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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만약 17세기 네덜란드 촌구석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해보자
집은 가난하고 당신도 딱히 뭘 배운 것도 없으며
있는 건 튼튼한 몸뚱이 하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군대 말뚝 박는건 싫기에
그나마 돈은 좀 벌 수 있는 무역선에 타기로 결심한 당신
근데 아뿔사, 당신이 입사한 곳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즉 당신은 거친 북해에서 아프리카를 가로질러 희망봉을 돌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타야한다
옘병 이건 약관에도 없었던 것 같은데
일단 입사 계약서에 지장 찍고 계약금 받았으니
뭐 어쩔 수 없이 배에 탄 당신
그러나 항해 중에 당신이 먹을 수 있는 건
먹다가 이빨 부러지는(진짜임) 하드텍 건빵이나
바닷물에 씻어 먹어도(이것도 진짜)
존나게 짜고 누린내 존나 나는 콘비프
가져온 물이 죄다 썩어서
진짜 물에 술을 타는 게 아닌
술에 물을 타서 식수로 사용하며
뭔가 돼지한테도 안 줄 음식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쳐먹어야 한다
게다가 오래 항해하면 이름 모를 괴질로
선원들이 실시간으로 삭제되며
당연히 물이 부족하니 샤워, 세수는 개념 자체가 없고
매우 높은 강도의 업무와 수면 부족
또한 윗대가리 새끼들은 선내 기강 잡는다고
뭐만 하면 선원들에게 채찍으로 경락 마사지를 해준다
여기에 이벤트로 각종 해난 사고가 터져서
바다에 떠내려가 시체도 못찾을 확률이 매우 높다
게다가 우리 화물 노리고 달려드는 해적 쇅히들이나
네덜란드와 적대 관계에 있는 포르투갈 상관이
우리 배가 지나갈 때마다 훼방놔서 이 쇅히들과도 한판 붙어야 한다
암튼 상기의 이유로 네덜란드에서 일본까지
왕복 2년이 걸리고, 선원 3분의 2가 사망하며
선원들의 평균 수명은 고작 40살에 불과할 정도로 쌉 3d 직업 그자체
근데 생각보다 더 튼튼한 신체였던 당신은
의외로 싸움박질에 소질을 보여서
일반 선원에서 무려 간부급 전투 선원으로 승진하게 되고
해적, 포르투갈, 잉글랜드 새끼들과 해상 멸망전을 치루며
각종 총기, 화기, 칼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얼추 미약하나게나마 무기 메카니즘도 얼추 배우게 된다
암튼 몇번 항해 하면서 짬이 쌓인 당신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사략선인 아우어르커르크호의 무장장, 즉 간부로 승선한다
목표는 일본 나가사키에 화물 내려주면서
동시에 지나가는 가증스러운
포르투갈, 잉글랜드 놈들의 화물을 털어오는 것!
암튼 jon나 튼튼한 몸뚱아리 덕분에 안뒤지고
나가사키까지 항해한 당신
이후 물자 보급을 위해 네덜란드 상관이 있는
자카르타로 향하다 황금 고블린 중국 상선을 나포한 당신의 배
일단 전투 선원을 총괄하는 무장장인 당신은
배를 접수하기 위해 중국 상선으로 넘어가는데
근데 갑자기 태풍을 쳐맞아서
아우에르커르크호와 헤어져 중국 상선을 탄 당신
눈을 떠보니 뭔 처음 보는 섬이 있고
일단 식수 구하려고 부하 2명이랑 상륙했는데
짱깨 놈들이 갑자기 배를 탈환한 뒤
당신을 버리고 도주해, 당신과 부하 2명은 이 섬에 버려지게 된다
근데 저 쪽 해안가에서 한 무리의 머리 큰 족속들이
횃불을 들고 우리를 향해 접근하고 있다
하필 화약이 젖어서 총은 못쏘고
허리에 커틀러스(함상용 칼)를 차고 있긴 하지만
숫자 상 감당할 수 없었던 당신은 칼을 버리고 손을 든다
부하들은 이들이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줄 알고 통곡을 하는데
야 희멀건한 도깨비 같은 놈들아
니들 어디서 왔어!!!
Red mij! Ik zal je Rome en de positie van keizer geven!
Spaar mijn leven!
씨핥 뭐라는거여
임마 진정하고 일단 따라와보쇼
이들을 따라 추장의 집?으로 간 당신은 그제서야 상륙한 곳이
바로 켈파르트라고 불리는 코리아의 영역임을 알게 된다
얼핏 나가사키에서 코리아인들은 사람을 먹는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서
당신과 부하들은 이제 웰던으로 익혀져서
인간 스테이크가 되겠구나하며 통곡하는데
근데 이들은 우리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밥을 내주면서 잘 대해주며
배를 태워서 이들의 수도로 보내는 걸 보니
우리를 먹을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이들의 수도에 와서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의 대추장을 알현하는데
야 니들 몇 달간 여기 있으면서
대충 몇 단어 알게 됐다며?
