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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야생화갤러리

이르쿠츠크 야생화 탐하기 4

작성자부산아저씨|작성시간26.06.17|조회수124 목록 댓글 9

#이르쿠츠크 야생화 탐하기 4

*최대한 검색을 하였으나 지명과 야생화 이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6월 2일, 아침을 부페식으로 든든히 먹고 한 시간을 달려 우스키-오르딘스키 근처 습지에 도착했다.

출발 전부터 비가 와서 '아! 오늘 꽝이구나…' 했는데, 도착하니 귀신같이 비가 그쳤다. 사실 출발하면서 비 좀 그치게 해달라고 잔뜩 찌뿌리고 비를 쏟아내는 하늘과 밀당을 하였는데 성공이다.

 

어제 봤던 뻐꾹냉이와 세잎솜대를 다시 만났는데, 문제는 문재인이 아니고 세잎솜대가 습지를 점령해놓고 꽃은 몇 개만 피워서 슬쩍 숨겨두고 단체로 파업 중인가 싶을 정도로 죄다 꽃몽우리 상태인게 문제이다. 만개했으면 하얀 별이 습지에 내려앉아 장관이었을 텐데 꽃도 시절인연이라지만 복도 복도 지지리도 없다.

또, 아쉽고 아쉽다.

 

20여 분을 더 달려 공장지대를 지나는데, 온산공단이 코딱지 만하게 느껴질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이 등장한다. 리딩하신 조아님이 총연장 20km란다.

귀국해서 검색해 보니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수출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은 11,050 km에 달하며, 국내용 까지 합하면 무려 25만km에 달한단다. 동토층이라 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구간을 지상으로 노출시킨다 한다.

 

“이건 거의 파이프로 시작해서 파이프로 끝나는구만” 감탄하면서 도착한 곳이 중공업 도시 쳴라빈스크 외곽이다. 옆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길게 지나가고, 수천 평 초지는 어마무시한 가래바람꽃 군락이다. 야들도 나랑 무슨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처럼 단체로 연차라도 쓴 건지 달랑 몇 송이만 코빼기를 보여주고 만다. 만개했으면 하얀 융단폭격 맞은 것처럼 온통 새하얀 세상이었을 텐데 상상만 하고 아쉬움을 꽉꽉 눌러 채우고 또 초등학교 친구 이름인 철수를 외친다.

 

세 번째 장소인 키토이강으로 이동하여 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람꽃속 군락을 향해 셔터를 누르다 보니 또 하늘이 아쉽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라도 몇 개 떠 있으면 작년에 아파서 치료 받았던 이가 덧나기라도 하냐고~~~오.

한참을 놀다 보니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인지 셔터만 눌러대는 것인지 꽃을 보러 온 것인지 몹시도 헷갈린다.

너무 작아서 초점 잡기도 힘든 노란 마황, 개들쭉나무까지 찍어 대느라 왼쪽 엄지발가락을 괴롭히던 퓨린 덩어리가 오른손 검지로 옮겨 온 건지 시큰거린다.

 

바로 옆으로 초지를 달려서 경사면을 하얗게 덮고 있는 바람꽃속 군락에 도착했다. 변이 찾기의 달인 별꽃님이 바람꽃속 변이를 찾았다. 찾고 보니 ‘이것도 변이, 저것도 변이’ 변이 천지다.

만주붓꽃의 축소판인 붓꽃속, 콩류까지 모조리 SD카드에 집어넣고 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는데, 한 손으로는 케밥을 먹으며 한 손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세 분이 딱 눈에 들어온다. 누군지는 말 못한다.ㅋㅋ

 

다음 목적지인 우솔리에시비르스코 남쪽 초지에 도착하자마자 시야가 노랑 노랑 노랑으로 폭발할 지경이다.

수백만 송이의 서양민들레가 고속도로 옆의 더 넓은 평원을 자기 안방처럼 차지하고 피어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 장관들 다 모아놔도 택도 없는 장관도 이런 장관이 없다. 평생에 이런 장관을 또 볼 기회가 있겠나 싶어 눈에도 카메라에도 수도 없이 담았다. 이런 장관은 우리나라로 데려와 일 못하는 띨빵한 장관들과 모조리 바꾸고 싶다.

 

또 다시 자리를 옮겨 도착한 곳에 분홍, 보라, 하양 삼색의 꼬리풀류와 얼치기까지 합세하여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야들은 남들 클 때 뭐 했는지 키가 20cm 남짓하여 내 뱃살을 원망하게 만든다. 어쩌겠는가, 진정한 사진쟁이 흉내라도 내기 위해서는 소똥 위에다 뒹굴며 진드기쯤은 개무시하며 사진을 담을 수밖에... 모두 쪼그리고 엎드려서 담는 모습들이 볼만하다.

 

숙소로 가는 길에 백번도 더 기절초풍할 정도의 금매화 군락지에 압도당한다.

2024년 백두산 황송포 습지에서 20송이 보고 환호했었는데, 여기서는 수만 평의 평원에 수십만 아니 수백만 송이의 금매화가 땅을 주황색으로 흠뻑 물들이고도 남을 만큼 많이 피어있다.

러시아는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땅이 넓은 만큼 야생화도 수만, 수십만 송이는 보통으로 피어 있다.

그 넓은 평원이 주황빛으로 출렁이는데 나도 모르게 “우와… 우와…” 하다가 결국 짐승 소리가 다시 나오고야 말았다.

 

 

'이건 감상이 아니라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충격 그 자체였다.'

 

   #좁은잎백산차 

 

#뻐꾹냉이

 

#개들쭉나무 

 

#가래바람꽃 

 

#눈바람꽃 (Anemone sylvestris)

 

#마황

 

#옥시트로피스 아담시아나(Oxytropis adamsiana)

 

#붓꽃속 (아이리스 휴밀리스

 

Iris humilis))

 

#눈바람꽃 

 

#눈바람꽃 변이

 

#서양민들레 

 

#베로니카 테우크리움(Veronica teucrium, Kew Science) 

 

#금매화속 (아시아금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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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주은 | 작성시간 26.06.18 다양한 야생화를 군락의 풍성함으로 덕분에 즐감합니다..^^*
  • 작성자시나브로 | 작성시간 26.06.18 꽃들도 그곳이 얼마나 넓은 땅으로 이루어진 곳인지를 아는듯 그들의 영역을 사방으로 펼치며 마음놓고 피어나나 봅니다.
    꿈길같은 아름다운 꽃길 실감나는 즐거운 감상을 합니다.
  • 작성자푸르미 | 작성시간 26.06.18 이름표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가에 하얗게 수놓은 저 바람꽃이 눈바람꽃이었군요.
    가래바람꽃은 엄청난 군락으로 꽃봉오리 달고 있더만 저는 꽃은 한 개체도 못 봤습니다.
    그래도 며칠 지났다고 몇개 톡톡 꽃을 피운 친구들이 보이긴 하네요,
    베로니카~~~라는 친구도 군락으로 피었고
    무엇보다 금매화가 장관입니다.
  • 작성자까탈스러운 장미 | 작성시간 26.06.18 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실감나고 재미있게 쓰신 기행문 잘 읽고 갑니다.
  • 작성자늦둥이 | 작성시간 26.06.21 눈바람꽃
    아름다운 초지에 자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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