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극장판 캐릭터 디자인 분석 2탄

[다다단]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의 개봉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극장판의 정보들도 차츰차츰 풀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최근 새로 나온 캐릭터 설정화들을 다뤄볼까 합니다.

브로리의 디자인 설정은 팬들로부터 꽤나 많은 말들을 남겼습니다. 정확히는 색깔 때문인데요, 저 보라색 바지는 너무 이상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건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오히려 기본에 충실했죠. 브로리 전설의 초사이어인 변신의 연두색과 저 바지의 보라색은 보색 관계에 있어 서로 대칭되는 색깔들입니다. 이것을 의식하고 색을 선정한 것이죠. 이번 극장판의 작화감독 ‘신타니 나오히로’가 얼마나 세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무지막지한 근육 캐릭터들을 그리는 데에 있어 제일 까다로운 점은 근육을 조금만 잘못 그려도 캐릭터의 모습이 순식간에 어색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야마무로 타다요시’의 최근 브로리 설정화(오른쪽)가 그러합니다. 엄청난 근육으로 위압감을 주는 데엔 성공하였으나 근육들이 지나치게 각이 져있고 알통들이 아예 따로 놀아 진짜 사람 같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죠. 이건 단순히 일러스트만 이상할 뿐 아니라, 나아가선 애니메이션화가 되어 동작을 움직일 때도 캐릭터가 뻣뻣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신타니는 이러한 요소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정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음은 브로리의 헤어스타일입니다. 자연스럽고 정말 바람에 휘날릴 듯한 머리죠. 머리 가닥 하나하나에 불필요한 광택을 넣으며 떡진 것처럼 딱딱한 느낌을 주던 레고 헤어(오른쪽)는 이제 없습니다. 저 뾰족한 머리를 만지면 제 손이 따끔거릴 듯하네요.

이번엔 얼굴 부분인데요. 우선 눈매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보시면 브로리의 눈매가 곡선을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것은 과거 드래곤볼 Z 시절 후반부의 스타일(위)이기도 합니다. 이 곡선을 그리는 눈매는 캐릭터들의 표정묘사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죠. 안타깝게도 야마무로의 스타일이 변함에 따라 최근 드래곤볼은 곡선이 아닌 직선 형태의 눈매(아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면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그려내는 데에 있어 제한이 생겼었는데요. 다행히도 신타니가 이것을 해결해주었습니다. 변신한 브로리라 하면 분노 등의 감정묘사가 중요한데 이 눈매는 거기에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코 쪽인데요, 여기선 혹평을 좀 하고자 합니다. 브로리의 코를 잘 보면 코로 인해 생겨난 그늘이 코 아래로 내려와 인중 부분까지 덮어버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드래곤볼 디자인의 문제점이기도 한데요. 캐릭터들이 이러한 코를 갖게 된지는 꽤 되었거든요. 코의 형태와 그늘의 형태가 완전히 엇갈려 많은 팬들이 지적하는 점들 중 하나죠.

이 신타니의 브로리 코가 의문스러운 이유는 분명 전에 공개된 바 있는 다른 캐릭터들의 코는 위 브로리와는 달리 아주 멀쩡했고 만족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저게 단순한 실수였던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네요.

브로리와 파라가스의 의상을 보면 프리저 군의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은 과거와 현재의 얘기를 오간다고 하니 이것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적으로는 지적거리 없이 아주 말끔한 모습이네요. 특히 파라가스는 과거 울버린 비슷한 느낌에서 아예 할아버지가 되었는데 파라가스의 새로운 디자인은 정말 ‘토리야마 아키라’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예전엔 팬티만 입고 있더니 이젠 치마 두른 게 여전히 오야지는 은근 병맛스러운 느낌이 있네요.

파라가스의 뒷모습엔 아주 작지만 재미있는 디테일이 눈에 띄는데요. 파라가스의 하반신을 감싼 천을 자세히 보시면 엉덩이 부분이 살짝 튀어나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아래에 보이는 꼬리 때문이죠. 크게 별 거는 아니지만 이러한 요소는 캐릭터 설정화를 아주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처음 브로리가 등장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엔 꽤나 걱정스러웠지만 확실히 이렇게 디자인에서부터 변화를 주는 모습들은 이번 극장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소식이 전해질지 궁금하네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노격전]

눈매에 대한 얘기 너무 좋네요. 슈퍼가 진행되면서 제일 맘에 안들었던 부분... 야마무로나 도요타로나 눈매에 대한 부분이 너무 맘에 안들더군요.

[형춘복]

작화적인 상세한 분석 감사합니다 보라색타이즈가 조금 마음에 걸리긴한데 개인적으로는 구극장판에서 왜 브로리는 전투복을 안 입고 힙합바지에 웃통을 벗고있지? 라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하고 있었거든요 정사로 편입되면서 어떤이야기가 전개되냐에 따라 캐릭터의 개연성이 잘 녹아들길 바랍니다..^^

[자유인]

사실 원작이 되는 시점에서 세세한 부분이 보완되는 모습은 팬으로서 기대하게 만드네요.

[오메가 블랙]

좋은글감사합니다 이번에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