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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명면 소식

예천장날

작성자학가산|작성시간11.12.22|조회수236 목록 댓글 4

예천장날



형호동 박일환

시골 아낙 잘 차려입은 입성에서

형호동 봄꽃이 울긋불긋하고

영주댁 주름진 뽈따구엔 분가루가 내려앉았다


묵집아지매 육자배기 타령이 도마질하고

뭇사내들 농거리 간삼아

묵 한 사발 농 한 사발 자지러지게 넘어간다


장터 할매들

취나물 한 주먹 미나리 한 주먹 펼쳐 놓고

쇠스랑 같은 손으로 당파 다듬느라 분주한데

선술집 아낙네 지짐 굽고 불고기 태우며

연신 오가는 사내들 홀리느라

입도 방긋 눈도 방긋 손 바쁘고 입 바쁘다


장꾼들 셈마저 날 저물면

한 두짐 개봇짐 밀쳐놓고

자네도 한 잔 나도 한 잔

이래도 한 잔 저래도 한 잔

갈수록 신명나고 흥겨워

일그러진 얼굴 복사꽃 피어난다


희망가인가 사모곡인가

에라 모르겠다 버굿네로 불러대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얼시구 저절시구

양은 오봉 두드리며 불러대는 사모곡

어둠이 휘청거리는

예천장날은 희노애락이 넘실댄다.



예천군 호명면 형호리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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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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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른손 | 작성시간 11.12.22 토속 향기가 물씬 피어나는 우리 시골장날의 애환이 살아움직이는군요.
  • 작성자학가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2.23 참! 아기자기한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셧네요.
  • 작성자학가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12.23 예천장날을 노래하면서 우리의 애닯은 인생을 이야기 한것 같네요
  • 작성자bokdulee | 작성시간 12.01.24 70년대 고향의 향수가 절~로 묻어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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