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사상 한국학을 말하다.
7회 看話禪과 話頭에 대하여 – 6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
後에 黃蘗(황벽)이 到百丈(도백장)하야,
황벽스님이 백장산에 왔습니다. (백장산에 백장스님이 계셨거든요.)
백장산에 와서 하루 머물렀던 모양입니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황벽스님이 이미 공부가 어느 정도 많이
돼서 오셨습니다.
一日辭(1일사)하고 欲禮拜馬祖去(욕예배마조거)어늘, 그랬습니다.
하룻밤을 백장산에서 백장스님 모시고 잠을 자고, 그 다음 날
하직 인사를 한겁니다.
“이제 저는 떠나가 보겠습니다.” 하면서,
“마조스님을 예배하러 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스님을 하루 뵙고 그 사이에 문답도 하고 벌써 법을 봤겠지요.
그러고 난 다음에 “마조스님을 예배하러 가고 싶습니다.” 했더니,
丈云(장운)하되, 백장스님이 이르되,
馬祖已遷化也(마조이천화야)니라.
“마조스님이 이미 돌아가셨느니라.” 그랬습니다.
예전에는 요즘 같은 정보시대가 아니니까 모르셨던가 봐요.
황벽스님은 마조스님이 돌아가신 줄 모르고, 백장스님께 왔다가
마조스님이 돌아가셨다니 얼마나 아쉬웠겠습니까?
蘗云未審(벽운미심)케라. 황벽스님이 “모르겠습니다.”
이 말은 안타까워서 궁금해서 나오는 소리지요.
馬祖有何言句(마조유하언구)오? 그랬습니다.
마조가 어떤 언구가 있었습니까? ←이 말은, “스님은 마조스님한테
어떤 것을 배우셨습니까?” 이렇게 물어봅니다.
백장스님은 마조스님의 제자시니까,
“스님은 어떤 것을 배우셨습니까?” 그것이라도 듣고 싶어서 여쭤
봤지요.
丈(장)이 遂擧再叅因緣云(수거재참인연운)하되
我當時(아당시)에 被馬祖一喝(피마조일할)하야
直得三日耳聾(직득3일이농)이니라. 그랬습니다.
백장스님이 드디어 再叅因緣을 들었다.
들 擧자는 ‘다 얘기 해줬다.’는 뜻입니다. 백장스님이 마조스님을
만나서 아까(7회-5) 두 번째 있었던 拂子를 들어서부터 마조스님이
할을 해서 백장스님이 3일 귀가 멀었던 얘기를 황벽스님한테 다해준
것이지요. 그러시면서
“내가 당시에 마조의 일할을 당해서 곧바로 3일 동안 귀가 멀었더니
라.” 이러거든요. 그래도 일반인들 같으면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을 텐데,
黃蘗이 聞擧(황벽문거)하고 不覺吐舌(불각토설)이어늘.
황벽스님은 그 얘기를 다 듣고 난 다음에 不覺吐舌이라 그랬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혀를 쑥~~~ 내밀었습니다.
혀를 쑥~~~ 내미는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 얘기할 때
아주 그냥 깜짝 놀라서 “우와~~” 하고 혀를 쑥~~~내미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혀를 내둘렀다.” 이런 표현을 현대에도 우리 쓰고 있지요?
‘우와~~~ 대단하신데?’ 이런 느낌이지요.
‘엄청난데?’ 요즘 말로 “대박이신데?” 이런 것입니다.
黃蘗이 聞擧하고 不覺吐舌이어늘 ←이것이,
황벽스님은 듣자마자 바로 마조일할의 낙처를 안다는 얘기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혀를 쑥~~~ 내민겁니다.
백장스님은 3일 동안 귀가 멀었다. 그랬는데 황벽스님은 듣자마자
단박에 혀를 쑥~~~ 내민겁니다.
백장스님은 깜짝 놀랐지요. 그래 백장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丈云하되 子已後(장운자이후)에 莫承嗣馬祖否(막승사마조부)아?
“마조스님의 뒤를 잇지 않겠는가?” ←이렇게 물어 봤습니다.
보니까 벌써 깨달은 겁니다. 언하에 딱 대오한 겁니다.
자기도 모르게 혀를 쑥~~~ 내밀 정도로 마조스님의 살림살이를 봐
버렸기 때문에 백장스님이,
“너 그냥 마조스님의 법을 이어라. 어떠냐?” ←이렇게 얘기하는 겁
니다. 마조스님은 뵙지도 않했는데 황벽스님이 깨달았다는 것을 바
로 알았습니다. 서로 단박에 아는 것이지요. 그랬더니
蘗云(벽운)하되, 황벽스님이 뭐라고 하느냐 하면,
不然(불연)니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今日因師擧(금일인사거)하야, 오늘 스님이 말씀하시는 것으로 인해서
得見馬祖大機之用(득견마조대기지용)이요.
제가 마조스님의 大機의 用을 얻어 보았는데, 그러하나 또한
且不識馬祖(차불식마조)니, 또한 마조스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니
若嗣馬祖(약사마조)하면,
만약 제가 마조스님의 법을 제가 잇는다고 한다면,
已後(이후)에 喪我兒孫(상아아손)니이다하다.
앞으로 저의 제자들이 상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大機之用”이라는 말이 아주 중요하지요.
“大機의 用을 저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마조스님은 직접 뵙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직접 배우지 못하고, 마조스님의 법을 직접 이으면 제밑으로 있는
제자들은 아마 크게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그 이후에 백장스님의 뒤를 황벽스님이 잇게 되는 겁니다.
여러분, 여기에서 “大機(대기)와 大用(대용)” 이라고 하는 것을 우
리가 좀 아셔야됩니다.
大機는 體가 되고, 大用은 用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體와 用이라고 하는 것 말입니다.
“大機의 用”이라고 했습니다.
그냥 “大機를 보았다.” 하지 않고, “大機의 用”이라고 했습니다.
大機라고 하는 것은 우리 선가에서는,
‘말이 끊어진 세계.’ 언어ㆍ문자가 끊어진 본래면목 자리를 大機라고
그러지요. 그런데 그것이 바깥으로 드러나서 교화방편으로 나오는
언어문자로 나오거나ㆍ양구를 하거나ㆍ불자를 들어보이거나 이런 것
이 다 大機의 用입니다. 그런데 그 大機는 직접보지 못하고,
大機의 用, 할하시는 그 법을 내(황벽)가 본 것 아닙니까?
그랬기 때문에 저(황벽)는 大機를 모른다는 겁니다.
(모른다고 하면 좀 어폐가 있지만,)
“저는 옆에서 스님을 시봉 하면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주로
用에 대해서만 지금 들어서 아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하지 않
겠습니다.” 했다는 것이지요.
大機의 用 ←이 부분에 대해서 백장스님의 또 다른 제자이신
위산스님ㆍ앙산스님이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또 있습니다.
또 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