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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사랑하며

[스크랩] 길 위의 인생

작성자장승규|작성시간24.11.25|조회수117 목록 댓글 4

어제 순창서 늦은 저녁을 먹고 나니 배터리가 나갔다.

점프뛰러 온 아저씨 왈

배터리를 갈아야 한다길래,

어제 그 시간에 하는 곳이 없어

오늘 학교 하루 월차낸 김에

배터리를 갈러 집을 나섰다.


근데 얼마 못가 차가 섰다.

아슬아슬 시동은 걸려 여기까지 나온 거 보니

아마 배터리의 문제는 아닌가보다.

아저씨를 기다리며 밖에서 기다린다.




집에서 하던 일을 잠시 접어두고
또 다른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나온 건데
항상 일에는 돌발적인 요소가 생긴다.


알 수 없는 인생이다.


그러나 오늘 학교를 나가려 했어도 차는 섰을거고,
못나갔는데도 차는 섰다.

차 고치는 일이 먼저라는 뜻일게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해야할 일의 순서일 뿐이지
일이 어떻게 펼쳐질 지는 알 수 없다.


펼쳐질 인생을 기다린다.



근데 알 수 없는 인생치고는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괜찮다.

아름다우니 괜찮다.

알 수 없어서

참 살만한 인생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담양에서는 수리할 수 있는 지점이 없다길래
광주로 간다.

차와 함께 이리저리 실려다닌다.

반모임은 갈 수 있겠지.

안 되면 어짤 수 없고.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광주 건국동 택시공제조합까지 떠밀려왔다.

밀려있던 차들을 보시다 오셔선

이것저것 살피고 부품 사오라 하시더니 수리운임까지
38만원이란다.

네엡.

6시반 퇴근 전까지 고치고

전화하신단다.


네엡.


잠옷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왔는디..

이제 나 뭐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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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바보새 信天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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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도현&동욱아빠(김경곤) | 작성시간 24.11.25 애고 다행히 사고 안난게 다행이에요~ ^^;; 그 와중에 단풍은 이쁩니다요~ ㅎㅎㅎ
    댓글 이모티콘
  •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1.25 이제 수리완료.
    좀 늦습니다, 반모임.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진선희(유단엄마) | 작성시간 24.11.25 도깨비에서 할아버지를 잃고 울던 슬픈 손자가 김신을 모시기 위해 김신을 따라 배에 올랐는데 멋진 밤바다를 보고는 그러죠. "속도 없이 이 풍광을 보니 좋습니다요~"
    지난 주 목요공부때 저도 절대 안웃어야지 했는데 암수 서로 정다운 개 이야기에 속도 없이 웃고 말았네요.
    한강 작가가 그랬죠.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한데 왜 또 세상은 이다지도 아름다운 것인지....,
  • 답댓글 작성자장승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1.25 진실이 없는 시대에 진실이 담겨있는 말이군요.

    대충대충 흐리멍텅하던 내가
    고통속에서 하나하나 생생하게 깨어난 감각들로 인해, 세상을 더욱 또렷하고 분명하게 보게 해 주어서는 아닐까요?

    화나고 억울한 일 있더라도
    웃길 땐 웃고
    슬플 땐 울며 살랍니다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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