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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이곳은 환장의 나라 오지(OZ)! 반갑습니다. 도로시 님!

작성자잠만자고출근|작성시간21.07.14|조회수4,511 목록 댓글 13

 

 출처 : 여성시대 잠만자고출근


















“도로시가 죽었다더군.”






눈앞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번쩍 눈이 뜨였다.



도로시가 죽었다고?
그럴 수가!
가짜 뇌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절망스러웠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낡은 기억을 더듬어 봤다.
내가 이 옥수수밭에 처음 세워졌던 어느 늦은 저녁.
그때부터 나를 지배했던 명령은 오직 하나였다.



‘구원자 도로시를 기다려라.’





“그럼 이제 누가 나를 구해 주지?”



허수아비가 말을 한다!”



내가 입을 열자마자 농부들이 뒤로 후다닥 물러섰다.



까마귀 떼가 허우적거리는 나를 비웃듯 커다란 울음소리를 냈다.



‘멍청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서 도로시를 기다리는 게 네 운명이야!’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그렇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구원자를 기다리며 남은 생을 보내고 싶진 않았다.


장대를 밀어내자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내 볼품없는 몸뚱이는 팔다리가 꺾인 채로 바닥에 툭 떨어졌다.



“해냈다….”

“해냈다!”

“난 이제 자유야.”




높이 자란 옥수수들을 양손으로 헤치며 한 걸음 내디딘 순간, 상앗빛 양피지가 허공에 불현듯 나타났다.


【튜토리얼 ‘허수아비 구해 주기’ 완료.】

 

【이곳은 환장의 나라 오지(OZ)! 반갑습니다. 도로시 님!】




나는 양피지에 적힌 철자들을 무심히 훑어 내린 뒤 다시 발걸음을 뗐다.
평생 옥수수밭이나 지켰던 허수아비가 글을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시야를 가로막은 양피지가 귀찮아 손을 휙휙 흔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귀찮은 장애물이 연기처럼 스르륵 사라진 것도 잠시, 상아색 양피지들이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오지(OZ)는 도로시 님이 알고 있는 동화 속 세상과 조금 다릅니다. 동화 속의 공주는 오지의 왕자가 되었고, 미녀는 미남이 됐으며, 주인공은 악역이 되었죠!】

 

【단 한 사람, 도로시 님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마법사 오즈와 악역들을 무찔러 혼란에 빠진 오지를 구해 주세요.】

 

주의! 동화 속의 이름 없는 왕자 또한 오지의 공주가 되었고, 공주는 단 한 명뿐입니다.】





“왜 자꾸 날 귀찮게 하는 거야?”






높은 언덕을 오르자 하얀 눈에 뒤덮인 드넓은 평야가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석양이 내려앉은 옥수수밭을 한 번, 눈송이가 쏟아지는 회색 하늘을 한 번 바라보았다.
두 하늘이 언덕을 경계로 서로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꼭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눈밭에 흥미를 잃고 등을 돌린 순간, 무언가에 부딪혀 뒤로 한 걸음 밀려나고 말았다.


【튜토리얼이 완료됐기 때문에 시작 지점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모험을 떠나기 위해선 특별한 마법의 힘이 필요합니다! 아래 아이템 중 하나를 선택해 주세요.(시간 초과 시 아이템이 랜덤으로 자동 선택됩니다.)

A. 신데렐라의 12시

B. 미남의 붉은 장미

C. 백설 왕자의 일곱 난쟁이 

D. (이름 삭제)의 노랫소리

E. 앨리스의 물약】



【…시간 초과.】

 

아이템 A 자동 선택.】





그 순간, 멀찍이서 작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혹시 이 주변에서 머리카락이 은빛인 여자를 본 적 있나?”

“키는 한… 이만한데. 눈동자는 자홍색이고, 뺨은 장밋빛이야.”



내가 말없이 고개를 젓자, 그가 실망감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내뱉었다.






