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지 곧 2년이 되어가는 새댁입니다. 속없고 생각없는 남편 때문에 글을 올려요.
저는 30대 초반, 남편은 30대 후반(빠른)으로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나는 편입니다.
저는 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옥의 시집살이도, 여자 문제로 속 썩이는 남편도, 괴롭히는 시누이도 없이
남편과의 오붓하고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맞벌이고요, 아직 아이 계획은 2년 내에 낳았으면 좋겠다고 항상 이야기 나눴습니다)
저번 달에 남편이 동기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대학교 때 알고 지내던 동기 10명 정도 같이 모여서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남편이 마케팅 쪽에 일하고, 사실 절대 명문대라고 말할 수 없는 대학교 나와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남편 동기들도
솔직히 그저 그런 회사원으로 , 언제 짤릴지 모를 불투명한 미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제 남편처럼요.
남편이 모임을 다녀오더니 갑자기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합니다. 동기 중에 공무원 시험 깉은 것 붙어서 잘 사는 동기가 있나봐요.
사람은 그렇게 여유롭게 살아야 하는거다. 걔 봐라 늦게라도 꿈 찾으니까 행복하지 얺냐, 나도 늦게라도 꿈을 찾겠다,
답답해서 회사 못나가겠다, 내 꿈이,원래 의사였다, 의사 마누라 되면 너도 일 그만 둬도 된다 등등
끊임없이 주정을 부리더라고요. 술주정으로 치부하고 넘겼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자기 정말 진지하다고
자꾸 무서운 소리를 합니다. 의전원이네 편입이네 이 소리 하다가 불가능하다고 하더니 이제,수능 준비 학겠다네요
솔직히 40 다 된 아저씨가 수능 준비....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제 남편 정말 게을러요.
집안일 하는 거 딱 질색이고 회사 다녀오면 쇼파에 누워있기만 하는 사람입니다.
머리도 좋은편 아니고요. 볼꺼라고는 넉넉한 집안배경 그거 하나 있는 사람인데....
학연, 지연 혈연 통 틀어서 겨우 들어간 회사를 그만 드고 의대 준비라뇨....
의대 다니면서 애도 낳고, 그냥 잘 살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전 절대 들어갈 것 같지 않고요....
회사 그만 두겠다고, 이미 회사 동기들한테 말해두었다는데.. 앞이 너무 깜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