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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음회

명곡을 들으며 찾아가는 세계명작의 고향(제37회)-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들으면서

작성자블라디고|작성시간15.03.31|조회수635 목록 댓글 2

 

*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호로비츠의 피아노 연주,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있는 젊은

  날의 주빈 메타, 이 연주는 호로비츠의 마지막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의 탄생지를 찾아 ]

 

 

 * 더블린의 리피강과 오코넬 다리, 이 다리 위에서 소설의 주인공 블룸은 강에 선전비라를 뿌립니다

 

 

아일렌드의 수도 더블린의 오코넬 교(橋) 위에 섭니다. 도시의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리피 강 위의 가장 큰 다리입니다. 인파로 잡답(雜沓)을 이룹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즈>에서 주인공 블룸은 이 다리 위에서 한 전도사의 선전삐라를 강에 던집니다.

 

강물에 떠 흘러가는 삐라쪽지는 이 작품에서 되풀이 되풀이 연상됩니다. 소위 <의식의 흐름>입니다. 리피 강은 20세기 세계문학에 굵은 획을 그은 제임스 조이스의 의식이 흐른 수류(水流)입니다. 갈매기 떼가 다릿가를 난비(亂飛)합니다.

 

<율리시즈> 한 권만 들고 있으면 더블린의 거리는 훤합니다. 둘도 없는 안내서가 됩니다. 사실 <율리시즈>만큼 한 도시의 지도를 상세히 그린 지지소설(地誌小說)도 없고 더블린만큼 한 작품 속에 완전히 미이라가 된 도시도 없을겁니다.

 

 

 * 아일랜드 지도

 

 

조이스 자신이 "더블린이 멸망한다면 나의 작품으로 그대로 재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율리시즈>에는 20세기 초두의 더블린이 극사실(極寫實)로 사진찍혀 있습니다.

 

 

더블린에 오는 사람들은 조이스 때의 더블린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맨 먼저 궁금해 합니다. 호텔의 지배인에게 물으면 "오늘의 더블린은 아직도 조이스의 더블린입니다. 마차만 없어졌을 정도죠"라고 대답합니다.

 

<율리시즈>의 이야기는 1904년 6월 16일 단 하룻동안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무렵의 더블린은 인구 30만에 영화관은 하나도 없었고, 전화가입자가 1천명도 안되었고, 노란 가스등이 켜 있고, 2륜마차가 주 교통수단인 도시였습니다. 지금 인구 60만이 된 더블린은 많이 현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110년 전의 모습을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 더블린 오코넬 거리

 

 

 

만일 조이스가 다시 태어나 오코넬 교(橋) 위에 선다면 당장 어리둥절해 할 것은 이 다리에서 연결되는 가장 넓은 중심가인 오코넬 가(街)일 것입니다. 1916년의 폭동 때 집들이 재가 되어 다시 건설된 거리입니다.

 

 

다만 소설에도 나오는 중앙우체국 건물은 살아남아 위치를 기억시켜 줍니다. 역시 소설에서 언급되는 넬슨 기념탑도 이 거리에 있었으나 1966년에 폭파되어 없습니다. 그밖에는 몇몇 거리 이름이 바뀌었을까요. <율리시즈>를 들고 못 찾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율리시즈>에서 등장인물들은 하루 종일 더블린 거리를 쏘다닙니다. 신문사로, 도서관으로, 그리고 공중목욕탕에 들어갔다가 술집에도 갔다가, 해안을 산보하다가 매음굴도 찾아갑니다.

 

 

광고사원 블룸이 아침에 나서는 집은 엑클리스 가(街) 7번지입니다. 오코넬 교에서 오코넬 가를 지나 북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에 엑클리스 가가 있습니다. 조이스가 말한대로 얼룩투성이 빨간 벽돌집들이 늘어선 거리입니다. 이 건물들 가운데 하필 7번지의 집이 이가 빠져 있습니다.

 

 

 * 더블린 시내의 조이스 동상

 

 

 

외벽만 남은 폐허입니다. 집이 낡아 10여 년 전에 무너져 버렸다고 합니다. 문이 날아간 출입구는 아예 시멘트로 봉해버렸습니다. 더블린에 오는 조이스의 팬들은 <율리시즈>의 현장으로 무엇이 남아 있나 하고 이 집부터 찾아오는데 봉한 문의 함구(緘口)에 실망하고 돌아섭니다.

