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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_행11:19~30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2.03.27|조회수60 목록 댓글 1

저는 세례를 받았고, 신학을 공부한 목사입니다만, 과연 그리스도인일까요? 세례를 받은 사실과 신학 학위와 목사 안수를 받은 건 분명 사실이라 제 입으로 말할 수 있는데,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은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었다(행11:26).」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스스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불러주는 것입니다. 세례와 신학 학위와 목사 자격은 서류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는 자격은 서류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호칭은 공식문서로 확인할 수 없고, 향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개선 행렬에 언제나 우리를 참가시키시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를 어디에서나 우리를 통하여 풍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우리는, 구원을 얻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고후2:14~15).」

 

그리스도인은 향기 나는 사람입니다. 처음 ‘그리스도인’이라는 향기 나는 호칭을 얻었던 사람들이 안디옥교회였습니다.

 

안디옥교회를 처음 지도했던 사람이 ‘바나바(위로자)’라는 별명을 가진 요셉이었습니다(행4:36;11:22). 바나바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인데, 언젠가 있을 유대 본토의 회복을 기대하며 예루살렘 인근에 밭을 사두었지 싶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회복은 유대 국경에 제한되지 않음을 깨달았겠습니다. 옛 다윗의 영토를 수복하는 게 아니라, 국경에 갇히지 않는 하나님나라를 상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교회를 세우는 데 참여합니다. 밭을 팔아 더불어 사는 교회를 세우는데 힘을 보태게 됩니다.

 

「키프로스 태생으로, 레위 사람이요, 사도들에게서 바나바 곧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별명을 받은 요셉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밭을 팔아서,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다(행4:36~37)」

 

예루살렘에 세워졌던 유무상통 공동체의 가장 모범적인 사람이 바나바였던 거지요.

 

유대 국경을 넘어, 바나바는 시리아 안디옥에서도 향기 나는 공동체를 세우는데 힘을 보탰습니다. 처음 ‘그리스도인’이라 불렸던 교회를 든든하게 한 이가 바나바였던 겁니다(행11:22~23).

 

안디옥 사람들이 바나바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을 특별하게 보았던 데에는 또렷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세워졌던 유무상통 공동체가 안디옥에도 이식되었을 것입니다(행5:32).

 

내 것은 있습니다. 그러나 내 것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내 것은 내가 사용한다는 것이지, 내가 소유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내 소유는, 다른 사람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디옥교회 사람들은 그래서, 예루살렘교회가 ‘큰 흉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소유한 것을 내놓기로 합니다.

 

「그 무렵에 예언자 몇이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에 내려왔다. 그 가운데 아가보라는 사람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일어나, 온 세계에 큰 기근이 들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바로 그 기근이 글라우디오 황제 때에 들었다. 그래서 제자들은 각각 자기 형편에 따라 몫을 정하여, 유대에 사는 신도들에게 구제금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그들은 그대로 실행해서, 바나바와 사울 편에 그것을 장로들에게 보냈다(행11:27~30)」

 

안디옥교회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렸던 이유는, 나눔이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또, 교회 밖으로 나눔이 일상이었기 때문에 안디옥교회 사람들에게 향기가 났습니다.

 

내 것을 다 나누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용하는 것 외에 내가 소유한 것을 나누라 하십니다. 살고 있는 집을 팔라는 것이 아니라, 살지 않으면서 소유한 것이 있다면 팔아야 합니다. 예금 잔고를 털어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의식(衣食)과 교육을 해결할 수 있는 이상으로 소유한 것이 있다면 나눠야 합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요 이상의 부동산과 재물이 있다면 안디옥교회가 예루살렘교회에 부조를 보냈던 것처럼 나누라 하십니다. 나눔이 철저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인지 모릅니다. 진리를 입으로 고백하는 것은 향기를 머금는 것이요, 진리를 손과 발로 실천하는 것이 향기를 발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교회의 ‘입’을 ‘먹사’라 비아냥대지만, 교회의 ‘손과 발’을 ‘그리스도인’이라 인정합니다.

 

퍼지지 않는 향기는 없습니다. 바나바의 향기가 안디옥교회에 퍼졌고, 안디옥교회의 향기가 도시 전체에 퍼지기 마련입니다.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를 향하여 ‘그리스도인’이라 불러줄 때, 우리의 신앙고백은 참입니다.

 

유능한 목사·장로·권사·집사 되기보다, 향기 나는 그리스도인 되는 게 우리 소원입니다. 문서와 통계와 스펙으로 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호흡할 수 있는 향기로 이력서를 대신하는 게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생기를 불어넣어 사람을 창조하신 것처럼, 오늘 그리스도의 향기로 나를 다시 창조하시길 소원합니다(창2:7). 진실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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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3.27 2015년 5월 31일 나누었던 생각을 수정해 다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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