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섭던 더위가 조금 식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밭에 나가 일을 할 수 있는 날씨입니다.
여름 한철엔 너무나 더워서 풀도 뽑지 못하여 완전히 여우네 집을 방불케 할 정도의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더위가 한풀 꺾여 정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날씨 탓하지 않고 의연하게 핀 꽃들이 눈에 띄더라구요.
'내가 덥다고 불평할 때 쟤네들은 불평없이 꽃을 만들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꽃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밀물처럼 밀려왔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며 뻐기던 인간이 한포기 꽃만도 못한 존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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