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데이빗목사(대표)

불타는 가지와 짓밟힌 포도송이 (데이빗리목사)

작성자데이빗리 목사|작성시간26.06.11|조회수175 목록 댓글 13

불타는 가지와 짓밟힌 포도송이

(데이빗리목사)

 

 

늦은 밤, 불 꺼진 예배당 제단 앞에 홀로 앉아 요한계시록을 읽다 보면, 문득 가슴을 서늘하게 찌르고 들어오는 바람을 느낍니다. 성경의 마지막 장막이 걷히며 펼쳐지는 대추수의 풍경. 많은 이들이 그날의 추수를 ‘교회 안의 우리’와 ‘교회 밖의 세상’을 가르는 달콤한 승리의 날로 기다리지만, 기도의 무릎을 꿇고 말씀의 영맥을 깊이 짚어 내려갈 때 마주하는 진실은 사뭇 엄숙하고 정직합니다. 하나님의 준엄한 낫은 언제나 저 멀리 있는 이방의 들판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하나님의 집’ 마당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에서 투박한 농부의 손을 빌려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 (요한복음 15:1) 하신 주님은, 분명 나무줄기에 단단히 붙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유독 잎사귀가 누렇게 마르고 생기가 없는 가지들을 단호하게 잘라내십니다.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요한복음 15:2) 하신 말씀 그대로입니다.

예배당 안에도 그런 가지들이 있습니다. 매주 같은 의자에 앉아 찬송을 부르고 예물을 드리며, 스스로는 포도나무에 아주 잘 붙어 있다고 확신하는 명목상의 신앙인들입니다. 하지만 주님과의 뜨거운 생명적 연합이 없기에, 그들의 삶에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성품도, 영혼을 울리는 눈물의 순종도 맺히지 않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위장한 가짜 가지들. 농부이신 하나님의 손길이 움직이는 마지막 날, 그들은 아무런 미련 없이 잘려 나갈 것입니다.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리워 마르나니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요한복음 15:6) 하신 무서운 선언처럼, 거친 길바닥에 뒹굴다 결국 불 속에 던져질 운명입니다. 이 살벌한 분리의 원리는 결코 성경 속 먼 옛날의 비유가 아닙니다.

이 아픈 분리의 실상은 요한계시록 11장에 이르러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인 환상으로 우리 눈앞에 들이닥칩니다. 천사는 지팡이 같은 갈대를 가지고 내려와 하나님의 성전 안과 제단, 그리고 그 안에서 눈물로 가슴을 치며 예배하는 참된 성도들을 꼼꼼히 측량하여 하나님의 소유로 인을 칩니다. "또 내게 지팡이 같은 갈대를 주며 말하기를 일어나서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척량하되" (요한계시록 11:1)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천사의 입에서 너무나 뜻밖의 서늘한 명령이 떨어집니다.

 

성전 밖 마당. 그곳은 성전 바깥의 거리가 아닙니다. 분명히 교회 울타리 안이고, 성전 마당의 경계선 내부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제단 위의 붉은 보혈과 성소 안의 깊은 영적 교통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종교라는 안락한 마당만 밟으며 세상의 복락과 자기 안위만을 구하는 구경꾼들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향해 너희는 이방인과 다름없다고 선언하시며, 환난의 거친 발걸음 아래 무참히 짓밟히도록 내버려 두십니다. “내가 목사니까, 내가 장로니까, 내가 모태신앙이니까 이 마당에 서 있으면 안전하겠지” 하는 인간적인 안일함을 단칼에 베어버리는 무서운 침묵입니다.

그렇게 성전 바깥마당에서 하나님의 눈을 피해 세상의 욕심을 키워가던 자들의 종말론적인 결말이, 바로 계시록 14장 끝자락에 등장하는 ‘포도송이 추수’의 피비린내 나는 풍경입니다. 하늘의 신령한 은혜를 입어 보석처럼 거두어지는 알곡 추수가 끝난 뒤, 또 하나의 살벌한 추수가 시작됩니다. 불을 다스리는 천사의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땅의 포도송이가 베어집니다.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 이한 낫 가진 자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불러 가로되 네 이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 하더라" (요한계시록 14:18)

딱딱하게 굳은 주석서들은 이 포도송이를 그저 교회를 핍박하던 로마 제국이나 이방 세력이라고 멀찍이 밀어놓지만, 눈물로 기도의 골방을 지켜본 이들은 압니다. 이 포도송이야말로 성전 마당만 밟으며 겉으로만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왔던 화려한 직분자들의 자화상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대단해 보였습니다. 전도도 많이 하고, 교회도 크게 세우고, 남들 앞에서 예언도 하고 뜨겁게 안수도 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처럼 누가 봐도 ‘있어 보이는’ 신앙인 부류였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열매의 뿌리는 단 한 번도 하늘을 향한 적이 없었습니다. 철저히 ‘땅’에 뿌리를 박은 채, 자기 영광을 구하고, 자기 가문을 자랑하며, 세상의 성공을 위해 예수라는 이름을 정욕으로 오용하고 남용했던 것입니다.

