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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소식

일요일, 아이와 함께 베어트리파크를 다녀왔습니다. (下)

작성자김홍철|작성시간22.04.05|조회수456 목록 댓글 20

안녕하세요.

사진이 너무 많아서, 어제에 이어 오늘 나머지를 마저 올려봅니다. :)

 

이곳은 설립자께서 수석을 모아 전시해둔 곳입니다.

대충 봐도 예사롭지 않은 모양과 무늬의 수석들이 가득합니다.

 

수석은 그 모양이 직관적이고 무늬가 선명할수록 값어치가 나간다고 하던데(자세히 아는 바는 없습니다만서도...)...

이 곳에 있는 수석들은 하나같이 모양과 무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게다가 돌을 받치고 있는 저 받침대는... 세상에나 거대한 한 덩어리의 뿌리목이네요. 저런 크기의 뿌리목은 도대체 어디서 갖고오는건지...

 

꽃돌입니다. 그 전에도 몇몇 박물관들에서 비슷한 걸 보긴 했더랬습니다만 이렇게 화려하고 선명한건 처음보네요.

 

마치 산수화를 그려놓은 것 같습니다만, 돌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돌 본래의 무늬입니다. 

 

사진의 가운데 부분만 잘라놓는다면, 히말라야의 눈내린 절벽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절벽에 나무가 자라난 것 같은 모습이 보이는 수석입니다.

저기 보이는 나뭇잎같은 무늬가 하도 신기해서,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고 접사로 찍어봤는데요...

 

정말 돌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무늬입니다. 그런데, 그런 의심을 가지다 못해 돌을 긁어본 사람이 있나봅니다.

돌에 상처가 있네요.. T_T

이런 문제 때문에 절대 손대지 말라고 경고문까지 붙어있고,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온다면 아이들 손을 꼭 붙잡고 다니라는 안내문구가 있는데, 저렇게 타인의 보물을 손상시키는 사람들이 있나봅니다.

 

그래서 다른 곳들에서는 이런 비싼 값어치가 있는 물건을 전시할 때 유리나 아크릴로 보호해 놓고 관람객과 어느정도의 거리를 두어 떨어트려 놓는게 다반사입니다만,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손 닿는 곳에, 가리는 것 없이 눈 바로 앞에서 펼쳐집니다. 아마도 이 곳의 설립자는 자신이 일평생을 걸려 일궈온 이 보물과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자신이 느낀 것과 같은 감동을 다른사람도 느끼기를 바랬겠지요. 그리고 그런 의도에서 저런 것들을 저리도 가깝게 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을거고요. 다른곳처럼 가리고 멀찍이 띄워놓는다면 저 컬렉션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야 있었겠지만 설립자의 의지와는 동떨어진 공간이 될 것이라, 지금과 같은 전시공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도를 헤아리지 못하는 일부 관람객들의 저런 만행이 그저 씁쓸할 따름입니다.

저 돌 말고도, 몇몇 커다란 수석과 조각품에서 저런 상처와 유실된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관람객일 뿐인 제가 보기에도 속이 쓰린데, 저렇게 상처입고 손상되는 컬렉션을 보는 소유자의 심정은 어떨지, 마냥 안타깝습니다.

 

수석이 있는 공간을 빠져나오면 각종 조경수와 열대식물을 관리하는 온실이 또 나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구경하다 보면, 저렇게 대수롭지 않게 길 바로 옆에 전시되고 있지만, 모양이 예사롭지 않은 식물들이 심심찮게 튀어나옵니다. 위 사진의 식물 역시, '반딧불이머위'라는 특이한 이름을 갖고있습니다. 잎사귀에 반딧불이의 불빛 모양의 무늬가 화려하게 피어 있는 일종의 돌연변이 식물입니다. 이러한 식물은 엽록소가 태생적으로 적기에 자연에서는 쉽게 번식하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돌연변이가 생긴 식물을 사람이 골라서 신경써서 키운거지요. 그래서 무늬가 화려할수록 값어치가 높게 나갑니다. 

 

위 사진의 반딧불이 머위는... 화려함과 잎사귀 수, 크기 모두 으리으리하네요.

저런 관상수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발치 근처에서 저렇게 한가로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 역시 설립자의 의도이리라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보고 느껴달라는. 물론 대개의 관람객은 저런것도 있네 하고 그냥 대충 지나칩니다만서도..

 

다리가 아파서 잠시 앉아서 쉬기로 합니다.

그런데, 의자와 탁자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저건, 원목도 아니고, 나무 무늬로 깎아낸 돌도 아니고, 수십만년 전의 나무가 땅 속에서 화석화(탄소가 빠지고 그 자리에 규소가 들어가서 자리잡습니다)되어서 만들어진 규화목(硅化木)입니다. 나무의 화석이라고 할까요.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커다란 규화목이 이 곳에서는 의자와 탁자의 형태로 손님들의 쉼터가 되어줍니다.

의자, 탁자를 만져보면 나무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면서도 돌의 느낌이 나는, 신기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어트리파크라는 이름을 적어놓은 돌들이네요. 귀엽습니다.

이 곳에서는 이게 그나마 평범한 것이군요.. 아하하...

 

이제 온실을 나와서 분재가 있는 정원으로 가려 하는데, 이 울타리는....

시멘트로 만든 벽이 아니고, 자연의 주상절리를 뽑아다가 꽂아놓은겁니다. 아이고.... 울타리 하나까지도 비범합니다.

 

분재원으로 들어섰습니다. 이 곳에는 정말 오래되고 큰 분재들이 곱게 꾸며진 정원 안에서 그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분재에 대해서는 인터넷으로 찾아본, 겉핥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야기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의 분재들의 위용은 정말로, 정말로 어마어마하네요.

