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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엄마 신고 합니다

작성자권혁현(안동)|작성시간23.01.12|조회수790 목록 댓글 13

보고싶은 엄마

엄마가 가신지도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코로나란 괴이한 질병으로 우린 거의 만날수 없었지요

그런 병만 없었어도 우리 한솔이 결혼식도 어쩌면 볼 수 있었을텐데

누구보다도 귀하게 여겼든 외손주 한솔이,,

발바닥이 땅에 닿는 것도 아깝다고 말했는 엄마에겐 너무도 귀한 아이

가끔씩이라도 한솔이가 엄마 한테 들리면

당신은 주고주고 또 주면서도 뭘 더 못해줘 민망해 했는 울 엄마..

엄만 돌아가시기 조금 전 까지 거의 정신도 멀쩡 하셨지요 (맑은 정신으로 마지막에는 계속 누워만 계셨으니 얼마나 힘이 드셨겠어요)

어느날 병원으로 한솔이랑 울 세식구 찾아 뵈니 엄마 하시는말

"야야 나는 나이들수록 와 자꾸 더 살고 싶노" 하시며 웃으셨든 엄마

엄마는 " 내가 한솔이 색시 보고 죽고 싶은데 그거는 안되겠제?"

제가 하는말 "엄마 지금 상태로 쭉 간다면 당연 보실수 있지 병원에서지만 건강 잘 챙기세요"

엄마 그렇게 보고 싶어하든 한솔이 결혼식 입니다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시겠죠

그랬는데 일년만 더 사셨음 그리 귀히 여기든 외손주도 손부도 보실수 있었을것을...

" 엄마 나 요즘은 엄마가 자꾸 보고 싶어 내가 엄마에게 해 드린게 없어 너무 미안하고 그래서 내가 밉고

그런 생각이 들때면 눈물이 나"

좀 더 잘해 드릴수는 없었을까?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늘 엄마를 외롭게 내버려뒀댔지

엄마는 얼마나 사람이 그립고 하나 있는 그것도 늦게 나아 애지중지 기른 딸이 보고 싶었을까

이제 정년퇴직도 했고 살아계셨으면 핑게 같지만 좀 더 잘해 드릴수 있을것 같은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걸 아둔한 딸은 이제사 깨우칩니다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구분도 못하는 제가 이렇게 한심할 수가 없습니다

직장에 사과농장에 매달려 죽자사자 일만하고

짐승처럼 살아왔지만 남들 보다 더 잘 먹지도 더 잘 살지도 않는데 왜 그렇게 악착을 떨었는지...

사과는 100% 공판장으로 한알도 나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거래를 하다 보니 농한기가 없는 한솔사과농장

시집오면서 삯월세 집한칸도 마련해 주지 않은 시댁

겨우 얻은 삯월세 집은 안방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 벽이 터져 별이 보였습니다

너무도 철이없든 이 딸은 "엄마 울집에서는 안방에 누워서도 하늘의 별이 보여"라고

자랑 아닌 자랑에 엄마 눈물 훔치시는데

세상 물정을 몰랐든 저는 왜 엄마가 눈물을 훔치시는지 그땐 몰랐습니다

별보이는 안방이 얼마나 힘든 삶이란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시집은 잘 살았지만 제게 돌아올 재산은 한푼도 없고...

사연이 너무 길어 생략 합니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일해야했어요

뒤돌아 보고 누군가를 챙길 여유는 변명 같지만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와 버렸습니다

밥 굶지 않고 아이 공부 시키기 까지 한 댓가 가 이겁니다

남들은 다들 즐기면서 편하게 살아가든데 우린 왜 그렇게 사는게 버거웠든지...

엄마 미안하다는 말만 자꾸 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엄마에겐 딱히 할 말이 없고 평생 고생만 하고 가신 엄마에겐 이말 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늘 아프시기 전까지 일을 손에 놓지 않아 손톱이 닳아 깍을 일이 없다고 하시든 엄마

허리가 아파 펴지지 않고 수레라도 끌어야 움직일 수 있었든 엄마

그런 엄마가 저보곤 늘 일 그만 하라고 하시면서도 텃밭에 심은 야채등을 오일장에 내다 팔아

그 돈으로 손주 용돈도 주고 엄마 생활도 하신

자식에게 손 한번 벌린적 없는 우리 엄마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도 쌈지돈을 주셨어요 한솔이 한테도 저한테 까지도 ..

이제사 전하는말 엄마 사랑해요

이 말을 한번 못했네요 ㅠㅠ

엄마 그리고 이제사 신고 합니다 한솔이 예쁜 아이랑 결혼 했습니다

꼭 살아서 보시기를 기원하고 고대했는데..

식구가 더 늘었는데 마음은 더 외롭습니다

엄마 그곳에선 잘 계시죠

다음 생이 있으면 엄마가 제 딸로 태어나 주세요

제가 조금이라도 그사랑 갚고 싶습니다

엄마가 계셨으면 마음도 전하고 따뜻한 말도 들을 수 있을텐데

모든게 부질없지만 오늘 따라 엄마가 더 그리워 글로 이야기 해 봅니다

후생이 있다면 늘 꽃길만 걸으시길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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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진철(대구달서구) | 작성시간 23.01.13 보고픈 엄마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권혁현(안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1.13 엄마는 늘 그자리에 계시는데
    제가 자꾸 거기서 멀어져 나중에는 잊고사나 봅니다
  • 작성자정필용(서울중랑구) | 작성시간 23.01.14 엄마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합니다 우리 어마들은 다힘들게 사셨지요 저도 엄마 생각하면 맘 아플때가 있어요
  • 작성자이선미(인천송도) | 작성시간 23.01.14 어젠 저희 엄마 제사였네요ㆍㆍ다른 가족들은 연미사 봉헌 하는데ㆍ 엄마는 제가 상차려 드려요 십년 넘게 식물인간처럼 계시다 가셔서ㆍㅠ그래도 제 곁에 계시던 그때가 행복이었나 봅니다 ㆍ비까지 오니 너무 보고 싶어요 ㆍ꿈에 딱 1초만이라도 뵐 수 있길 기도 합니다 ㆍ
  • 작성자김정희(로사) | 작성시간 23.01.29 가슴이 절절히 아립니다.
    저도 엄마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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