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종소리
5월의 봄이 녹음으로 짙어질 어느 저녁 무렵
덕수궁 뒷마당을 산책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잘 들어보지 못하던 종소리가 들렸다.
발걸음을 멈추고 들어보니
인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였다.
도심에서 성당의 종소리를 들어보다니....
오랜만에 듣는 저녁 종소리가 반가웠다.
매일 정오와 저녁 6시마다 타종 하고 있단다.
비록 전자음악이겠지만.
예전에는 성당이나 교회마다 종소리가 들렸다.
그게 아마도 군사정권 시절에 중단되었을 거다.
교회나 성당의 종소리가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가 못되고
소음으로 판단하고 있었으니....
어릴 적 산골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마을 한가운데 예배당이 서 있고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흩어져 있는 농촌이었다.
예배당 바로 옆집에 살던 우리는 집안에서도
예배당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었다.
종지기도 남자 집사들이 한 달씩 돌아가면서 담당했다.
선친도 당번이 되면 농번기 때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종을 치러 나갔다.
시계가 귀한 시절이라 종지기 당번이 되면
태엽으로 감아주는 탁상시계가 집집마다 돌아다녔다.
매일 새벽마다, 그리고 주일마다
초종과 재종을 쳐서 예배시간을 알렸다.
학교를 다녀와서 나무하거나 소먹이 풀을 베러 가서
뒷산에 올라가 산바람을 쐬면서 쉬다가 보면
한낮에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사방 십여 리에 있는 예배당마다 타종하는 소리였다.
방향 따라서 저건 군위읍교회 종소리,
저건 쌍계교회 종소리, 저건 화실교회 종소리, 저건 .....
그 은은한 종소리가 그립다.
그 때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보고 싶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조사랑 작성시간 26.06.08 76년 조그마한
시골교회 새벽마다
종을 친 기억이 납니다 그때에는
주로 목사님께서
종을 쳤는데요
믿음보다
무선 생각인지 저가 종치는것 빼앗기지 않으려고
새벽에 2k가 되는 시골길을 달려 가곤 했습니다
아마 신군부가 들어 서면서 새벽종이 끝나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로님~~♡ -
답댓글 작성자아굴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어릴 적 새벽마다 2km나 달려와서 새벽종을 치셨다고요?
대단한 열심입니다
그런 열심이 지금의 집사님을 세우셨네요.
그렇게 달리던 다리의 건강
그렇게 열심 내던 믿음
하늘의 상급이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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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늘푸른소나무 작성시간 26.06.09 저 어렸을때도 교회 종소리로 교회가는 시간도 알고
교회 승합차 찬송가 소리 들리면 따라부르며 차타고 교회가던 생각이 나네요~
예배당 옆집에 사시는 축복을 받으셨네요~
가끔 교회옆에 사는 친구가 부럽기도 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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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굴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그런 옛시절이 있었네요
그때는 우리 예배당까지 제법 먼거리였던가 보지요?
그래도 찬송소리 들으면서 다니던 옛 추억이
살맛 나게 합니다 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