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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선정(禪定) ②
【本文】
"어떤 것을 선(禪)이라 하며 어떤 것을 정(定)이라 합니까?"
"망념(妄念)이 일어나지 아니함이 선(禪)이요, 앉아서 본성(本性)을 보는 것이 정(定)이니라.
본성이란 너의 무생심(無生心)이요, 정이란 경계를 대(對)함에 무심(無心)하여 팔풍(八風)에 움직이지 아니함이다.
팔풍이란 이로움과 손실[利ㆍ衰], 헐뜯음과 높이 기림[毁ㆍ譽], 칭찬함과 비웃음[稱ㆍ譏], 괴로움과 즐거움[苦ㆍ樂]을 말한다.
만약 이와 같이 정(定)을 얻은 사람은 비록 범부(凡夫)라고 하더라도 부처님 지위[佛位]에 들어간다.
왜냐하면 《보살계경(菩薩戒經)》에 이르기를 '중생이 부처님계(佛戒)를 받으면 곧 모든 부처님 지위에 들어간다'고 하셨으니 이와 같이 얻은 사람을 해탈했다고 하며 또 피안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육도(六度)를 뛰어넘고 삼계(三界)를 벗어난 대력보살(大力菩薩)이며 무량력존(無量力尊)이니 대장부(大丈夫)인 것이니라.
問 云何爲禪이며 云何爲定고 운하위선 운하위정
答 妄念不生이 爲禪이요 坐見本性이 爲定이니라 망념불생 위선 좌견본성 위정 本性者는 是汝無生心이요 定者는 對境無心하야 八風不能動이니 본성자 시여무생심 정자 대경무심 팔풍불능동 八風者는 利衰毁譽稱譏苦樂이 是名八風이니라. 팔풍자 이쇠훼예칭기고락 시명팔풍 若得如是定者는 雖是凡夫나 卽入佛位니 약득여시정자 수시범부 즉입불위 何以故오 菩薩戒經云 衆生이 受佛戒하면 卽入諸佛位라 하니 하이고 보살계경운 중생 수불계 즉입제불위 得如是者는 卽名解脫이며 亦名達彼岸이라 득여시자 즉명해탈 역명달피안 超六度越三界하야 大力菩薩이며 無量力尊이니 是大丈夫니라. 초육도월삼계 대력보살 무량력존 시대장부
【講說】
'망념이 일어나지 아니한다'고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분별육식(分別六識)뿐만 아니라 제8아뢰야식의 미세망념(微細妄念)까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제6식은 끊어졌으나 제8아뢰야식이 남아 있으면 선(禪)이 아닙니다.
미세망념이 모두 끊어지면 망념의 구름이 걷히고 진여자성(眞如自性)인 지혜의 해가 드러나서 자기 본성을 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으니 이것이 곧 돈오(頓悟)이며 해탈(解脫)이며 성불(成佛)입니다.
본성(本性)이란 제8아뢰야식의 무기심(無記心)의 무생심(無生心)이 아니고 제8아뢰야식의 무기심의 무명(無明)까지 완전히 끊어진 진여본성(眞如本性)이 본래의 구경(究竟) 무생심(無生心)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보는 것이 본성(本性)을 보는 것이며 불성(佛性)을 보는 것입니다.
'망상이 일어나지 아니한 것'이 무생심이며 본성이므로 표현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똑같습니다.
정(定)이란 모든 경계를 대할 때 무심(無心)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체 망념이 일어나지 아니하고 진여본성이 드러나서 대무심지(大無心地)가 현전하여 행(行)ㆍ주(住)ㆍ좌(坐)ㆍ와(臥)와 어(語)ㆍ묵(默)ㆍ동(動)ㆍ정(靜)뿐만아니라, 자나 깨나 미래 겁이 다하도록 경계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나를 이롭게 하거나, 헐뜯거나 기리거나, 칭찬하거나 비웃거나, 괴롭거나 즐겁거나 하는 팔풍(八風)이 거세게 불어닥친다 해도 여기에 움직이지 아니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자기 본성을 바로 깨쳐서 망념이 다 떨어지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해서 일체처(一切處)에 무심이 되는 것이니, 이런 사람은 설사 겉보기에는 범부(凡夫) 같이 보이지만 구경각(究竟覺)을 성취한 부처님의 지위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범부라고 하는 것은 꼭 사람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팔세용녀(八歲龍女)가 성불하듯이 남자든 여자든 축생이든 무엇이든지간에 무생법인을 증득하면 모두 부처인 것입니다.
그 이유로서 《보살계경(菩薩戒經)》의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보살계경》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계[佛戒]라고 하는 것은 고기를 먹지 말라, 술을 먹지 말라, '....하지 말라'는 등의 명상(名相)에 의지하여 계첩을 받거나 말 몇마디 듣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여자성계(眞如自性戒)를 받아서 자성을 바로 깨칠 것 같으면 이것이 부처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마음 닦는 법을 바로 알아서 일체망념을 다 여의고 자성을 바로 깨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여 일체경계에 무심(無心)이 되면, 아무리 범부라고 하더라도 이 사람이 바로 부처인 것이고, 이것을 해탈이라 하고, 피안 즉 구경상적광토(究竟常寂光土)라 하고, '큰 힘을 갖춘 보살[大力菩薩]'이라 하고, '한량없는 힘을 가진 세존[無量力尊]'인 것이니, 이것을 대장부(大丈夫)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논의 앞부분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부처님께서 가섭(迦葉)에게 전하고 가섭이 아난(迦葉)에게 전하여 삽삼조사(卅三祖師)가 계계승승(繼繼承承)하여 마음으로써 마음을 전한 것은 진여본성 즉 무심(無心)을 전한 것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또 육조(六祖) 스님 이후에 오가칠종(五家七宗)이 벌어져 천하에 선종이 풍미하게 되었지만 실제 선종정맥(禪宗正脈)으로 바로 내려온 큰스님네가 모두 해탈하여 무생심(無生心)을 전하였지 다른 것을 전한 것이 아닙니다.
중간의 해오(解悟)하든가 다른 점차(漸次)를 밟아서 본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본성을 바로 보아 성불하는 것이 선종의 비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중들은 이런 법문을 많이 듣고 바로 실천하여서 공부를 성취해야지 만약 그렇지 않고 말로만 듣고 귓전으로 흘려 보내 버린다면 도리어 듣지 않는 것만 못한 것이니 화두(話頭)를 부지런히 하여 하루빨리 대장부가 됩시다. _(())_
출처 : 성철 스님의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 강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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