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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를 힘들게 하는 내 성격의 정체

작성자밀피|작성시간16.12.21|조회수560 목록 댓글 2

내 마음에 모순과 예외가 존재하는 이유


성격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의 고민 속에는 모순과 예외가 들어있기 마련입니다. 특정 성격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장소나 상황에 따라서는 별 문제가 없고, 그래서 본인조차 헷갈리게 되지요.
백화점에 근무하는 A양(27세)의 고민도 바로 그랬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를 못해요. 일하는 도중에 여럿이 모여서 쉬는 시간이 괴로울 정도예요. 안절부절못하는 게 금방 티가 나니까요. 업무 시간에는 별 문제없어요. 동료나 거래처 사람과 둘만 있더라도 일처리는 그럭저럭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일을 떠나서 함께 식사하러 간다든지 할 때면 너무 긴장이 돼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러다 보니 상대가 저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고요.
그녀의 고백이 끝나자 저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누구와 있더라도 항상 그런 편인가요?
. 거의…….
사이가 좋은, 예를 들어 취미가 같은 사람과 있을 때에도 똑같이 긴장하나요?
아뇨.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건 당신의 성격 문제가 아니에요.


A양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는 말, 여러분은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세요? 바로 A양의 마음속에 다양한 파트(마음속 특정 프로그램)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예외와 모순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
먼저 A양의 마음에는 어떤 파트들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중 하나는 직장에서 반응하는 파트입니다.
A양은 직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상황을 접하게 됩니다. 이때 A양은 그들과 죽이 잘 맞지 않다거나, 혹은 취미나 가치관이 다르다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A양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의 파트가 반응한 것입니다.
여기서 직장 동료와 대화할 때는 괴롭다고 하는 ‘감정’이 생겨납니다. 그런 다음, 직장 동료와의 대화를 피하려는 ‘행동’을 취하게 되고, 결국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A양의 현재 상황으로 또다시 피드백됩니다.

다음으로는, A양의 사적인 일에 관한 파트입니다.
A양은 취미가 똑같은 사람과는 죽이 잘 맞는다는 반응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은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괴로움을 느끼게 되는 파트와는 전혀 별개입니다.
여기에서 취미가 똑같은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다는 ‘감정’이 생겨납니다. 당연히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행동’을 취하게 되고 그룹 내에서 이야기를 주도하거나 인기를 얻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가장 빈번하게 반응하는 패턴이 성격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A양으로서는 첫 번째 파트가 두 번째 파트보다 더욱 빈번하게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여러 파트가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가운데 A양은 본인 스스로를 이렇게 규정짓습니다.
나는 사람들 앞에선 제대로 말을 못 해.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을 못 하는’ 반응 패턴이 가장 빈번하게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은 이것을 ‘그 사람, 즉 A양의 성격’으로 이해합니다. 성격의 정체는 바로 이것입니다.

결국 성격을 결정짓는 것은 이들 수많은 파트의 반응 패턴입니다.
파트 중에는 강렬하게 반응하는 것, 본인이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 얼굴을 겨우 내밀 정도로 약하게 반응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집합체가 ‘가장 빈번하게 반응하는 패턴’을 통해 성격으로 자리 잡습니다.
나의 마음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모순이 생기는 것은 마음속에 제각각의 파트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중 불필요한 파트,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파트를 억누르거나 버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격을 ‘바꿀 수 있는’ 힌트는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성격의 이면에는 긍정적인 의도가 있다

그런데 어떠한 성격이든 그 이면에는 반드시 ‘긍정적인 의도’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좋지 않은 성격이라고 여기는 것에도 그로 인한 행동 패턴에는 무언가의 장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놈의 성격 때문에 만날 손해만 보고 있다고요? 정말로 항상 손해만 본 것인지, 아래와 같은 성격 때문에 득을 본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① 소극적인 성격
② 쉽게 화를 내는 성격
③ 참을성이 부족한 성격
④ 낯을 가리는 성격

이상은 모두가 부정적으로 여기는 성격에 속합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고민하거나, 때로는 실제로 손해를 본 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나열한 성격 뒤에 ‘그 덕분에’라는 말을 붙여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소극적인 성격
⇢ 그 덕분에 부끄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② 쉽게 화를 내는 성격
⇢ 그 덕분에 주위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듣는 편이고 스트레스도 쌓이지 않는다.