 

 

적송이라는 소나무의 분재입니다

 

이친구도.. 아마 소나무겠죠?

 

"오엽송"이라고 합니다. 

 

작은 단풍나무에 작은 단풍이 가득 피었습니다.

분재는 그야말로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하는데, 작은 화분에 심어서 물과 영양분을 제한하고 강렬한 햇빛과 바람같은 가혹한 환경에 일부러 노출시키면서 나무의 생장을 억제한다지요. 그래서 본래의 나무가 가져야 할 크기보다 훨씬 작은 가지와 잎사귀를 가지게 됩니다. 자라나기도 그만큼 느리고 천천히 자라나고요.

어찌보면, 나무에게는 고문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전족처럼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오랜 시간을 거쳐 자라나기에, 분재는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큰 나무들이 주는 장엄함과 같은 멋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의 나무들을 보면 본래의 나무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작은 난쟁이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더께가 느껴집니다. 

 

작은 단풍나무의 작은 가지에 자라난 작은 단풍잎이지만 그 안에서 세월의 풍파가 보인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왼쪽은 소나무, 오른쪽은 주목입니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황금오엽송입니다. 오엽송 중에서도, 끄트머리가 노란색으로 물들어서 마치 황금으로 된 가루를 끼얹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 곳은 실내에서 분재를 키우고 관리하는 곳입니다. 벚나무가 있네요... 우와아아아아아...

그러니까... 분재 하시는 분들은 이런 벚나무가 실내에서, 또는 자기 앞마당에서 이렇게 꽃피운다는거군요... 우와....

 

장수매화라고 하는데, 작은 매화꽃들이 옹기종기 피어있는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그 흔한 개나리조차도 분재가 되면 이런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해송이라는 소나무입니다.

 

관람객이 잠시 앉아 숨을 돌릴 수 있는 의자와 탁자입니다만....

이것도 범상치 않은 걸 갖다놨습니다. 큰 돌덩어리인지라 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갖다놨는지도 모르겠고....

 

나오는 길에 보이는 거대한 뿌리목입니다.

이정도의 뿌리를 가지는 나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무슨 나무인거고, 이걸 이렇게 장식품으로 만들어서 갖고올려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도 안잡히네요.

 

그렇게 네시간동안 돌아다닌 아이는 지쳐버렸습니다. :)

음.. 곰돌이들 안에 곰이 한마리 더 있군요. 숨은 사람곰 찾기?

 

기념품점에서는 각종 테디베어나 곰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어트리파크라는 이름답게요.

하지만 베어트리파크라는 이름은, 아이들과 같이 곰을 보고 산책하려고 오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내지는 유인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유모차를 끌고 방문해서 곰이나 동물들을 만나 즐거워하고 이쁜 나무들을 지나는 산책로에서 힐링을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방문합니다. 물론 저도 그랬고요. 그리고 그런 젊은 부모들은 유모차가 들어가지 못하거나, 아이에게는 딱히 재미가 없어보일만한 곳들은 그냥 제끼거나 대충 넘어가거나 하는지라 이 곳의 진짜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는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실상은 대 재벌이 젊은 시절부터의 취미에 자신의 인생과 재력을 모두 들이부어 일구어 낸 것을, 혼자 꽁꽁 숨겨두지 않고 다른 모든 사람들도 자신이 느낀 감동을 같이 느껴보도록 자리를 만들어 준 곳이었습니다. 수석과 분재, 정원수와 각종 식물들을 비롯하여 장식품과 소품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설립자의 손과 뜻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곰 보러가자'라는 생각으로 이 곳을 온 것이었는데....

곰은 그냥 곰인거고, 그 이후에 나오는 각종 나무와 수석과 분재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더랬습니다. 

그간 그냥 사진으로만, 책으로만 접했던 것들을, 그것도 그 분야의 최상위에 해당하리라 생각하는 것들을 손이 닿는 거리에서 두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건 정말 생전 처음 겪는 경험이었고, 마치 다른 세상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까지 느꼈습니다. 일부 애호가들만 좋아할 수 있는 비싼 돌, 비싼 화분, 비싼 나무 정도로만 생각해 왔던 제 선입견을 완전히 걷어내 주었다랄까요.

 

입장료 12,000원(성인기준. 노인우대 10,000원)으로 벌어들이는 연간견 수익 20~30억원은 아마도 이 곳을 관리하는 각종 비용을 충당하는 정도일겁니다. 나무가 관리되고 있는 상태 하나만 보아도 이 곳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들여 관리하고 있는 곳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6월이 되면 산은 더욱 푸르른 화사함을 뽐낼 것이고, 덩쿨에는 장미가 피어오를겁니다. 비단잉어들은 연못에서 유유히 사람들을 맞이해 줄거고, 곰은 지금보다는 좀 덜 게을러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때가 되면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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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김홍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6 아이들과 같이 가셨으면, 아이들이 가지 못하거나 아이들이 재미없어 할 곳들이 좀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겁니다. 장미꽃이 피어오르는 계절이 되면 볼거리가 더욱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 작성자임미화(울산) | 작성시간 22.04.06 눈호강 엄청 잘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홍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6 곰구경 숲구경 하러가자라는 생각으로 방문했다가 어마어마한 경험을 하고 온 느낌입니다. :)
  • 작성자이영남(수원) | 작성시간 22.04.07 참 대단한곳
    구경하셨네요
    가보고 싶습니다
  • 작성자성명자(의성) | 작성시간 22.04.20 알지 못하는곳이 많아요 덕분에 눈 호강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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