 

 

더러는 그냥 가기가 아쉬웠는지 벽에 이름들을 낙서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 집이 이웃집들보다 먼저 주저앉아 버린 것은 문짝이고 벽돌조각이고를 마구 뜯어가 버린 <율리시즈> 독자들의 극성 때문이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는 존 존 바인이라는 친구가 여기 살고 있어서 자주 놀러왔고 그래서 소설에서 이 집을 빌어서 썼습니다.

 

매년 6월 16일 블룸이 집을 나선 날에는 조이스 팬들이 이 집 앞에 모여 블룸이 다닌 길을 따라 더블린 시내를 순례하는 것이 행사입니다. 더블린의 관광 안내소에는 순례자들을 위해 <율리시즈 지도>라는 것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 제임스 조이스 기념관

 

 

 

소설에서 블룸은 여러 술집들을 찾아다닙니다. 우선 오어먼드 호텔의 바. 오어먼드 강변도로에 이 호텔이 아직 있으나 건물은 30여 년 전에 새로 지은 것입니다. 바에는 소설 속에 이 호텔 이름이 나오는 페이지를 커다랗게 복사해 무슨 감사장처럼 액자로 걸어 놓았습니다.

 

더블린에서 가장 오래된 퍼브(영국식 술집)인 <브레이즌 헤드>도 브리지 가(街) 22번지의 쓰러질 것 같은 옛집에서 1540년에 개업한 이래 아직도 성업 중입니다.

 

듀크 가(街) 21번지에 있는 데이비 번즈라는 퍼브는 말끔하게 새 단장을 해놓았습니다. 여기서 블룸처럼 샌드위치와 비건더 포도주를 주문하면 블룸은 7 펜스를 냈지만 지금은 3파운드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 데이비 번즈 퍼브

 

 

 

이 집 바로 길 건너 맞은편이 <베일리> 식당.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낡은 녹색 문짝이 어울리지 않게 달려 있습니다. 위쪽에 <7>이라는 숫자가 뚜렷합니다. 엑클리스 가 7번지, 블룸의 집의 달아난 문짝이 여기 와 있습니다. 이 식당은 제임스 조이스의 단골집이었습니다.

 

홀 안에는 <J. J>라는 이니셜이 쓰인 조그만 상자가 하나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이스가 이 집에 놓고 다닌 사물함이었다고 합니다.

 

오코넬 교 옆의 시내버스 시발점에서 8번 버스를 타면 더블린 동남쪽 교외인 던 레어리를 조금 지나 약 40분만에 샌디코브에 내립니다. 이 동네의 바닷가 끝에 석탑이 하나 우뚝 서 있습니다. <율리시즈>의 개권 벽두에 등장하는 것이 이 탑입니다. 다달러스와 멀리건이 이 안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데서 소설을 시작됩니다.

 

탑은 애초 나폴레옹 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마텔로 타워(원통형 포탑)>라는 방벽이었습니다. <율리시즈>에서 주인공들이 편력을 시작하는 현실적 출발점이 되면서부터 마텔로 타워는 조이스의 기념비처럼 되어 1962년에는 마침내 조이스 기념관으로 개관되었고 지금은 제임스 조이스 탑이라 불리웁니다.

 

 

* 제임스 조이스 탑

 

 

벽을 2m가 넘는 두꺼운 돌로 쌓아 올렸습니다. 좁은 계단으로 꼭대기에 올라보면 소설에서 멀리건과 다달러스가 바라보던 망대입니다. 발밑에는 이들이 물속에 뛰어들던 <포티 푸트>라는 수영장이 아직도 있고 3월의 아직 추운 물속에서 노인 서넛이 냉해수욕을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전시실에는 조이스가 쓰던 피아노와 기타, 지팡이, 넥타이 등을 모아 놓았습니다.

 

제임스 조이스는 1904년 9월 올리버 고가티라는 친구가 빌어 있던 이 탑에 와 살고 있었습니다. 동숙하던 다른 친구가 잠자다 꿈결에 고함을 지르자 고가티가 벽에 대고 권총을 쏘았고 질겁을 한 조이스는 그 길로 6일 만에 나와 버렸습니다. 이것이 <율리시즈>에 헤인즈의 악몽 장면으로 나옵니다.

