지는 않지만 자주 만날 뿐 아니라 여행도 자주 같이가고 자기 집에 와서 잔디도 깍아주고 수리도 해주며 식사도 한단다. 정말 좋은 친구라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웃 사람들에게도 숨길것도 없고 심지어 우리같이 잠시 만나고 헤어질 사람에게도 거리낄게 도무지 없다. 이런일이 한국이라면 이렇게 떳떳할 수 있을까 ? 이런 사생활이 전혀 거리낄게 없는 것이라면 공개되지 않게 보호 받아야 할 Privacy 에 속하지 않는게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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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철영67 | 작성시간 10.08.31 이민 초기 주변에서 이야기하기를 이웃 서양사람들에게 나이도 묻지마라, 직업도 묻지마라, 결혼여부도 묻지말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이웃 서양사람들도 제 일상사에 관심이 전혀 없지않음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노후를 보면서 '60 이 넘으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왠만한 것은 다 용서가 돼야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부부간에 또는 자식들이 소소한 것 까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적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선배님의 글을 읽으면서 서양사람들도 나이가 많아지면 더 이상 감춰야 할 것들이 없어지는 '노후의 여유' 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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