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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사랑하며

6,7학년 지리산 둘레길 들살이 1

작성자김경민|작성시간24.10.15|조회수159 목록 댓글 9

요새 너무나 풍족하고 편안하게 사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 여기서 풍족하고 편안하다는 것은 의식주의 고민은 없을뿐더러 어떻게 더 즐겁고 편안하게 살 것인가가 주요 생존 고민인 것을 의미함 - 본래 단식을 하는 의미처럼 힘들고 정말 검소한 생활로 잠시 현대 생활의 독소들을 조금이나마 해독하고, 욕심을 자제해보고, 힘듦을 견디며 의지를 일깨워보자는 뜻에서 1213일 동안 지리산 둘레길(230km)을 완주하는 들살이를 떠났습니다.

 
이번 들살이에는 다음 같은 원칙들이 있었습니다:
 

  • 맛있는 것만 먹으려고 하는 아이들의 경향을 조금이라도 고쳐주기 위해 하루 세 끼 식단은 콩밥, 간장, 참기름, 생김 - 일체 간식은 금지지만 누가 나눠주시는 것은 기꺼이 허락(감사히 받음^^;).

 

  • 13일 동안 필요한 짐을 본인 스스로 들고 다니기 (며칠째에 자기 생각과 현실의 차이를 느낀 몇몇 친구들은 무엇을 전달해 주시러 온 부모님의 때마침 기회에 짐을 싹 줄이기도 했습니다).

 

  • 옷은 매번 손빨래(귀찮아서 9일쯤 빨지 않고 같은 옷을 계속 입은 친구도 있었음).

 
다행인지 방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숙박도 최소한(노숙?^^;;;)으로 해보고 싶은 욕심과는 달리 숙소는 모두 편안하게 씻고 잘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그중에도 아이들은 어디는 후지다, 벌레가 있어서 구리다, 등 투덜대기도 했지만..).





9월28일 토요일(1일째 - 15.1km)

출발!~

 

가파른 경사를 오르고 잠시 휴식
점심식사 후
첫날이라 슬슬 지쳐가는 아이들
도로 찜질

 

걸음이 느려진 4명을 기다리는 여자애들과 민성이

 

첫날부터 간장콩밥 2,3 그릇 먹는 친구들이 있었음 ㅋ
부모님께서 챙겨주신 국산 참기름~ (이틀도 못감)



9월29일 일요일(2일째 - 15.9km)

출바한지 1시간도 못됐는데 벌써부터 경사가 힘들어짐
이번 들살이 때 자주 들었던 말: '선생님 극혐', '선생님 최악이에요', '이런 들살이를 왜 해요' ㅋ

 

물은 떨어져가고 마트나 편의점은 안보이는데 감사하게도 지나가던 한 카페 사장님께서 시원한 물 채워가라 해주심
잠시 물놀이

 

지도를 열심히 탐구하는 중
균형 맞게 상체 운동도 해주고...

 

두 친구들의 방(?)
김씨는 아니지만..
밤이 되니 살아나는 자들...



9월30일 월요일(3일쨰 - 17.6km)

아침 일어나기는 힘들어...(꽁꽁 말고 있던 이불을 빼앗음)

 

국물 탄생(뜨거운 물에 간장과 참기름 ㅋ)
시욱이 형이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지방 에너지 보충. 꿀꺽~
아이들를 강렬하게 유혹하는 글자와 나를 강렬하게 유혹하는 글자
다른 아이들 기다리며 운동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건빵 한 봉지를 주셨는데 건빵이 이렇게 맛있는 것이였다니...(3일 만에 맛보는 설탕ㅋ)

 

또 김
남의 집 감 따먹기 (너무 주렁주렁 달렸길레 허락했음^^;;)
마트에서 물과 참기름 보충하고 고추장 업그레이드 - 걸으면서는 자꾸 뭐 시켜달라, 사달라 하지만 막상 마트 앞에서는 별말 없는 아이들의 센스(?)

 

그늘을 찾아 도로 한복판에 눕기 (다행이 차가 거의 안다녔음)
지나가시던 한 아저씨가 생밤과 고추(거업~나 매운), 그리고 거대한 호박 2개나 주심 (갈길이 멀어서 호박을 못들고 간다 몇번 말씀드렸으나 끝까지 가져가라 하심에 결국 받고 버려야 했음 ㅠ)

 

힘들게 까고 있었는데 결국 도로 옆으로 굴러 떨어짐 ㅠ
힘들다, 힘들어
날은 어두워지고 경사의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산길
집에 가고 싶다아~
그러나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 할머니께서 애들이 손자같다 하시면서 차려주신 진수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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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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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영자(태인승아온아맘) | 작성시간 24.10.15 모이 기다리는 병아리 마냥
    선생님이 하사할 그날의 이야기를 기다리며 밤이 오기를 알림이 울리기를 기다렸을 부모님들이 떠올라 웃음이 나오네요^^

    어른이 되고도 예기치 못한 순간순간의 어려움에 좌절할때가 많은데,
    우리 아이들 그 어려움 어디 귀퉁이 열쇠하나는 잘 챙긴거 같아 너무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김도현&동욱아빠(김경곤) | 작성시간 24.10.15 고생하셨어요~~~ 선생님!!
    애들 잔소리때문에 더더더 힘들었을 들살이.. ㅎㅎㅎ
    무사히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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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진선희(유단엄마) | 작성시간 24.10.15 투덜대고 걸으면서는 뭐 시켜달라 사달라 하던 애들이 막상 마트앞에서는 별말 없는 모습을 보이면 감동을 안할 수 없죠. 사진 보며 몇 번이나 하하 웃었습니다. 순간 순간을 놓치지않고 담아내는 선생님의 센스~~

    정말 아이들은 해내는 존재들이군요!
  • 작성자단오아빠 윤상정 | 작성시간 24.10.15 후기 보면서 입으로는 껄껄 웃고 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찔끔 나네요 ㅎㅎㅎㅎㅎㅎㅎ

    고(난의)행(군) 속에 깊어지고 영글어가는 아이들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

    참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 (최고)
  • 작성자시윤아빠 | 작성시간 24.11.03 저 화강암(?)아래 웅크린 흰 개구리는 돌인가요? 아님 돌연변이 개구리인가요? ㅎ 살아있는 듯한데 ~ 오! 용케도 살아남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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