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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문화생활]]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

작성자은또또|작성시간23.09.04|조회수3,492 목록 댓글 3

출처 : 여성시대 (은또또)


어떤 나이까지 자식은 부모를 무조건 용서하니까.
용서해야 한다는 마음도 없이 자연스럽게.
어떤 이유도 없이 무조건 부모를 좋아하는 마음처럼,
아이들의 마음은 어른의 굳은 마음과 달라
자신의 부모를 판단하지도
비난하지도 못한다고 혜인은 생각했다.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그날 도청에 남은 어린 친구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 한강, 소년이 온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소재)


빛나는 재능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누군가는 유전적인 것이나 환경적인 것을,
또는 그 모든 걸 넘어서는 노력을 재능이라 부르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는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았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질리지 않는 것.
수십 년 한 분야에 몸을 담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는 것.
같은 주제에 수백수천 번씩
비슷한 듯 다른 각도로 접근 하는 것.
(중략)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 하나에
온 평생으로 대답하는 것은 질리기 쉬운 일이 아닌가?

-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불을 대하듯 사람을 대하라.
다가갈 때는 타지 않을 정도로.
멀어질 때는 얼지 않을 만큼만.
- 디오게네스


하루는 짧았고 반복되는 일과가 일상을 채웠다.
더 늦기 전에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기엔 이미 나이도 들고 일도 바빴다.

하지만 언제 나이가 줄어들 것이고,
언제 덜 바빠질 것인가?

- 엄유진, 펀자이씨툰


난 항상 열심히 살았어.

하민은 종종 그 말을 했다. 나는 '살다'라는 동사에
'열심히'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hard'는 보통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이는 말 아닌가.
'hardworking'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사는 게 일하는 건 아니니까.

나는 하민이 어떤 맥락에서 그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
자기를 몰아붙이듯이 살았다는 것인지,
별다른 재미 없이 살았다는 것인지,
열심히 산다는 게
그녀에겐 올바르다는 가치의 문제라는 것인지,
삶의 조건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것인지 말이다.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며,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다.
지혜는 기술이며,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지혜를 운으로 얻으려는 것은
바이올린을 운으로 배우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여기저기 지혜의 부스러기를 줍기를 바라면서
비틀비틀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혼동한다.
시급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고,
말이 많은 것을 생각이 깊은 것으로 착각하며,
인기가 많은 것을 좋은 것으로 착각한다.

- 에릭 와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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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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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봉래불주먹 | 작성시간 23.09.04 너무 좋다 고마워!!
  • 작성자skdk1 | 작성시간 23.09.05 잘읽었어 너무고마워!
  • 작성자삼전가즈아 | 작성시간 23.09.05 와 하나하나 다 너무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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