 

당시 22세이던 조이스는 그 후 한 달도 못되어 애인 노라를 데리고 고향 더블린을 떠나 유럽 대륙으로 향했습니다. 이 노라와 첫 데이트를 한 날이 그해의 6월 16일이었습니다. <율리시즈>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하루를 1904년 6월 16일로 정한 것은 이 날을 기념한 것입니다.

 

 

 * 조이스 기념관 내부

 

 

 

더블린에는 조이스가 태어나 3세 때까지 살던 브라이던 스퀘어 41번지의 생가 등 그가 젊은 시절을 보낸 집이 네 군데 남아 있습니다.

조이스가 <율리시즈>의 대부분을 쓴 곳은 이탈리아 동북단의 트리에스테였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의 기억 외에도 신문이나 더블린 우체국 인명록 같은 것까지 참조해가며 더블린을 그렸고 집필 중 의문나는 것은 더블린에 살고 있던 숙모 조세핀에게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 조이스가 트리에스테에서 묵었던 집

 

 

1920년 1월 5일자로 조이스가 숙모에게 보낸 편지에는 "샌디마운트에 있는 스타 어브 시(해성 : 海星) 교회 뒤쪽의 수목이 해안에서 보입니까? 그리고 레히스 테라스에서 그 옆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까?" 하고 묻는 대목이 있습니다.

 

샌디마운트는 더블린 시내에서 조이스 탑에 이르는 긴 해안길 중도의 동네입니다. 거기 스타 어브 시 교회는 아직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의 갯벌을 메워 큰 공장을 세우는 바람에 바로 앞이 해변이 아닙니다. 교회 뒤에 고목이 있기는 하나 조이스가 말한 그 나무인지. 레히스 테라스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아무 계단도 없습니다.

 

릴케의 두이노 성(城)을 찾아가면서 트리에스테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이 항도(港都)의 도나토 브라만테 가(街) 4번지. 조이스가 12년 동안 살던 집에는 <율리시즈>의 작가가 동생에게 이 소설의 집필을 처음 알린 편지의 구절이 기념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조이스는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죽었습니다. 플린테른 공동묘지의 무덤에는 지팡이를 든 그의 전신상(全身像)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마치 살아 있는 조이스가 뜰 한구석에 앉아 명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 기념상을 세운 날 또한 1966년 6월 16일이었습니다.

 

 

 * 취리히 플륀테른 공동묘지의 무덤에 있는 조이스 상

 

 

 

[ 제임스 조이스와 <율리시즈> ]

 

 

 

 

 

20세기의 문제 작가 제임스 조이스(1882~1941)는 더블린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보냈으나 예술가가 되는 것은 망명자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외국으로 나가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의 장편 소설 <율리시즈>는 소위 <의식의 흐름>파의 선언서적(宣言書的) 작품입니다. 18개의 삽화로 구성된 이 대작은 뚜렷한 줄거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이 1904년 6월 16일이라는 하루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여 더블린 시민들의 생활을 다양한 화법(話法)으로 서술한 것입니다.

 

주요 등장 인물은 다달러스, 블룸, 그리고 그의 아내 몰리인데 블룸이 더블린 거리를 쏘다니며 일어나는 일들이 이 소설의 주내용입니다. 많은 삽화들이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상응합니다.

 

이 작품의 극히 독창적인 수법은 현대 소설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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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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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류영철 | 작성시간 15.04.01 라흐마니노프가 극찬하는 명연주자의 음악을 들으니,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납니다.
    '율리시즈'가 유명한 작품이라고도 하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의 영웅 오디세우스이야기인 줄 알고 읽다가 지루하고 이해가 잘 안되어 멈추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다시 도전해야 되는데, 워낙 용기가 없어서.....
  • 작성자블라디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4.02 와! 류대감,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손에 들었었다고 하니까 대단하네요.
    의식의 흐름인지 뭐 그런 걸 그렸다는 소설인데 난해하기가...불란서의 푸르
    스트의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난형난제인 작품입니다.

    이곳에서 구태여 <율리시즈>를 소개하는 것은 혹시 아일래드에 갈 경우
    이 정도 상식이라도 알고가면 훨씬 여행의 의미가 잊지않을까해서 입니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조이스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아일랜드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문학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것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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