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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소식

아래에 사진이 있지만... :) 기차역 스탬프 이야기

작성자김홍철|작성시간23.03.20|조회수334 목록 댓글 1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

아래에, 어머니께서 제가 보내드린 사진/영상들을 올리셨지만 몇가지 이야기를 같이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언제나처럼, 친구녀석과 함께 군산에 있는 또 다른 친구녀석을 보러 가려고 여차저차 준비중이었습니다.

근데, 최근 "한국철도 100주년 스탬프"에 꽂혀 있는 아들녀석이 "군산역 스탬프 찍고싶은데"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요즘 이녀석이 저 스탬프에 꽂혀서 열심히 모으는 중이거든요.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스탬프"라서, 코레일 산하 역들에 있는데, 수도권에 있는 전철역 또는 기차역들이야 혼자서 전철타고 다니면서 찍으면 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의 역들은 혼자 다니기가 쉽지 않으니 제가 어디 갈때마다 근처 역 없나 하고 찾아보던데, 군산역에 스탬프가 있다는거였죠. 흐하...

 

방학때는, 제가 거래처 갈 일이 있어서 좀 먼 곳으로 갈 때, 아침에 따라와서 인근의 역사에서 스탬프를 찍고 제가 돌아갈 때 같이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경강선 스탬프도 찍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친구들 만나서 술마시고 다음날 올건데...

어쩔까 하다가...

 

- 어차피 도착해서 저녁시간 전까지 할 일도 없으니, 일찍 출발해서 역을 들러서 간다

- 가는 길에, 서해안고속도로 따라서 여러 역들이 있으니 겸사겸사 찍으면서 내려간다

- 주니어는 군산에서 저녁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고 저는 친구들 만나러...

 

라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서 주니어에게 일단 기차표를 끊어줍니다.

기차표 끊어본게... 예전에 가족여행으로 KTX 표 끊어봤던게 마지막이었던 터라, 발권시스템의 간소화와 편리성에 많이 감탄했습니다. 

 

여하튼, 원래 이랬던 가는길이...

 

 

보시다시피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쭉 가는 길....

근데 이 길이...

 

이런 계획으로 바뀌었습니다. 하하.

거리도 늘어났고 이곳저곳 들르기 때문에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리겠지만 뭐, 좀 일찍 나가면 되는거죠. :)

 

대충 대천 IC 빠져나온 후로는 쭉 국도네요. 평소에도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로 다니는거 좋아하는데, 마침 잘됐다 싶었습니다. 주산면과 판교면에도 역이 있기는 했는데, 주산면에 있는 역은 운영하지 않고, 판교면에 있는 역에는 스탬프가 없어서 패스하는걸로.. 그래서 중간에 들르는 역은 대천 웅천 서천 장항역이 되었습니다.

 

대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어?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지방 기차역의 모습이 아니네요??

웅장한 신식 역사가 등장했습니다. 

 

이게 맞나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 아하... 이거, 장항선이 옛날의 그 장항선이 아닌거네요.

선형 개선(산간지역 터널화 등등을 통해 상당부분 직선화)이 되면서 기존 노선의 위치에서 좀 바뀌었고, 그에 따라 역사도 이전의 역사에서 좀 떨어진 변두리로 빠져있습니다. 이후로 나올 모든 역들이 그러더라구요. 오래된 기차역의 그 정취라는게 있을건데, 그게 다 사라진 느낌이라서 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그래서 이제는 폐역이 된 역들 중에서는 관광지화 된 곳도 있을 터인데.... 여튼 역 주변이 뭔가 좀 휑하다 싶었던게 그런 이유인거였네요.

 

오래된 역사들 가보면 주변에 시장과 각종 상권이 쭈욱 펼쳐져 있는데, 이쪽은 아직 그렇지 않아서 역만 덩그러니 (물론 다른 건물들과 상가들이 있기는 한데 그리 많지는 않아서)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오늘의 첫 스탬프를 찍습니다.

