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250157207
1. 전통 열강들의 약화
가장 먼저 꼽히는건 전통열강들의 약화임. 특히 유럽과 일본이 그 정도가 심각함. 사실 세계 GDP 비중으로 보면 미국도 막 2차대전 이후나 1950년대와 같은 대규모 비중 확대는없긴 함.
하지만 미국은 그래도 세계 GDP 25-26% 즉 세계 gdp 4분의 1 수준은 지난 30년간 꾸준히 지켜옴. 그러나 유럽은 세계 gdp 35% 에서 20% 로 거의 반토막 났음.
[ 1995년도 일본 + 독일 GDP > 미국 GDP ]
게다가 유럽도 사실 최근 급격히 성장한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체코등 중동부 유럽의 급격한 성장 덕분에 덜해보이는거고. 기존 선진 블록이던 서유럽만 떼놓고 보면 세계 gdp 28-30% 에서 12-13% 수준으로 줄어듬.
그리고 일본은 아예 1994년 세계 gdp 18% 수준에서 2024년 3% 대로 거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것에서 그 심각성이 잘 나타남.
즉 30년전만 해도 미국 유럽 일본 3곳 이 합치면 세계 gdp 약 75-80% 로 사실상 그 외 여러 국가들 무시하고 세계 질서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음. 그에 비해 지금 미국 유럽 일본은 40% 대 후반에 불과하고.
그래서 G7 같은게 옛날엔 매우 중요했던거고. 미국은 그나마 유지라도 했지만 유럽 일본이 너무 쪼그라듬. 이것의 가장 큰 이유로는 초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비중 감소와 소비 감소 그리고 자연스레 따라오는 노인부양을 위한 사회 비용 증가.
실제로 유럽이나 일본은 그 많은 세금 거둬서 뭐함? 하는 한국인들이 있지만 유럽과 일본 국가 재정의 3분의1에서 2분의1 가까이가 복지 및 노인 연금 비용으로 나가고 있는중임.
이는 직간접적으로 한 사회의 소비패턴과 문화 트렌드에도 영향을 끼쳐서 소비는 최대한 검소하게 하고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보다 옛날것만을 추종하게 됨.
그래서 실제 QR코드만해도 일본이 가장 먼저 개발했음에도 가장 빨리 상용화되고 보편화된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등 일본보다 젊은 개도국들이었음.
이 뿐 아니라 2019년까지 독일 법원에서 윈도우 95를 쓰는 황당한 사태등은 얼마나 기술 혁신과 신산업 발전에 고령화가 지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일각에 불과함.
[ 미국 인구 피라미드 ]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이슬먹고 사는게 아닌 이상,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발명을 소비해줄 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가 늙어가면서 그에 대해 그다지 환영적이지 못하고 소비시장이 제한적이면 말 다한것이지.
이민자 팽창과 히스패닉 유입으로 인한 90년대부터 2009년도까지 출산율 2를 넘으며 2차 베이비붐을 겪었던 미국이 신산업을 주도한건 사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연이 아니라는것.
물론 미국의 자본력이나 인재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90년대 2000년대 초까지 유럽이나 일본 자본력이나 대학 졸업생수가 미국이랑 견줄 수준이기도 했음.
여하튼 유럽과 일본이 초고령화로 생산 인구는 줄고 부양 인구는 늘며 혁신도 지체되서 신산업 창출까지 실패함. 그로 인해 세계 경제 비중은 급격히 감소해 유럽과 일본은 세계 gdp 53% 에서 19-20%대 로 줄어듬. 미국은 25% 대 유지중인 반면.
[ 갈수록 증가하는 유럽 및 일본 노인 인구 비중 ]
더 암울한점은 유럽과 일본 노인 인구 증가는 멈출줄을 모르고 있음. 게다가 그나마 유럽 일본이 쥐고 있던 제조업마저 인건비가 훨씬 싼 개도국들에게 지분을 내주기 까지 함. 더해, 이제는 그나마 고부가가치 제조업마저 털리기 시작함. 한때 호구라고 불렸던 중국에게.
