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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주 도리산 육지장사(忉利山 六地藏寺) ① - 일주문에서 대웅보전 앞까지-
지난 5월 20일 일요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가까운 곳에 있는 사찰을 한번 찾아 가보자고 해서 경기도권을 물색하던 중 장흥너머에 있는 백석에 육지장사(六地藏寺)가 있는데 이곳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의견을 내니 좋다고 해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파주를 오가면서 육지장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 번도 못 가 본 절이라 궁금해서 이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오전에 묘법님께서 잠깐 오셨기에 동행을 권유했지만 초파일을 앞두고 할 일 많은 양수리너머에 있는 구안사에 가신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 후 떠나게 되었습니다. 육지정사까지는 집에서 승용차로 1시간정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고 길도 아는 곳이라 그저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백우거를 장흥으로 몰았습니다.
육지장사는 장흥을 지나 백석 기산저수지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산저수지에서 광탄으로 접어들어 가다가 저수지 끝자락에서 우회전하여 잠시 올라가니 마을이 나오고 마을을 지나 조금 더 가니 경치가 수려한 곳에 육지장사 일주문이 보였습니다. 일주문 앞에 도착해 보니 오후 1시 50분 정도 되었습니다.

도리산육지장사(忉利山六地藏寺) 일주문

도리산육지장사(忉利山六地藏寺) 일주문 편액 -서예가 향곡 이규환(香谷 李圭煥) 선생 글씨-

무산 오현(霧山五鉉) 스님의 아득한 성자 시비(詩碑)

정산 지원(頂山智園) 스님 시비

법당가는 길 →
일주문 앞에 서 있는 이 입석은 법당가는 길은 다른 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일주문은 법당으로 향하는 첫 관문인데 일주문을 통하여 법당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해서 의아했습니다. ^^ 승용차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 같습니다.