자전거일주 스탬프와는 다르게, 기차역 스탬프는 별도의 스탬프북같은게 없나봅니다. 그래서, 수첩을 하나 사줬더니 직접 스탬프북을 만들어서 거기에 열심히 수집하고 있네요. 허허... 그래서 가끔 스탬프 찍는걸 옆에서 지켜보던 역무원들이 신기해 할 때가 있습니다. 스탬프북 어디서났냐면서.. :D

 

수도권 전철역들은 역무실에 들어가야 찍을 수 있던데, 장항선따라 내려가는 역들에는 모두 매표소 바로 바깥에 직접 찍어갈 수 있게 비치해 둔 것이 특이했습니다.

 

다음 웅천역. 네 여기도 으리으리한 신식 역사가...

 

 

주차설비도 잘 되어있고, 차량 접근성도 나쁘지 않네요.

주차설비가 매우 잘 되어있다는게 좀 의아했는데, 이게 그럴법도 한것이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도권 역사들과는 상황이 다를테니까..라고 생각하니 납득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건물이 밀집한 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새로 지은 역사이다 보니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어서 주차장도 널찍하게 만들어 둔 걸테지요.

 

역사 이야기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고요~

 

여기서도 스탬프 획득!!!

웅천역 스탬프의 도안은 인근의 무창포네요.

 

 

서천역입니다.

여기서는 스탬프를 잘못찍어서 -_-;;;;;;;;;;; A4 용지에 깨끗하게 추가로 찍었다고 하네요.

나중에 집에 와서 옮겨붙일거라고.. 허허...

 

 

 

장항역입니다.

장항선이 장항선인 이유는 장항역이 종착역이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좀전에 찾아보고 알았습니다. -ㅅ- 가는 길 내내 왜 장항선의 이름에는 '장항'이 붙어있을까 하고 한참 이야기를 했더랬는데... 의외로 간단한 이유였네요 허허...)

 

장항선은 이제 익산까지 이어진 새로운 노선으로 바뀌었고, 원래의 장항선과 장항역은 더이상 사용되지 않기에 사실 지금의 장항선은 원래의 장항선과는 뭔가 많이 달라진 노선일겁니다. 애시당초 종착역이 장항역이 아닌지라 이제는 "장항선"도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예전의 그 장항선 기차가 다니던 길을 비슷하게 따라 달리고 있다 보니 이름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뭔가 역사의 한페이지가 지워지는 느낌이랄까요..

 

아, 그리고 장항역은, 국립생태원과 바로 이어져 있습니다.

국립생태원은 그간 몇번 가봤는데 아이들 데리고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이거저거 보기 참 좋은 곳이더군요.

기차가 좀 더 자주 다니면 기차타고 왔다갔다를 하겠는데, 여기까지의 거리가 거리이다 보니 보통은 서천에 왔다가 겸사겸사 보는 것이라서 여기만 보려고 기차타고 오는건 뭔가 미묘하긴 하네요. :D KTX가 서지 않기 때문에 무궁화를 타야하는데 이러면 차끌고 오는게 더 빠르기도 하고요.

 

 

군산역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철길마을을 보고싶다고 해서 경암동 철길마을을 찾았습니다.

이녀석.. 뜬금없이 철(도)덕(후)이 되어가고 있네요. -ㅁ-;; 나중에 철도모형 하겠다고 하면 피곤한데;;;;;;;;;;;;;;

차라리 건담같은 프라모델이 싸지... 아흑...

 

흔히들 '철도모형' 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갖고노는 기차 장난감정도로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철도모형'이라고 이름붙이는 물건들은 "돈"과 "공간" 및 "시간"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즐길 수 있는 비싼 취미에 속합니다.