2. 중국의 제조업 독점
[ 1980년도 중국보다 가난했던 단 두 국가 : 소말리아, 탄자니아 ]
1980년대 중국은 가난했음. 너무나도 가난했던 극빈곤 국가로 인도나 동남아시아는 물론이요 아프리카조차 중국보다 잘 살았음.
중국보다 가난했던 아프리카 국가는 내전중인 소말리아 같은 국가 2-3곳 정도인 수준이였음. 중국이 북한의 1인당 gdp를 추월한게 1994년도라고 하니 말 다했지.
[ 북한 vs 중국 1인당 gdp ]
피죽 배급도 받기 힘들어 보다 잘사는 북한에 가서 밥을 얻어먹었다는 조선족들의 일화는 1970년대 1980년대 중국의 빈곤함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고.
여기에 레이달리오가 투자할때 가지고간 미국 가정용 계산기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놀랄정도라고 하니 중국과 선진국간의 당시 격차는 그야말로 넘사벽이었음.
이렇게 40년전까지 자본도 기술도 그렇다고 변변한 공장도 별로 없던 중국이 가진 유일한게 있었음. 그것은 당시 이미 10억이 넘어가던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 그리고 중국 공산당은 서구의 자본가들에게 거절할수 없는 제안을 함.
시급 50원 100원만 주면 노예처럼 부려도 되고 노동권 시위도 공산당이 다 찍어눌러주겠다는것. 결과는 알다시피 이 독이 든 성배를 기꺼이 마셨고.
유럽과 미국은 생산시설을 저가 인력을 10억단위로 제공 가능한 중국에 옮겼고, 중국은 그걸 통해 자본을 축적했을뿐 아니라 서구의 생산 기술이나 방식도 다 흡수해버림.
그래도 선진국 기업은 단가 낮춰 좋고 소비자는 싸게 써서 좋았기에 ' 힘들고 돈 안되는 저부가가치는 중국 니네가 해라 ~ ' 는 마인드로 외주를 준거였으나...
중국이 바보도 아니고, 안 그래도 인건비가 싼 중국은 저가 인건비를 통해 남는돈으로 끊임없는 기술 개발 투자에 힘 쏟아서 세계 2-3위 투자 규모를 다툼.
그 결과, 전기차, 배터리, 드론, 태양광에 레거시 반도체까지 서서히 고부가가치 제조업마저 중국이 석권해나가고 있음. 아예 인건비가 중요한 노동 집약 산업이자 해군력의 핵심인 조선업은 최근 중국이 세계 점유율 7-80% 에 육박.
여기에 시진핑 이전엔 알리바바가 아마존을 그리고 텐센트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시가총액으로 추월했을 정도였으며 틱톡은 세계적 앱이 되었음.
이와 같이 IT와 인공지능에서 미국이 독주해서 그렇지, 신산업에서도 사실상 미국 다음이라 하면 중국이라 할 정도로 압도적 2위 국가로 떠오른 상황임.
실제로 러시아가 전쟁 이후 서구와 단절되자 독일제나 일본제 자동차 대신 중국제 자동차를 사용하고, 독일 공작기계 대신 중국제 기계를 쓰며 인터넷 쇼핑은 알리 익스프레스가 대체하며 서구와 끊기더라도 중국이 대체제가 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었음.
그리고 이런 러시아의 전쟁 지속은 비단 중국의 제조업 및 플랫폼 지원만이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 옛 용어로는 제 3세계의 인력 및 자원 수급이 있고.
3.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
[ 유럽 ( 파랑색 ) vs 비유럽 ( 빨강색 ) GDP 변화 ]
채텀 하우스같은 영국 왕립 싱크탱크에서 지적하는 러시아가 온갖 미국과 유럽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무너지기는 커녕 전쟁을 지속할수 있는 이유로는 단순 중국이 아님.
더 중요한게 지난 30년간 성장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등의 신흥국들이 꼽힘. 인도가 미국 유럽 제재 이후 러시아의 석유를 대거 사들인게 좋은 사례.
