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4회 탄허스님의 禪사상 – 4
그렇기 때문에 一柱門(일주문)!
우리 절에가면 기둥 하나씩만 있는 일주문이 있습니다.
공부의 시작은 하나라는 것을 깨달으라는 겁니다.
“둘이 아니다.” 그래서 一柱門 앞에 가면,
“어느 산의 어느 절이다.”
가야산의 해인사다. 오대산의 월정사다. 이렇게 一柱門에 절 이름을
써 놓은 경우도 있고, 건봉사처럼 일주문에 “不二門이다.” 이렇게
써놓는 데도 있는 겁니다.
‘여기 들어오면 둘이 아닌 줄 알아라.’ 이 겁니다.
‘둘로 나눠져 있는 모든 것의 핵심은 원래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럼 觀其會通(관기회통)이라고 하는 것은 뭡니까?
세상의 모든 변화 양상들은 결국 나중에 수렴하게 되면,
둘이 아니지요. 그러니 양분된 그것을 회통해서 하나임을 보는 것입
니다. 이것이 회통학의 핵심이 되는 것이지요.
모든 판단ㆍ선택을 할 때 우리는 마지막에 둘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마지막 후보가 둘이 됩니다.
‘이것을 할 것이냐? 저것을 할 것이냐?’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는 수밖
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극단적인 ‘양면을 놓고 볼 것이냐?’ 가 아니라,
‘이 두 가지가 근본이 하나라고 하는 것’ 을 알게 됐을 때는 두 개 중에
어느 것을 선택을 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가 있는 겁니다.
후회하지 않을 수가 있는 겁니다. 근본이 하나라는 것을 모르고 선택
을 하면, 어느 쪽 하나를 선택해도 분명히 장단이 있고, 후회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느 쪽 하나를 선택해도 ‘근본이 다르지 않다.’ 는 것을 알고
선택한다면, ←이것이 지금 會通을 하는 방식이지요.
회통이라는 용어를 중국의 한어대사전을 찾으면,
“融會貫通(융회관통)이다.” ←이런 표현을 써 놨습니다.
글자를 조금 더 붙여서 이해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지요.
‘서로 융합해서 모아서 꿰뚫어서 통한다. 融會貫通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會通의 뜻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회통학을 하는 이유가 뭐냐?’
근본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공부해 나가는 것이 會通이라고 하는 이유
가 되는 겁니다.
너무 반대되는 이야기를 해놓은 것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것이 수없이 많은 사상들이 있지만,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결국은
하나로 수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아내는 것. 이것이 회통학의 핵심입
니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이런 겁니다.
“서로 다르다.”라고 하는 것을 얘기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근본이 하나”라고 하는 것을 깨닫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많이 된 분들일수록 “결국 그것이 다르지 않다.
이것을 하든 저것을 하든 결국 다르지 않다.” ←이런 말을 하게 되고,
수준이 떨어지는 순간, “이것이 옳고 저것은 그르다.”가 됩니다.
“나만 옳고 너는 그르다.”가 됩니다.
“불교는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사상이 없다.” ←이것이 원효대사의
화쟁회통의 핵심이고요.
이것이 바로 불교의 근본 사상이 될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一心思想은 결국 “會通思想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대가들이 보여준 광대한 회통의 영역들은 우리가 一心
을 깨닫는 데에 굉장히 좋은 역할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것의 핵심적인 부분이,
모든 것의 근본이 하나라고 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동양학에 있는 모든 학문들의 공통점이고,
불교에서는 그중에 禪도 觀其會通(관기회통) ←이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