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365923005
(1편에서 소개한 그레나다의 이웃 나라라서 1편을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편에서 그레나다를 소개하는 글을 쓰니 이웃 나라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관련 댓글도 몇 개 있었고,
2편에서는 차드를 소개하는 글을 썼는데 역사도 오래된 나라고, 나라 자체가 워낙 막장인 부분이 많아 언급할 것도 많고, 찾아볼 것도 많아서 휴일 하루를 통째로 쓸 정도로 정말 오래 걸렸거든요.
그래서 3편에서는 하루만에 빨리 쓰려고 역사도 짧고(?) 평화로운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을 선정해봤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닙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Saint Vincent and the Grenadines
수도 : 킹스타운 (Kingstown)
면적 : 389㎢ (전남 완도군, 전남 함평군과 비슷)
인구 : 103,955명 (충남 공주시, 부산 영도구,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비슷)
언어 : 영어(공용어), 안틸레스 크레올(프랑스어 크레올), 빈센트 크레올(영어 크레올)
민족 구성 : 아프리카계 흑인 66%, 혼혈인 19%, 인도계 6%, 유럽인 4%, 카리브족(원주민계) 2%
종교 : 기독교계열 88.6%(개신교 70.2%(성공회 17%), 가톨릭 7.2% 등), 힌두교 3.4%
일단 아무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나라 이름의 길이입니다.
한국어 기준으로 10글자의 나라 이름을 가진 나라는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이렇게 2개국 밖에 없습니다.
혹시 영어 기준으로도 가장 길려나...?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가장 긴 나라는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의 영국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이렇게 풀네임을 부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위치는 여기입니다!
이걸로는 잘 보이지도 않네요;;
1편의 그레나다 지도 재탕입니다^^
우측 하단에 St. Vincent라고 써져 있는 곳이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입니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북쪽으로는 마르티니크와 세인트루시아가 있고, 남쪽으로는 그레나다가 있습니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지도)
북쪽의 큰 섬이 바로 세인트빈센트 섬이구요,
남쪽 자잘한 섬들을 그레나딘이라고 부릅니다.
또, 바로 남쪽에 그레나다 소속의 섬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1498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지나갑니다~
콜럼버스는 말 그대로 아~ 여기에 섬이 있구나~ 하는 정도만 기록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그만큼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섬은 아니었습니다.
세인트빈센트 지역에 처음으로 상륙한 것은...
1511년
(카스티야 연합 왕국, 스페인의 전신)
야 그래도 우리가 발견한 섬인데 한 번은 탐사해봐야 되는거 아님?
(카리브족, 세인트빈센트의 원주민)
(특이사항 : 얘네도 원래 여기 살던 원주민은 아니고 세인트빈센트에 살던 아라왁족을 몰아낸 지 얼마 안됨)
야 저 백인놈들 뭐냐...?
왜 우리한테 옴?
잠깐 섬 좀 둘러보겠습니다^^
원주민 분들 해안가에 살고 계시던데 전부 내륙으로 들어가주시죠^^
(총을 꺼내며)
ㅂㄷㅂㄷ...
근데 섬을 둘러보니까 자원 같은건 하나도 없고
쓸만한건 이 원주민들을 노예로 쓰는거 밖에 없겠는데요?
그냥 여긴 냅두고 중남미에서 금이나 은 같은거 찾죠?
스페인은 탐사 이후 안 그래도 흥미가 없던 세인트빈센트 섬에 관심을 끊어버립니다.
이후 영국과 네덜란드의 소규모 정착지 건설 시도가 있었지만
유럽인들을 극도로 경계한 세인트빈센트 원주민들은 18세기가 될 때까지 유럽인들의 정착을 모두 막아냅니다.
(전염병의 영향도 상당히 컸음)
그외에 이웃한 섬인 세인트루시아나 그레나다에서 탈출한 아프리카 노예들이
아직 유럽인들이 오지 않은 세인트빈센트로 탈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했는데,
이 아프리카인들은 세인트빈센트에 살던 카리브족과 혼혈화되어 '가리푸나인' 이라는 독특한 민족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유럽인들은 이후 세인트빈센트 원주민들을 '블랙 캐리비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세인트빈센트에 최초로 정착지를 세운 유럽 국가는...
1719년
(프랑스 왕국)
1빠ㅎㅎ
세인트빈센트에서 비교적 가까운 마르티니크를 거점으로 카리브해 정착지를 펼쳤던 프랑스가
세인트빈센트에 첫 유럽 정착지 건설에 성공하게 됩니다.
