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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의 건축자재

작성자맹명희|작성시간24.04.27|조회수372 목록 댓글 13

직박구리가 자꾸 우리 부추화분에 와서 앉아있다가
친구 산새들까지 불러댔습니다.
계속  쫓았는데도 또 옵니다.
그놈들이 왔다가 돌아갈 때는 입에 무언가를 물고 갔습니다.

비둘기는 부추를 뜯어먹던데,
직박구리도 화초나 부추를 뜯어먹는가 했더니,
화초도 부추도  다친데 하나 없이 모두 멀쩡했습니다.

태풍 올 때 묶어놓았던 비닐 끈들이 이상했습니다.
묶은 매듭이 앞에 있어야 하는데 없습니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뒤로 돌아가 있습니다.
바람은 이걸 돌릴 수가 없을 건데 누가 그랬을까....

그랬군요. 직박구리의 짓이었습니다. 
직바구리가 번식기가 되어 새끼를 부화시킬 집을 지으려면.. 
맨 안쪽에는 보드라운 걸 깔아야 하는데
마땅한 털 같은게 없으니 비닐끈을 가늘게 찢어다가 털 대신  깔고 알을 낳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조류들의 부리 힘이 센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질긴 비닐끈을 뜯어가다니....
그런데....?
저렇게 긴 걸로 집을 지으면 그것에 새끼들이 걸리거나 얽힐 수도 있겠습니다. 

옆의 화분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헤쳐져 있었습니다.

비닐끈을 잘라 풀어놓고 보니
이 건축 자재가 없어지면 직박구리가 다른 데로 찾아다니며
더 위험한 끈을 물어다 집을 지을 것입니다. 

끈 길이를 10cm도 안 되게 잘라서 철사로 묶어 화분 밑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이거 뽑아다가 따뜻한 보금자릴 만들고 예쁜 새끼 많이 부화시켜 잘 키우길.......

화분은 철사로 동여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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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혜원(대구) | 작성시간 24.04.28 대단하신 관찰력에
    배려심입니다
    또 놀랐습니다~~^^
  • 작성자김명자(고양) | 작성시간 24.04.29 직박구리와도 소통을 하시는 지기님...
    세심한 관찰력과 배려심에 감동입니다.
    직박구리도 한줄씩 빼가면서 지기님께 감사의 마음 느낄 겁니다.
    참으로 따듯한 전음방이예요. ^^
  • 작성자김춘자(경기광명) | 작성시간 24.05.17 직박구리가 선생님 댁 근처에 사는게 복인듯 해요..배려심 다시한번 배우고 가요...배움엔 끝이 없다더니 제가 그런것 같아요..많이 모란것 같아요...맘이 따스해집니다. 선생님
  • 답댓글 작성자맹명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7 요즘은 알을 품고 있는가봅니다. 하나도 안 와요.
    내년에는 좀 일찌감치 부드러운 걸 달아 주어야겠습니다.
  • 작성자구경분(인천강화) | 작성시간 24.05.17 맹선생님, 멋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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