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우리 카페 요리책에 실렸던 글인데
안 보신 분들을 위해 다시 올려봅니다.
이번 명절에 회원님들 영양 좋고, 보기 좋고, 맛 좋은 식혜 만들어 드세요.
술도 가당을 안 하고 순수하게 쌀로 단맛이 나도록 하는 방법이 있듯이
식혜도 설탕이나 꿀, 기타 감미료를 전혀 안 넣고
쌀만으로도 충분히 당도를 맞출 수 있고, 이 방법이 맛도 더 좋습니다.
쌀이 많아서 처음에는 물이 적어보입니다만 삭으면 괜찮습니다.
건더기가 많다 생각 되거나 싫으시면, 밥알을 일부 건져서 국물을 짜내고 버리세요.
그러나 단호박이나 고구마가 들어가면 밥알이 까슬까슬 하지 않고 부드러워져서
그대로 먹어도 먹기 좋습니다.
재료
쌀 1kg
엿기름 300g
물 6리터
인삼 두 뿌리
생강 한쪽
(인삼 생강 기호나 체질에 따라서 넣습니다.)
압력솥이 아닌
보온과 취사만 되는 구형 전기밥솥이 필요합니다.
이 밥솥은 20인용입니다.
↑ 이렇게 큰 인삼은 한 뿌리만 합니다.
작은 거나 미삼으로 해도 향은 나겠지만 약성은 이만 못할겁니다..
식혜가 6 리터 나오니까... 먹는 양을 조절하면서 인삼을 자연스럽게 섭취합니다.
↑ 쌀을 2시간 이상 잘 불리고 잘 씻고...
↑ 찜기 깔개는 이렇게 딱 맞는 것보다 찜통 직경보다 많이 큰 것이 좋습니다.
↑ 넓은 것을 사용하면 벽에서 물먹은 밥알이 안 생겨서 좋고
밥을 들어 올릴 때 좋습니다.
쌀을 수북이 놓지 말고... 중심 부분을 옴팍하게 파 놓습니다,
↑ 된 김이 나오기 시작한 후 20 분 찌고 5분 뜸 들입니다.
쌀 양과 불의 세기에 따라 다릅니다.
↑고두밥이 쪄지는 동안 전기밥솥에 물을 담고 따뜻한 물이 되도록 합니다.
분량은 밥솥의 8부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으면 나중에 밥이나 부재료들을 넣을 수가 없습니다..
↑ 엿기름을 면으로 된 자루에 담습니다. 화학섬유로 된 자루에 담으면
분말이 많이 새어나가서 식혜가 검게 됩니다.
면 자루는.... 아기들 면기저귀 만드는 천이나 소창이 좋습니다.
모시나 삼베는 올 사이가 너무 넓어서 안 됩니다
↑마른 가루를 자루에 담고.. 자루를 바짝 매지 않고 내용물이 움직일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잘 동여맵니다.
↑ 엿기름 자루를 물에 넣고 살짝 올렸다 내렸다 하여 엿기름 성분이 물에 퍼지게 합니다. 엿기름이 물에 고루 퍼지지 못했을 때 밥을 넣으면 밥알이 삭기 전에 불기부터 해서 안 좋습니다..
↑쌀이 잘 쪄졌으면 꺼내서....
↑깔개채 들어다 엿기름물에 살그머니 넣습니다.
↑ 고두밥 덩어리를 살살 풀어줍니다.
↑밥통 내부온도 67도... 아마도 뚜껑 닫으면 70도 될 것 같습니다.
↑ 6시간쯤 되면 밥알이 여러 개 떠 오릅니다. 그래도 더 두어야 합니다.
이대로 뚜껑을 덮어두고 가끔 열어서 밥알을 저어줍니다.
시간이 갈수록 밥알이 점점 더 올라 뜨고 15시간 이상이 되면
단맛이 진해집니다.
옛날에는 6시간 정도에서 삭히는 걸 중단했는데.... 실험을 해 보니 6 시간에는 밥알은 삭지만 단맛이 별로 없고.... 충분히 시간이 지나야 단맛이 잘 납니다.
↑ 열다섯 시간쯤 되면 밥알이 엄청 많이 떠올랐습니다.
몇 시간 더 두어도 되고... 이 정도만 돼도 자루 건져내고 끓여서 식히면 맛있는 식혜를 먹을 수 있습니다.
↑ 엿기름 자루를 건져냅니다.
엿기름 자루를 건져낸 다음 인삼을 곱게 갈아 넣습니다.
↑ 자루의 엿기름 물을 꼭 짜서 맑은 국물만 솥에 붓고
한소끔 끓여서 식히면 설탕을 더 넣지 않아도 맛있는 식혜가 됩니다.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식혜입니다.
****************************↓아래부터는 단호박 식혜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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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삭히는 과정까지는 위와 똑같습니다.
중복을 피하고 단호박을 넣는 데부터 올리겠습니다.
↑ 단호박을 갈라서 씨를 파내고 찜솥에 15 분 가량 찝니다
↑ 단호박이 잘 쪄지면 속살만 파냅니다. 껍질채 다 갈아 넣어도 되기는 하는데....
그러면 식혜 색갈이 거무죽죽해서 예쁘질 않습니다.
↑ 호박살을 그냥 갈면 잘 안 갈아지니까
밥알 떠내지 않도록 식혜솥에서 거름망을 놓고
물을 넉넉히 떠서 믹서에 붓고 단호박을 갈아 식혜솥에 붓습니다.
↑단호박을 넣은 후 2 시간 정도 더 보온으로 더 두었다가 엿기름 자루를 꺼냅니다.
