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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순환의법칙][길섶에서] 아버지의 미소/김균미 대기자(서울신문) / 있을 때 잘해 / 개울가 맹금쟁이

작성자운.영.진|작성시간19.10.21|조회수121 목록 댓글 32

[길섶에서] 아버지의 미소/김균미 대기자


출처 서울신문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021029007


최근 열흘 새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세상을 등지셨다. 그것도 두 분이나. 한 분은 오래 아프셨고, 또 한 분은 지병이 있기는 하셨지만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으셨다고 한다. 그래서 충격을 더 받으신 것 같았지만, 내색을 하지 않으신다. 여든 중반을 넘어서면서 건강이 하루가 다르다고들 하신다. 올해에만 벌써 친구 대여섯이 떠났다며 “우리 나이가 이럴 때다”라시던 아버지.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건강하세요”라며 꼭 잡은 손을 다독이시며 괜찮다고 살짝 미소를 지으신다.

어머니와는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아버지와는 그럴 기회가 훨씬 적다. 딸이어서만도 아니다. 주변을 보면 아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아버지들은 친구분들 아니면 누구한테 속내를 털어놓으실까. 어머니들이 곁에 계시면 몰라도 홀로 계시면 어떠실까. 

몇 해 전 지인이 홀로 되신 아버지를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 아버지와 단 둘이 여행을 간 건 처음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너무 편안해 자신도 놀랐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매년 부녀가 여행을 갔다 온다. 부모님의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대화조차 미루고 있는 건 아닐까.




있을 때 잘해

 

꽂은 피고 지면

또다시 피어나는데

 

이젠 영영 볼 수 없는

아부지, 엄마, 박신부님

 

그리고 바보 김수환 추기경님,

혜명스님, 수우씨도

 

그리움은 참꽃 되고

애절함은 소쩍새가 되어

 

있을 때 잘하라고

밤새도록 일깨운다.

 

출처 : 향기와 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 45



개울가 맹금쟁이

 

엊그제 내린 단비로 산청 본원 산사 뒤뜰 개울가에 맑은 물이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모처럼 들어보는 개울물 소리가 정겨워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창동이와 윤정이, 종성이가 따라왔다. 얕은 물 위에 오랫동안 안 본 적이 없었던 맹금쟁이열댓 마리가 모여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같이 갔던 어른들도 그놈들이 얼마나 반갑고 정다운지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논둑 언저리나 비온 후 팬 작은 웅덩이에서 그 놈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아무 곳에서나 잘 볼 수 없게 돼버렸다. 이젠 기억 속에 하나의 물벌레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맹금쟁이란다아이들은 처음 보는 그놈이 신기하게 생겼는지 호기심에 부풀어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그 놈들은 계속 쉼없이 물 위를 떠다니며 돌고 있는데 어지럽지도 않은가보다.

 

어린 시절 고모댁에 갔을 때 들었던 부친의 이야기가 생각나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부친께서는 할머니가 오랫동안 병으로 누워 계셨는데 약 3년을 조석 문안이 아닌 무려 하루에 여섯 번씩이나 문안을 드렸다고 한다.

 

잠에서 깨면 큰댁으로 가서 기침인사를 드리고, 시장에 나가시면서 문안 올리고, 아침 드시기 전에 들러 조찬문안 올리고, 점심 식사 전에 그 사이 안부 물으시고, 저녁식사 문안과 잠들기 전에 편히 주무시라는 절을 올린 후에야 잠자리에 드렸다고 한다.

 

그것도 부족하여 하루는 할머니께서 어지럽다고 하시자 효성이 지극한 부친께서는 맹금쟁이를 잡아서 먹으면 어지럼증이 없어진다는 동네 어른들의 말을 듣고 한겨울에 그놈들을 잡으려고 얼어붙은 마을 논둑의 얼음을 깨면서 마을을 다 휘젓고 다니셨다고 한다. 그렇게 얼음 밑 볏집 사이에 붙어 겨울잠을 자던 놈들을 몇 마리 잡았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들은 부모님께 하루 한 번은커녕 한 달에 한 번 전화로 문안드리는 것조차 어렵게 생각한다.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 또 거리가 멀어서도, 전화가 없어서도 아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 같은 부모요 자식이건만 무엇이 이토록 우리들의 삶과 인정을 각박하게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맹금쟁이가 잃어버린 효()를 새삼스레 일깨워 준다.

 

내일 귀가 길에는 어머니께 문안부터 올려야겠다.


출처 : viit의 책 3

초광력超光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19990308일 초판 1p. 239~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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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양은아(풍요11기) | 작성시간 19.10.21 그러한 아버지셨기에 우리 학회장님이 오셨나봅니다
    그리워하는 부모님.. 있을 때 잘해가 진리입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이준서(풍요22기) | 작성시간 19.10.21 내일 어머니가 임플란트 수술을 하시는데 무사히 잘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9개나 한다는... 자식들한테 아무 말도 안 하시고... 본인은 걱정시킬까 그런건지 몰라도... 마음이 안 좋네요. 가족들이 빛을 모르니 안타깝네요
  • 작성자윤남희(풍요14기) | 작성시간 19.10.21 귀한 깨우침의 글을 통해서 저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낳아주시고 사랑과 희생으로 길러주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소중한 글 감사드립니다 ~*
  • 작성자김정숙(풍요21기) | 작성시간 19.10.21 지난것은 다시 올줄 모르고 그리움만 쌓아가나 봅니다.
    있을 때 잘 하라고 일깨워주시니 감사 합니다.
  • 작성자양미주(풍요8기) | 작성시간 19.10.22 감사합니다
    부모님께서 살아계셔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자주 찾아뵐수 있어서 위안이 됩니다.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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