한국에서의 세계라 하면 인식이 기껏해야 중국 일본등 동아시아 주변국에 유럽 미국이라 상상하기 힘들지만 이미 세계 인구 중심지의 중핵은 한국이 발전모델로 삼던 선진국이 아니게 된지 오래임.
몇몇 인구학자나 역사학자들은 이 현상을 두고 인구대역전이라고 부름. 전통적으로 전근대에는 인구 부양력이 토지의 비옥도와 기후의 온화함등에 종속되었음.
[ 1800년 vs 2024년 아시아 인구 변화 ]
그렇기에 중국 인도나 서유럽등 일부 지역 말고는 아이를 낳더라도 식량이 부족해 인구 성장이 사실상 수백년 내지 수천년 넘게 정체인곳들이 지구 대부분이었음.
그러나 서구에서 발명한 비료나 농기계의 혜택을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도 보게 되었음. 그 뿐 아니라 세계화가 진전되고 수송 및 보관 기술이 발달하며 이전에는 신선도때문에 불가능했던 대규모 농산품 무역이 가능해짐.
[ 19세기초까지 50% 에 육박했던 세계 영아 사망률 ]
그 말은 즉슨 이전처럼 아이를 많이 낳아도 옛날처럼 굶어 죽는 기아 사태가 안 일어난다는것. 여기에 의료와 위생 개념까지 개선되며 영아사망률도 낮아짐. 결과 아이를 낳는 족족 인구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거고.
이미 세속화 및 도시화로 아이를 적게 낳게 된 서구나 동아시아와 다르게 식량과 위생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된 상황에서 출산율은 5-6 수준이니 인구가 폭증하게 됨.
[ 유럽과 북미의 19세기 인구 대팽창 ]
그리고 인구의 증가는 곧 노동력의 확대 = 소비시장의 확대 = 병력자원의 확대로 이어지며 유럽이 19세기 인구 대팽창하며 국력이 미쳐돌아가서 세계를 정복했듯, 유럽 미국 동아시아 이외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그래서 현재 세계의 국제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제 3의 흐름은 1에서 얘기했던 근대 미국 유럽 일본등의 열강들도, 그리고 전통적인 인구 밀집지인 동아시아나 서유럽 지역도 아님.
[ 영국, 프랑스,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식민지들 ]
한국인에겐 생소한 지역들인 글로벌 사우스지. 이전에는 식량 생산이 적은 지역이었으나 근대 기술과 외부와의 무역으로 체급을 급격히 키우게 된 중남미,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이전에는 대부분 서구의 식민지로 반 서구 감정이 강하며 전근대에는 워낙 인구밀도가 낮아 존재감이 떨어지던 지역들.
유일한 예외는 글로벌 사우스의 수장격인 인도지만 인도는 전근대에는 정치적인 통합을 이룬 시기가 적었고, 근대에는 영국의 식민지였음.
[ 생산인구가 급감하는 동아시아와 유럽 vs 폭증하는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vs 근소하게 증가하는 미국 ]
현재 글로벌 사우스 지역들의 인구는 세계 인구 88% 에 경제 규모로는 세계 gdp 약 40% 에 달함. 시진핑이 인도네시아에 대해 극진한 환대를 한 이유도 그거고.
실제로 트럼프의 콜비가 패권이 결정나는곳은 유럽과 대서양이 아니라, 세계 gdp 60% 가 몰리는 인도-태평양등 아시아 지역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런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인구와 경제 비중이 커진게 가장 근본적 이유.
3줄 요약 :
1. 미국은 체급을 30년전과 같이 유지하고 있으나 유럽 일본의 초고령화와 신산업 실패로 인한 쇠락이 너무 심각해 서방의 세계 gdp 비중은 30년전 대비 반토막 수준이며 날로 하락중.
2. 선진국이 싼맛에 외주를 주었던 중국이 자본도 축적하고 기술개발도 막대하게 해서 유럽 일본의 고부가가치 제조업도 석권중이며, IT와 인공지능에서도 세계 2위급.
3. 한국은 관심 없어하는 중동,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인구 폭증으로 인해 미국 유럽 일본에게 쏠려 있던 힘의 추가 상대적으로 역사의 변방이었던 국가에게로 옮겨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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