기본적으로 매우 비싸고요 (그만큼 정밀합니다. 기차 뿐만 아니라 철로 및 그와 관련된 악세사리들까지요) 철로를 깔아놓으려면 공간이 있어야 하고, 그에 맞게 주변을 꾸미려면 시간도 많아야 하겠죠. 

 

언젠가는 그쪽을 건드리기 시작할 것 같아서 살짝 불안(?)하기도 합니다. 하하.

 

 

저 건물들(샌드위치 패널 건물들은 새로 만든거지만) 사이로 실제로 기차가 다녔다는군요. 제지공장으로 원료와 종이를 싣고 드나드는 기차가 다녔다는데, 좁고 사람들이 오가는지라 시속 10km 미만으로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D

지금은 군산화물역(=구 군산역)조차도 없어지고 제지공장도 다른데로 이전했기 때문에 철길은 다 철거되었고 일부만 남아서 관광지화 된 곳이 이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 역시 과거의 흔적 중 하나겠지요.

 

 

온 김에 운세도 뽑아보고, 뽑기도 해봅니다.

저 운세뽑기는, 전주에서도 봤던 바로 그거랑 똑같은 물건인게 개그. (심지어 운영사도 같... -ㅅ-;;)

뽑기는 1, 2, 3, 4, 5등 중에서 5등만 두번 된게 또 개그.

그래서 아줌마가 5등만 두번된게 안쓰러워서(.........) 콩알탄과 불량식품(???) 몇가지를 더 얻어돈게 또 또 개그.. 흐하하..

 

 

아들놈이랑 사진도 찍어보고요 하하.. :)

철길마을에서 볼만한게 더 많았지만, 군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표를 예매해 뒀던 터라,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끝까지 가보지는 못했네요. 다음번에는 가족 다같이 와서 좀 천천히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종착지인 군산역입니다.

군산역에는 스탬프가 두 종류가 있다더군요.

그래서 그걸 다 찍어와야 하는데, 바깥에 나와 있는 것은 하나 뿐...

직원한테 한참 물어보다가, 혹시 다른데 있는거 아니냐 하고 찾아봐달라고 했더니 진짜 다른 '낡은 스탬프들' 있는 곳으로 가 있더랍니다.

 

그렇게 해서, 목표로 했던 스탬프 여섯개(군산역에서 두개니까)를 모두 찍었습니다.

 

 

 

"서해금빛열차"에 딱 한좌석 남아있길래 그걸 예매했더랬는데..

이건 저도 타 본적이 없는 기차라서 구경도 할 겸 같이 플랫폼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차피 개찰구에서 직원이 개찰하거나 하지도 않아서 플랫폼에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네요.

기차역 플랫폼 들어가는 것도 참 오래간만이고... 음.. 2000년대 들어선 이후 KTX만 몇번 타봤던 터라 KTX가 아닌 다른 열차가 들어오는걸 본것도 진짜 오랜만이지 싶습니다. 그 와중에, 서해금빛열차라는 건 또 처음 보고요..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뭔가 미묘한 경고문이 써있길래 혹시나 해서, 애 기차 타는거 보고와도 되냐고 역무원에게 물어봤는데,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네 됩니다' 해서 마음편히 들어갔습니다. :)

 

집에서 8시반에 나와서 애가 기차를 타는 오후 4시반까지, 무척이나 알차게 보낸 하루였네요. 허헛.

저 혼자, 또는 친구녀석이랑 다닐 때에는 이렇게 기차역을 찾아서 올 일이 그다지 없거든요. 바로 냅다 술마시러 가기나 하지 뭐.. 흘흘...

 

뭐 여하튼 애를 기차태워 보냈으니 저는............

 

 

 

아직 반도 안나온 술상입니다.

빨간뚜껑 소주가 없었다는게 아쉬울 뿐..