↑ 밥솥을 취사로 놓고 끓이면서 거품을 제거해도 되고
안 걷어내도 나중에 보면 다 사라집니다.
그러나 빨리 끓으라고 뚜껑을 덮으면 절대로 안 됩니다.
뚜껑을 덮으면 넘칠 수 있는데, 뚜껑 덮고 한눈팔다가 식혜가 넘치면 밥솥 고장 나고..
집안에 전기가 누전차단기가 내려갑니다.
↑ 이때 끓이는 시간이 길 수록 단맛이 더 많아집니다.
건더기를 자루에 걸러버리고 이 국물을 졸이면 조청도 되고 엿도 되는 것이니
달게 드시려면 식성대로 더 끓이면 됩니다.
↑ 잘 끓거든 식혀서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합니다.
냉동에 두거나... 살짝 얼게 하면 오래 두어도 쉬지 않습니다.
↑ 식혜를 떠 그릇에 담고 먼저 헹구어 둔 밥알을 띄우면 보기 좋게 떠 있습니다.
영양 좋고.. 보기 좋고... 맛 좋은 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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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고구마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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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나 호박을 따로 찌지 않고 쌀 찔 때 위에 놓고 쪄도 됩니다.
↑고구마식혜입니니다. 식이섬유가 많아서 소화도 잘 되고
변비도 해소시켜 주는 기능성 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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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단호박과 고구마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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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과 고구마를 1:1 비율로 넣었습니다.
↑ 식욕을 돋우는 노란색의 장점과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 고구마의 장점을 같이 지닌 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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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녹두식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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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를 잘 불려서.... 돌이 있을지 모르니 바가지로 일고...
↑쌀 찔 때 위에 얹어 쪄서.... 갈아서 식혜솥에 넣어줍니다.
녹두가 간에 좋고 해독작용을 잘하는 식물이니
해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식혜입니다.
빛깔은 고구마 식혜와 같습니다.
이 밖에도... 감기 몸살이 오려할 때 먹으면 거뜬해질 수 있는 안동식혜,
장기에 결석증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는 엄나무식혜 등등
기능성 식혜를 앞으로 계속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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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식혜입니다.
우리 작은 아들은 식혜를 참 좋아했습니다.
엄마는 식혜를 어떻게 그렇게 일하는 것 같지도 않게 쉽게 만드느냐며 잘 먹던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가 집에서 가까운 곳의 중학교에 다니던 때는 물론이고
과학고 기숙사로 들어가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올 때도 그랬고,
서울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면서 이따금 집에 올 때,
우리 집 냉장고에는 언제나 아이를 기다리는 식혜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대학 1학년 때 불의의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마지막 가는 아이를 놓지 못해 한 없이 깊은 울음을 울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의 탈진을 염려하여 캔 음료수를 건네주며 마시라 했습니다.
엉겁결에 받아 든 그 음료가 식혜였다는 걸 안 순간, 하늘 끝까지 서러워 차마 그것으로 내 목을 축일 수가 없었습니다. 좀 전에 어미 곁을 영원히 떠난 아이가 좋아하던 먹거리를 자식 잃은 어미가 어찌 먹을 수가 있었겠습니까.
삼우제 날, 아이의 여자 친구가 저에게 다가와서 하는 말이
우리 아이가 엄마의 식혜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가면 냉장고에서 늘 식혜를 꺼내먹는데, 어느 때 먹더라도 다음에 다시 냉장고문을 열면 언제라도 식혜를 담은 병에 하나 가득 리필이 되어있더라고, 자기에겐 엄마의 식혜가 항상 무한리필이라 하더랍니다.
함께 듣고 있던 친구들이 어머니의 식혜 맛 좀 자기들에게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들은 아이의 생일이나 기일에 많이 왔는데
그들에게 주려고 식혜를 만들 때마다, 이걸 내 아이가 같이 먹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식혜국물만큼 많은 눈물을 흘리며 겨우 겨우 만들었으니, 그 맛이 정상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차츰 식혜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손에 물 한 방을 안 묻히고 간단히 만드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쉽게 만들 수는 있지만
아이 보낸 죄인 어미가 어찌 아이가 좋아하던 것을 혼자 먹으랴 싶어서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떠난 지 15년이나 되었어도
식혜를 만드는 마음은 아직도 아리지만
전통음식 만들기 회원님들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쉽고 맛있고 영양가 높게 만드는 방법으로 올려드립니다.
모두모두 맛있게 만들어 드시고
명절 잘 쇠세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서동미(경남함양) 작성시간 24.09.04
너무 큰 아픔이 있으셨네요.
달콤함 식혜가 지기님에겐 아픔이었네요.
오랜시간이 흘러도, 잊히지않는 아드님의 식혜,
식혜만들기 읽어나가다 갑자기 숨이 탁 멎는듯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을 위해
다양한 식혜만들기를 올려주심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올 추석에 단호박 식혜한번 만들어 보렵니다.
지금까지 고추장 만들때 조청을 달여서 만들었는데
삭히는 시간이 너무길면 안되는줄 알고 했는데
지기님 방법대로 15시간 정도 충분히 삭혀서
달콤한 식혜, 조청한번 해보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맹명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4 온도가 전기 보온밥통일 때만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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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맹명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4 마침 오늘 조청 만드는 것도 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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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연숙(대전) 작성시간 24.09.05 그렇게 큰 아픔이 있었군요,참 좋은 선생님의 따뜻하고 달콤하고 시원하고 맛있는 식혜 멋진 글과 함께 감사드립니다 ,늘~감동주는 글과 요리를 보면서 내심 감사했습니다,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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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인숙(인천) 작성시간 24.09.18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