일주문으로 향합니다. 
일주문 계단에 귀를 막고 있는 원숭이 불문원(不聞猿)
比如厚石 비여후석 장중하고 굳건한 큰 바위돌은 風不能移 풍불능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智者意重 지자의중 지혜로운 사람은 뜻이 굳세어 毁譽不傾 훼예불경 비방과 칭찬에 기울지 않네.
《법구경(法句經)》『현철품(賢哲品)』
계단을 오르다 보니 귀를 막은 원숭이, 눈을 가린 원숭이, 입을 가린 원숭이 석상이 있습니다. 가끔 사찰을 순례하다 보면 이런 모습의 삼원상(三猿像)을 만나곤 합니다.
이것은 각각 불문(不聞), 불견(不見), 불언(不言)을 뜻합니다. "듣지 말라! 보지 말라!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시집살이가 심하여 며느리 구박이 자심했습니다. 그래서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는 간곡히 당부했지요. 장님 삼년,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으로 지내라고... 보아도 못 본 체, 알아도 말 못 하는 벙어리인 체, 들어도 못 들은 체하라는 말이었죠. 그저 참고 지내다 보면 빛을 볼 날이 있으리라고... 그런가 하면 《논어(論語)》에서 공자님의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비례물시(非禮勿視) 예(禮)가 아니면 보지 말며 비례물청(非禮勿聽) 예(禮)가 아니면 듣지 말며 비례물언(非禮勿言) 예(禮)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비례물동(非禮勿動) 예(禮)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 예가 생명인 유가(儒家)는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않는 것을 예에 적부적을 따져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견(不見), 불언(不言), 불문(不聞)에 대하여 우리 불가(佛家)에서는 어떤 입장일까요? 
눈을 가린 원숭이 불견원(不見猿)
不務觀彼 불무관피 다른 이의 허물보길 힘쓰지 말라. 作與不作 작여부작 그들이 선했는지 악했는지를. 常自省身 상자성신 다만 항상 자기의 행동 살펴서 知正不正 지정부정 옳았는지 아닌지를 알아야 한다.
《법구경(法句經)》『화향품(華香品)』
불교에서는 '마음'을 '원숭이'에 비유합니다. 원숭이의 특성이 마음의 특성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원숭이와 같아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변화무쌍하기에 심원(心猿)이라 표현해 왔습니다. 절은 이런 원숭이와 같은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곳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요동치는 것은 육근(六根)이 대경(對境)인 육경(六境)을 부딪히는데 있습니다. 이 육근이 대경을 만날 때 오염된 염상(染相)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하는데 늘 번뇌망상으로 접하게 됩니다. 이것을 경계하고자 삼원(三猿)으로 불문(不聞), 불견(不見), 불언(不言)의 뜻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입을 막고 있는 원숭이 불언원(不言猿)
不好責彼 불호책피 남의 허물 꾸짖기를 즐기지 마라. 務自省身 무자성신 스스로 내 몸을 힘써 살펴라. 如有知此 여유지차 이와 같이 몸가짐을 알고 있으면 永滅無患 영멸무환 영원히 모든 근심 사라지리라.
《법구경(法句經)》『쌍서품(雙敍品)』
不當麤言 부당추언 마땅히 거친 말을 하지 말아라. 言當畏報 언당외보 그 말에는 두려운 과보 따른다. 惡往禍來 악왕화래 악이 가면 반드시 화가 오는 법 刀杖歸軀 도장귀구 폭력이 내 몸으로 돌아온다네.
《법구경(法句經)》『도장품(刀杖品)』 수행자가 대중과 더불어 대중생활을 함께하며 공부하고 수행함에 있어서 남을 비방하는 말을 하면 귀를 막고 듣지 말며[不聞], 남의 잘못을 보지 말며[不見],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不言]는 뜻이 여기에 담겨 있을 것입니다. 공부인의 자세는 이러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저 삼원상(三猿像)을 볼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그런데 이런 뜻을 악용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반하는 추악한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고도 귀를 막고 못 들은 체하고 못 본 체하고 말하지 않는다면 이는 부처님법과는 십만팔천리나 먼 이야깁니다. 청백가풍은 저울추와 같아서 저울대에 쉬파리 하나 앉음도 허용하지 않는 법입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바로 부도형 납골묘가 나타납니다.
일주문은 법당으로 가는 제1의 문입니다. 그런데 그 문에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길 양옆으로 서 있는 부도형 납골묘입니다. 이 길로 계속 오르면 법당에 이르겠지만 좀 황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고 이런 일이!" 하고 돌아나와 일주문 옆에 '법당 가는 길 →'이라고 써 놓은 팻말을 따라 다시 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법당가는 길

부처님오신날 현수막이 순례자를 맞이합니다.

육지장사의 모습이

육지장사에 대한 안내판
「대한불교조계종 육지장사는 경기도 백석읍 기산리 도리산에 위치한 천년의 정신이 깃든 사찰로 지장보살님이 여섯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육도(六道. 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간ㆍ아수라ㆍ천상)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여섯 가지 모습으로 나투어 구제하시고, 또한 이곳에 육지장(六地藏) 6만불을 봉안하였기에 사찰이름을 육지장사(六地藏寺)라 하였다.
육지장사 도량은 지장보살님의 현몽에 의해 지원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이곳을 도리산 도리천궁(忉利山 忉利天宮. 석가모니부처님과 함께 계신 지장보살처소)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곳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明堂) 중의 명당으로, 대웅전 좌향(坐向)은 정남향이고 좌측엔 큰 인재를 배출하고 출세의 근간이 될 기운이 함축되어 있으며 우측엔 복록과 덕의 상징인인 백호 등이 두 봉우리를 감싸고 있어산 형세가 어머니의 젖무덤 같아 여기에서 나오는 약수를 '모유정(母乳井) 약수'라 이름하였다. 모유정은 청정 감로수로 섭씨 4도만 되어도 육각수가 된다. 모유정 육각수를 마시면 무병장수하고 면역기능이 강화된다고 한다.」

↑ 법당가는 길

여기서 오른쪽으로 향하면 전각이 나옵니다.
비탈길을 조금 오르니 종무소가 나오고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모유정(母乳井)이었습니다. 우선 대웅전을 찾아 참배한 다음 사진에 담고자 했습니다.