(술 본래의 맛따위는 없고 맛 낸답시고 설탕/감미료로 떡칠한 요즘 소주들 무척 싫어합니다. 아흑. 그래도 다른 술이 없으면 고르는게 빨간뚜껑 소주였는데 여긴 그것마저 없어서... 같은 맥락에서, 감미료를 퍼넣은 대다수의 막걸리도 싫어합니다.)

근데 여기는 주인아주머니가 '술 가져와서 마셔도 된다'라고 선언하셔서 다음번에는 소곡주나 다른 술을 들고갈 생각입니다. 와하하하핳.. =ㅂ=

 

 

PS.

오래된 역사들의 정취를 기대하고 지방 기차역을 간건데...

뭔가 아쉽습니다. 아들녀석 데리고 무안을 지나갈 때 무안역을 들렀더랬는데, 그런걸 기대했었거든요. 요건 나중에 글을 따로 올려볼께요. 2월 초에는 목포를, 2월 말에는 완도를 갔더랬습니다.

 

PS2.

오랜만에 기차표를 예매해본건데...

그리고 직접 쓸 기차표가 아닌, 타인이 쓸 기차표를 대신 예매해서 건네준건 처음이었는데, 코레일 앱이 정말 편리하게 되어있네요. 차량 선택부터 좌석선택, 구매, 그리고 이걸 실제 사용할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까지..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만, 이게 또 스마트폰/스마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분들에게 있어서는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 되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살짝 들더라구요.

 

PS3.

장항역 앞의 국립생태원...앞에는 지역민과의 갈등이 있는 것 같은 플랭카드가 붙어있더군요.

국립생태원 때문에 장항에 관광차 와서 소비하는 사람들이(저 포함) 적지 않을 것 같은데 문제가 뭘까 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그 식당 사장님께 여쭤보니... 좀 황당한 이유가...

국립생태원이 직원들을 뽑을 때 공채로 뽑는데,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니 당연한 일이죠..

근데, 공공기관이 공채로 사람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채용되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지역민들이 공채에서 불리한지라 외지인이 다 일자리를 가져간다'라는게 이유라고 합니다. =ㅁ=;;;

아무래도 지역분들이 다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이다 보니 공채 준비가 불리하다는건데... 이걸 뭐라해야할지 좀 애매하더군요.

그래서 식당 사장님도 국립생태원이 나쁜짓한게 아닌데 저런거 붙인다...면서 불편해하시는듯 했고요. 물론식당 사장님 말씀이니만큼 실제 내용을 전부 다 전달한게 아닐 수도 있겠지만서도... 공공기관에서 공채로 사람뽑는걸 가지고 문제를 삼았다는 게 심히 당혹스러웠습니다. 강원랜드같은 꽂기(?)를 원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_-;;;;;;;;;

 

PS4.

저렇게 찍은 스탬프 중, 군산역의 두번째 스탬프는 인터넷에 있는 참여형 백과사전인 나무위키의 한국철도100주년기념 스탬프 항목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스탬프라더군요. 그래서 주니어는 자기가 찍은걸로 나무위키에 등재시킬 생각에 신나서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흐하...

얼마전 철도박물관에서도 해당 항목에 없는 스탬프를 찍어와서 직접 나무위키 편집해서 등재시키더라구요.

저는 재밌게 보기만 했더랬는데, 이녀석은 직접 편집까지 하다뉘...... 저보다 앞서나가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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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김홍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2 그래서 같이 열심히 돌아다녀 주고 있습니다. 기억 해줄려나요.. 아하하..
  • 작성자조현순(세종시) | 작성시간 23.03.20 의젓하고 큰꿈을향해 도전정신도
    대단합니다
    부자의 여행도 보기좋고 덕분에
    모르고 지내던것도 알게됬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홍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2 다음번에는 다른 여행기도 올려보겠습니다~
  • 작성자김명순(군포) | 작성시간 23.03.21 멋진 아빠와 아들입니다.
    명현군은 무엇을 하든지 대성할거 같습니다. 열정과 근기가 대단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홍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2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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