1756년
7년 전쟁 발발
(프랑스 왕국)
졌다ㅠㅠ
(그레이트브리튼 왕국)
우리 재정상태가 ㅈ된것 같지만 어쨌든 이겼다!
그래도 이긴 병신이 낫대ㅎ
(1편 장면이랑 똑같은거 맞음)
7년 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1763년 파리 조약에 의해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도 그레나다와 함께 영국에 양도됩니다.
1769년
야 우리가 프랑스꺼 뺏어오긴 했는데, 여기 우리 정착지가 너무 좁은거 아님?
조금만 더 확장해볼까?
족장님, 저 영국놈들 확장하는게 저희한테는 너무 큰 위협인데요...?
(조셉 샤토이어, 블랙 캐리비안들의 족장)
그러게... 저기 또 영국놈들이 도로 건설한답시고 우리 땅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측량하고 있던데...
쟤네를 인질로 잡자.
1차 카리브 전쟁 발발
1769년, 영국인들의 확장을 큰 위협으로 인식한 가리푸나인들이 영국 측량대원을 인질로 잡으면서 전쟁이 발발합니다.
한편, 마르티니크(프랑스령)
님 영국이랑 사이 안좋은거 다 알고 왔는데
저희가 지금 영국이랑 전쟁하고 있거든요?
님 저희한테 무기 파실?
(프랑스 왕국)
오 ㅇㅋㅇㅋ
화이팅하십쇼!
프랑스의 지원을 받은 가리푸나인들은 영국을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전쟁을 꾸준히 이어나갑니다.
1771년말
가리푸나인과 마르티니크 주지사가 주고 받던 편지를 영국군이 우연히 중간에 가로채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윌리엄 영, 도미니카의 총독, 1763년 파리 조약으로 프랑스로부터 얻은 섬들은 당시 다 여기가 관할했음)
아 이 ㅅㄲ들 마르티니크랑 협력하고 있었네 ㅅㅂ
어쩐지 전쟁이 쉽게 안 끝나더라...
내가 지금 바로 세인트빈센트로 달려간다!
야 본국, 너도 얼른 지원군을 보내줘!!
ㅇ? 우리가 지금 가면 너네는 허리케인 시즌 아님?
그렇다고 안 보내면 여긴 다 뒤지게 생겼는데?
ㅇㅋ...
일단 주변 섬들에서 연대 차출할거고
미국(물론 당시엔 미국이 없었음) 매사추세츠에서도 지원군을 보낼게!
하지만 본국이 보낸 지원군 중 많은 수가 더운 날씨와 습도 때문에 수많은 영국군이 전투를 시작하기도 전에 사망하게 됩니다.
심지어 허리케인 때문에 보급에도 문제가 발생해 미국의 식량 수송에 보급을 모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가리푸나인들은 이를 이용해 영국군의 식량저장고나 농장 위주 공격을 진행하였고, 여러 전투에서 가리푸나인이 우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가리푸나인들도 4년째 전쟁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전투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일단 둘은 휴전 협정을 맺습니다.
그 후 미국 독립 전쟁이 한창이던 1779년에 프랑스가 세인트빈센트 섬을 탈환하지만,
미국 독립 전쟁이 끝난 뒤 체결된 1783년 파리 조약으로 섬의 통제권은 영국으로 다시 넘어갑니다.
1795년
하... 이거 차라리 누가 우리 땅을 지배할거면 차라리 프랑스가 낫지
영국 놈들은 맘에 드는게 없네...
다시 전쟁 일으켜봐...?
가리푸나인들은 프랑스 혁명 고문들의 지원을 받아 다시 한 번 전쟁을 일으킵니다.
2차 카리브 전쟁 발발
가리푸나인들은 전쟁 시작과 동시에 영국인 정착지였던 킹스타운 인근을 제외한 섬의 모든 지역을 성공적으로 장악하게 됩니다.
야 ㅆㅂ 개ㅈ됐다
도움!!
1차 카리브 전쟁과는 다르게, 2차 카리브 전쟁때는 영국의 지원군들이 제 역할을 다 해내 가리푸나인들의 공격을 막아냅니다.
다만, 세인트빈센트 섬 내륙으로 들어가려던 영국의 계획은 전염병과 가리푸나인들의 방어, 그리고 영국군의 무능함으로 인해 좌절됩니다.
그렇게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랄프 에버크롬비, 영국의 군인, 훗날 프랑스 혁명 전쟁에서 활약함)
야, 쟤네 어차피 다 프랑스한테 지원받아서 전쟁하는건데, 보급로를 끊어버리면 해결되는거 아님?
1796년에는 영국이 프랑스령이었던 세인트루시아 섬을 점령하면서 프랑스군의 보급을 아예 끊어버립니다.