③ 참을성이 부족한 성격
⇢ 그 덕분에 일처리 하나만큼은 정말 빠르다.

④ 낯을 가리는 성격
⇢ 그 덕분에 친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소수의 친한 사람들과 있다 보면 마음이 불편하거나 긴장하는 일도 피할 수 있다.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성격에도 장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처럼 바꾸기 어려운 성격이라 할지라도 ‘그 덕분에’를 붙여봄으로써 성격의 ‘긍정적인 의도’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긍정적인 의도 때문에 부정적인 성격을 바꾸기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그 덕분에’를 붙여 살펴보았듯이, 이제껏 바꾸고만 싶었던 부정적인 성격(자주 취하는 행동 패턴)에는 사실 나에게 도움을 주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이것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성격을 형성하는 요소인 파트 프로그램는 타인, 특히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떠올려보기 바랍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부모의 양육방식, 타고난 환경을 탓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 같은 생각은 지나치게 단편적입니다.



필요 없는 마음 프로그램은 지워라


잘 생각해보세요.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프로그램은 애당초 부모 혹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했던 것입니다. 다소 극단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부모에게 미움을 받는 아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요컨대, 당시에는 그 같은 프로그램이 꼭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현재의 나이, 환경에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따름입니다. 요컨대 과거에는 우리를 지켜준 성격이 지금은 그 반대로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 돼!”라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입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때는 나쁜 어른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프로그래밍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현재는 어떨까요? 사람을 보는 안목이나 위험에서 벗어날 능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확 줄어들어 친구나 애인을 사귀는 일조차 불가능해질지 모릅니다.

아이일 때와 어른일 때는 다르다고요? 물론 다르겠지요. 하지만 어린 시절에 프로그래밍된 파트
(성격)가 어른이 된 다음에도 계속 남아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문제는, 어린 시절에는 나를 지켜주었던 프로그램이 어른이 된 지금은 오히려 내 삶을 괴롭힌다는 사실입니다. 그 같은 마음 프로그램은 지워버려야 합니다. 이제는 쓸모가 없어졌거니와 오히려 없는 편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되니까요.

앞의 A양의 경우는,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억지로 함께했던 게 괴로움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녀 자신의 성격 탓이 아니라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무시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다시 말해 ‘누구와도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라는 가치관이 천사의 얼굴을 한 파트를 만들어내었고, 바로 그 때문에 힘들어도 자신과 맞지 않은 사람들을 참고 상대하는 괴로움을 겪어야 했던 것입니다.
천사가 “직장 동료와는 모두 사이좋게 지내야지.”라고 속삭이는 한편으로, 악마는 “그렇게 하면 너만 힘들어질 거야.”라며 A양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A양은 천사의 목소리만을 좇아 행동한 결과, 오히려 마음의 괴로움을 안게 되었습니다.
이후 A양은 긴장하게 되는 사람들과는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게 되면서, 다시 말해 악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부터 마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 <누구나 성격을 바꿀 수 있다>(어제와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한 성격 바꾸기 연습) 중에서



* 출처 : http://naver.me/5eqbkHfT / 출판사 좋은 날들  / '[성격 바꾸기] 나를 힘들게 하는 내 성격의 정체'

* 원문 도서 : 누구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 고코로야 진노스케





현대인에게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심리학적, 마음챙김에 관한 책을 많이 쓰는 고코로야 진노스케 스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길래 우연히 읽은 글인데 주민님들과도 보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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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기린데스 | 작성시간 16.12.22 과거에는 우리를 지켜준 성격이 지금은 그 반대로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게 된 것입니다.

    이 문단이 와 닿네요 정말.! 저도 어릴때 부모님이 예의범절,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역지사지.. 이런 것들을 엄청 강조하셨어서.. 어릴때부터 예의 바르구나, 착하구나, 생각이 깊구나 이런 말들을 많이 들으며 자랐는데요 ㅠㅠ 이게 살면서 점점 저 스스로 족쇄가 되어버리는 느낌이에요 ㅋㅋㅋ 물론 어른이 되서도 예의범절, 배려 중요한데.. ㅋㅋ 제가 너무 그렇게 대하니까 오히려 상대가 저를 불편해하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ㅠㅠ ㅋㅋㅋㅋ
  • 작성자임누 | 작성시간 17.02.09 제목부터 끌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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