저 멀리 대웅보전의 모습이보입니다.
산 아래 자리한 대웅보전 앞에 석등이 보이고 계단 아래는 좌우로 쌍둥이 건물이 길게 웅장한 모습으로 대웅보전을 호위하는 모습입니다. 대웅보전이 정남향이라 하니 동쪽 건물은 선재당(善財堂)이고 서쪽 건물은 수선당(修禪堂)입니다. 동당과 서당 중앙엔 보도가 설치되어 있고 좌우엔 옥으로 조각한 거대한 동물상이 좌대 위에 웅장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보통 절에서는 동물이라면 지혜를 상징하는 사자나 행원을 상징하는 코끼리를 조각하여 세워 놓기도 하는데 이곳의 동물상은 개의 모습입니다. 천구(天狗)라고 하네요. 도리천궁에 산다는 하늘 개입니다. 천구 뒤로는 좌우에 법계도(法界圖)가 있는데 '의상조사법성게(義相祖師法性偈)'가 새겨져 있습니다. 대웅전에 들기 전에 하나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서당(西堂)인 수선당(修禪堂)입니다.

제일 먼저 만나는 종무소 앞의 모유정

모유정(母乳井) 육각수

수선당(修禪堂)
太阿寶劍 本是生鐵 태아(太阿)라는 보검(寶劍)도 태아보검 본시생철 본래는 생철(生鐵)이었다네.
靈山話月 曹溪指月 영산(靈山)에서 부처님이 달을 말씀하시니 영산화월 조계지월 조계(曹溪)의 육조대사 달을 가리키더라.

수선당(修禪堂) 편액 -서예가 향곡 이규환(香谷 李圭煥) 선생 글씨-

법계도를 바라보는 비니초님

법성게(法性偈)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법성게는 210자인데 이 글자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라 하는데 줄여서 법계도(法界圖)라고 합니다. 또 이 그림을 해인도(海印圖)라고도 합니다. 여기서는 법성게도(法性偈圖)라고 했는데 읽는 법은 도인(圖印)의 중심에 있는 '법(法)자에서 시작하여 화살표를 따라 굴곡을 따라가면 불(佛)자에 이르러 끝납니다.

법성게도(法性偈圖) 안내문
「의상 스님의 법성게는 화엄경 200여 권으로 된 내용을 30절 210자를 노래가사로 만들고 우주법계에 대한 진리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법성게는 '법(法)자로 시작해서 불(佛)자로 끝납니다. 이 법성게도는 눈밖은 선지식이 시각장애자(어리석은 중생)의 손에 실을 잡게 하고 그 실을 따라가면 마침내 눈을 뜨게 된다 (깨달음에 이름)는 것입니다.
이 법계도를 한번 돌면 화엄경을 다 읽은 공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화살표를 따라 한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수선당 옆의 천구(天狗. 雌)

강아지가 어미의 혀를 핥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이 천구는 암컷입니다.

천구(天狗) 안내문
「천구(天狗)란 도리천(忉利天)에 사는 하늘 개로서 이승과 저승을 드나들어 지장보살님의 명에 따라 갈 길 몰라 헤매는 자에게 길을 안내해 주고, 허공을 헤매는 외로운 영혼을 인도해 주는 행운의 안내자입니다.
몸이 아픈 곳이 있는 분은 천구의 몸을 만지면 신통하게 아픈 곳이 낫습니다. (무릎이 아프면 천구의 무릎을 만지고 그다음 자기의 무릎을 만진다.)」

선재당 옆의 천구(天狗. 雄)

천구의 앞모습

동당(東堂)인 선재당(善財堂)입니다.

선재당(善財堂)
風吹不入 水洒不着 바람이 불어도 새어들지 않고 풍취불입 수쇄불착 물을 뿌려도 묻지 않는다.
一回見面 千載知名 한번 면목을 깨치면 일회견면 천재지명 천년에도 그 이름 알게 된다.

선재당(善財堂) -서예가 향곡 이규환(香谷 李圭煥) 선생 글씨-
육지장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템플스테이 유형으로는 휴식형, 건강체험형, 단식형 성공리더십 등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건강템플스테이를 통해 여러 가지 건강에 관계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계단만 오르면 대웅보전입니다.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부처님과 육지장보살님을 모셨는데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대웅보전에 대해서는 제2탄에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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