이는 상당히 효과적이었고, 1797년에는 반군을 전부 진압합니다.
이후 모든 가리푸나인들은 인근의 그레나딘 지역으로 추방되거나,
저 멀리 온두라스 지역인 발리소 섬으로 추방되었습니다.
1812년
원주민들도 다 내보냈고 이제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노예들 데려와서 섬 발전을 시켜보자!
이 노예들로 설탕도 재배하고 커피도 재배하고 코코아도 재배하고 담배도 재배하고... 아무튼 다 재배할거야!!
???
펑!!!
뭐지???
누가 또 공격해오는거임??
(라 수프리에르 산, 세인트빈센트 섬 북쪽에 있는 화산)
ㅎㅎ;;ㅈㅅ...ㅋㅋ!!!
님들 섬 다 파괴됐는데요?
아 억까야 이건;;
1834년
노예제도 폐지
흠... 화산 때문에 섬 망가진건 어찌저찌 다 복구를 했는데
이젠 노예를 못쓰니까 지주들도 다 땅 버리고 튀고
해방된 노예들도 설렁설렁 일하고...
일거리는 넘쳐나는데 노동력이 너무 부족한데...?
혹시 여기서 일하고 돈 벌어볼 사람?!
(마데이라 제도 출신 가톨릭교도들)
저요!
(인도 제국(=영국령 인도) 노동자들)
저요!!
이렇게 포르투갈 가톨릭교도들과(실제로 마데이라 출신이 다수였음)들과 인도 노동자들이 이민자로 들어오면서 노동력을 충당하게 됩니다.
실제로 현재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 거주하는 백인들은 포르투갈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1902년
(영국령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국기, 1877년 제정)
이젠 노동력도 충분히 있고 섬이 쑥쑥 잘 크는구나!
ㅋㅋ
(화산 폭발로 2천명 사망)
아.
이후 평범한 카리브해의 영국령 지역으로 남아있다가 1960~70년대 카리브해에 독립의 물결이 일렁임에 따라 영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았고,
1979년 10월 27일에는 영연방 왕국의 일원으로 독립하게 됩니다.
2024년 현재를 기준으로 카리브해에서 가장 최근에 독립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근데 독립하기 6개월 전에 얘 또 터짐;;
(다행히 기술의 발전으로 사전 대피령을 내리는데 성공해 공식적으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음)
그리고... 2021년 4월에 또 터짐...
거의 2주 동안 발생한 화산활동과 화산재 때문에 정전과 단수, 하늘길이 막히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 라 수프리에르 산은 화산활동을 관측한 이래
1718년, 1812년, 1902년, 1979년, 2021년에 큰 분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정치 상황은 어떨까요?
(랄프 곤살베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총리)
특이사항 : 23년째 집권중
우우 독재자 우우
엥;; 저 독재자 아닌데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우리 당이 2001년에 여당이 되어서 당대표인 제가 총리가 된거고
우리 당이 총선에서 5번 연속으로 이겨서 계속 총리 하는거예요. 오해ㄴㄴ
게다가 지지난 총선은 1석 차이로 여당된거라 겁나 쫄렸음 ㅇㅋ?
실제로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은 1편에서 등장한 그레나다와 함께 정치와 경제가 상당히 안정된 나라입니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2019년 수출품목 비율)
갈색은 석유가스이고, 하늘색은 운송수단류(주로 보트), 노란색이 농산물 순입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바나나 수출 원툴 국가였는데, 90년대 초반부터 카리브해 국가답게 본격적으로 관광업이 발전하면서 관광업이 경제의 상당히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석유가스도 수출하고 있는데,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네요ㄷㄷ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2023년 기준 1인당 GDP는 9,360달러입니다.
특이사항이 있다면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인 그레나다는 1990년대 10만명에서 현재는 12만명으로 늘었고,
북쪽의 세인트루시아는 1970년대 10만명에서 현재 18만명선까지 증가했는데,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은 90년대 11만4천명으로 피크를 찍더니 서서히 감소해 10만명 붕괴가 가시권에 있는 상태입니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의 출산율이 주변국에 비해 딱히 낮지 않은 상황(1.80명)인데도 말이죠.
인구 구조가 문제인지, 인구의 해외 유출이 많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변국들에 비하면 약간 특이한 상황이긴 합니다.
물론, 앞으로 한국이 더 특이해질 예정ㄷㄷ
여담으로, 서울에서 뛰고 있는 린가드의 할아버지가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출신인데,
나무위키에는 린가드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국적이 있는걸로 나오더라구요?
실제 국적이 있는지는 자세한 내용을 아는 분이 댓글로 설명해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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