그 화려했던 포도송이들이 던져진 곳은 거룩한 성 안이 아니라 ‘성 밖’에 놓인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 틀이었습니다.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 굴레까지 닿았고 천 육백 스타디온에 퍼졌더라" (요한계시록 14:19-20)

대천사의 거대한 발이 그 틀을 밟기 시작할 때, 그들이 자랑하던 땅의 열매들은 처참하게 터져 나가며 붉은 피를 뿜어냅니다. 여기서 성경이 선포하는 심판의 강물인 ‘1600 스타디온’이라는 숫자에는 소름 끼치도록 정확한 영적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성경에서 ‘4’는 세상과 사방(동서남북)을 뜻하는 땅의 숫자입니다. 그리고 ‘100’은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꽉 들어찬 ‘완전함과 무한한 가득함’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100배의 결실, 100마리의 양이라는 말씀처럼, 100은 하나님이 정하신 분량이 빈틈없이 100% 가득 채워졌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1600은 땅의 숫자 4를 두 번 곱하고(4x4=16), 거기에 완전함의 숫자 100을 곱한 분량입니다. 오직 사방 땅의 이익만을 구하며 악착같이 정욕의 결실을 맺어왔던 그들의 죄악이, 이제 하나님의 심판대 위에서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최고조로 가득 차올라 완벽하게(100)’ 터져 버렸음을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그 탐욕의 크기가 100% 완전하게 심판의 잔으로 환산되었기에, 그들의 피는 말 굴레까지 차오르며 온 땅을 가득 메우는 거대한 저주의 강물이 됩니다. 한 잔 가볍게 들이켜던 세상의 달콤한 포도주가, 결국은 온몸을 적시는 진노의 피로 되돌아오는 순간입니다.

오늘도 강단 뒤편에서 조용히 흘러내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사도 요한의 애타는 외침을 가슴에 새깁니다. 교회 마당을 밟고 있다는 안도감도, 내 손으로 일구어낸 화려한 목회의 성과도 마지막 날 우리를 구원해 주지 못합니다. 주님은 오늘 밤, 우리 영혼의 가장 깊은 곳을 소리 없이 노크하시며 나직이 물으십니다.

 

이제는 형식과 위선의 두꺼운 옷을 찢어버려야 할 때입니다. 겉만 화려한 포도송이가 되어 성 밖 포도주 틀에서 비참한 피눈물을 흘리기 전에, 오직 어린 양 예수와 동행하며 그 입에 거짓이 없는 참된 알곡으로 성소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 거칠고 사나운 세상의 유혹 속에서, 내 뜻과 내 야망은 십자가 아래 깊이 묻어버리고 오직 예수 한 분만으로 온전히 살아가는 참된 성소의 성도가 되기를, 피 묻은 주님의 제단 앞에서 두 손 모아 간절히 눈물로 기도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루디아 | 작성시간 26.06.12 뜨겁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외치는 말씀으로 들려 짐니다. 회개하며 결단 하게됩니다.
    내 힘으로 이뤄보려 했던 모든것들을 내려 놓았습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는 이제 철없던 연약한자가 아닙니다.
    주님의 뜻 대로 살겠습니다 .
    하나님의 백성을 사랑하사 성소안으로 불러 주시고 예수님의 피로 씻겨주시고 하나님의 영광안으로 인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할 수 있습니다.
    회개하며 인도해 주시는대로 순종하며 오직 예수님만 따르겠습니다.

  • 작성자지주은 | 작성시간 26.06.12 아멘아멘 귀한말씀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준엄한 낫은 언제나 저 멀리있는 이방의 들판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하나님의 집' 마당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씀이 가슴이 철렁합니다
    그동안 형식적인 신앙인으로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니 짜증이
    마음에 남아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회개하고
    있는 중에 이런 말씀을
    읽게되니 속히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신앙인으로
    일어나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오직 예수님과 동행하며
    참된 알곡으로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전진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 작성자이에스더(군산잘됨교회) | 작성시간 26.06.12 오로지 주님만 바라보며 달려나갑니다!!!!
    나는 오로지 주님께만 붙어있겠습니다!!!!
    그 어떤 시련과 환난속에서도 주님께만붙어 나가겠습니다.
    거짓과 위선을 버리고 진실로 진리앞에 나아가겠습니다.
    끝까지 믿음을 지켜 나가는 이기는자로 살게 하소서
  • 작성자이안나목사 | 작성시간 26.06.12 열매만 단단한 어리석은 하나님의 사역자가 아니라 늘 주님 곁에 붙어 주님만 바라보며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을 위해 사는 진실한 주님의 사명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늘 두려운 것은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능력은 부인하는 자" (딤후3:5) 라는 말씀 앞에 두렵고 떨림으로 오늘도 하나님 앞에 살아갑니다. 모양만 있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 있는 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늘 깨우쳐주심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작성자jk123 | 작성시간 26.06.13 아멘 주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자가 되길 소망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