밤하늘에서 무거운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열두 번째 종소리가 울린 순간,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시선을 내리자 눈 더미에 파묻힌 새하얀 인간의 손이 보였다.
내가 흠칫 놀라자 하얀 손도 동시에 흠칫 움직였다.
두 손을 쫙 펴자, 인간의 손도 눈앞에 쫙 펴졌다.



나는 물에 젖은 인간의 손바닥 한 쌍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드레스 자락을 살며시 걷자 매끈한 인간의 다리가 보였다.
긴 양말에 가랑잎을 가득 채워 만든 가느다란 인형의 다리가 아닌, 진짜 인간의 다리였다.


“아샤?”


파들파들 떨리는 두 손이 내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경악과 희열로 어둡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그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눈으로 샅샅이 훑어 내렸다.
당황스러운 시선이 내 몸 여기저기에 닿았다.



“어째서 당신이….”





【매일 밤 12시를 알리는 마지막 종소리가 울린 후에 아이템이 적용됩니다. 아이템은 이야기 속 마법과 효력이 동일합니다.】

 

신데렐라의 12시: 밤 12시가 되면 도로시 님에게 걸린 모든 마법이 풀립니다.(아이템 유효 시간: 오전 12:00 ~ 오후 12:00)】























【‘왕자’의 방해로 이야기가 생략됩니다.】
























<책소개>
잔혹 동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 오지(OZ) 월드.
심각한 버그인 ‘왕자’의 등장으로 주인공인 도로시가 행방불명되는데…….

[이곳은 환장의 나라 오지(OZ)! 반갑습니다. 도로시 님!]

오지 않는 도로시를 기다리던 NPC 허수아비 아샤는 스스로 장대에서 내려오고, 뒤틀린 게임 속 새로운 주인공이 된다.
하루의 절반은 인간, 절반은 허수아비로 살게된 아샤는 자신을 죽이려는 악역들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로시를 찾아 나서는데....
과연 아샤는 도로시에게 주인공 자리를 돌려주고 평화로운 NPC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누가 도로시를 죽였을까 - 장단조
(19금 전 플랫폼에서 구입 가능....아마도...)


#피폐물 #게임물 #잔혹동화 #성별반전 #역하렘 #기억상실 #누더기인형여주
(본문의 내용은 작품에서 발췌했고, 요약하면서 약간의 각색이 들어갔습니다.)



하루의 반은 허수아비로, 하루의 반은 사람으로 변하는 주인공이 본인이 있는 세계가 게임 속 세상인줄 모른채 도로시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야!


역하렘이라 많은 남자주인공들이 나와ㅎㅎ 물론.. 피폐물 답게 약간씩 돌아있습니다만..


나는 독특한 소재, 세계관으로 지루해 할 틈 없이 재밌게 읽었는데 만약에 읽어보고 싶은 여시들은 꼭 미리보기하고 키워드 확인하기..!!












희란국 연가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

잠자는 바다

페르세포네를 위하여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절벽에 뜬 달

사마귀가 친구에게

폐하, 또 죽이진 말아주세요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메리 사이코









문제 시, 울면서 수정...또는 삭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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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Jovian Aurora | 작성시간 21.07.15 한번 볼까 ㅎㅎㅎㅎ
  • 작성자깊은 우주 | 작성시간 21.08.16 나 이거 보고 지금 읽는데 궁금해서 결말까지 후다닥 봤거든...... 대박이야 이거 이런 스토리를 짜낸 게 천재임 마지막에 휴지 뽑고 눈물 닦음 어떻게.... 이런 사랑이......
  • 작성자가새요 | 작성시간 22.03.30 이거진짜재밌어
  • 작성자3월에바르셀로나갈여시 | 작성시간 22.12.27 헐 재밋아보인다 장바구니 찜
  • 작성자잼야카 | 작성시간 23.01.31 여시글은 팬뮤비 보는 것 같아 짤도 하나하나 너무 정성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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