그 니들 잘하는 거 뭐 있냐?
나 못배워서 할 줄 아는 거 없다
그냥 쌈박질이나 대포, 총 쏘는 거 밖에 모른다
?????????????????
얌마 그거 완전 고오급 기술이잖아!!!
자진입대를 환영한다
No, Stop!!! (Dank u, Het is een eer!)
당신이 할 줄하는 건 칼질 하는 거랑
총과 대포 쏘는 것 밖에 없는데
이 나라의 대추장은 이걸 굉장히 좋아해서
나를 왕을 지키는 최정예 군대에 넣어준다
그리고 고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집과
삼시 세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밥을 보내주고
또한 이미 늙고, 인식도 안좋은 사략선원이라
고향에선 결혼 할까 말까한 상태인데
아름다운 현지 여성을 보내줘서 결혼까지 시켜준다
자 여기까지 봤을 때 과연 당신이라면
이곳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네덜란드 상관이 있는 일본으로 탈출할 것인가?
만약 남는 것을 선택한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얀 벨테브레, 조선 이름으론 박연의 길을 선택한 것
실제로 고향에선 흙수저 중의 흙수저였던
벨테브레는 사략선 경험을 살려 조선 취업?에 성공했고
고향에서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한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조선에서 누리게 된다
대충 이런 풍채로 추정
실제로 존나 매우 뱃일을 한 사람이다보니
체격이나 검술 능력이 (조선 기준)으로 뛰어났기에
아예 무과까지 치뤄서 급제할 정도라
같이 딸려온 부하 2명과 함께
조선 최정예 부대인 훈련도감에 배속되서
화포 제작, 운용 총괄 및 외국인 부대 지휘관 노릇을 한다
또한 병자호란 때는 소속된 훈련도감을 따라
청군과 교전까지 했지만
이 과정에서 같이 상륙한 부하 2명
얀 피에테르츠와 디럭 히아베르츠는 전사한다
아무튼 벨테브레는 살아남아서 박연이라는 조선 이름도 얻고
훈련도감에서 승승장구하게 되는데
네덜란드어도 다 까먹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자신의 얼굴과 똑같은 족속들이
제주도에 상륙한 뒤 한양으로 압송된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그들을 만나러 떠나게 된다
댓펌)
도대체 조선이 식인한다는 괴소문은 어디서온거지
하멜 기록에선 그냥 사무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보험금 청구 목적으로 책쓴거라, 아무래도 조선 기록이 더 신빙성 높긴 함ㅋㅋㅋ
그러고 보니까 왜 박연은 한국에 정착했고 하멜을 끝까지 탈출하려 했던 거임?
박연은 사략선 탑승하던 극극3D 직업에 조선에 남는게 더 꿀인 직업에 본국에 가족(결혼 x) 없는 상황 하멜은 부유층 자제였음
나무위키 보니까 91년도에 네덜란드에 남아 있던 박연 후손이 한국의 박연 후손을 찾으려고 했다는 것도 있던데 뭐가 맞는 거지
본국에 자식이 있긴 했다고 함
연은 아무것도 없어서 먹고살려고 험한일 까지 하게 된 케이스였고 특기도 전투기술
하멜은 부유한 출신이었고 회계담당이었음
저 시대 언어 습득 매커니즘이 궁금하네... 참고자료조차 없고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언어 사이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나?
나도 ㄹㅇ 그게 궁금함 .. 30대 초반에 늦은 나이에 쌩뚱맞은 아시아 언어 배우는데 26년 동안 배웠으면 서바이벌로 배웠을텐데 물론 잘하겠지만 조선인처럼 막 발음 조선인처럼하진 못했을듯
실제로 문순득이라는 흑산도 어부가 필리핀 까지 표류해서 타갈로그어 배워온 거 보면
언어학적 지능이 좀 남다르긴 했을 듯
실제로 기록에 따르면 박연이 낳은 딸이 정확하게 한국인-네덜란드인 반반 느낌이었다고 함
네덜란드 여행 계획하면서 박연 고향에 가보려고 조사해봤는데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에 있는 철도도 안 들어가는 시골 마을이긴 하더라.
물론 사방이 평야라서 우리나라 깡시골이랑 분위기가 다르지만 이주 작은 마을이고 교통편이 막 좋아보이지는 않았음.
근데 어차피 선택지 없지 않나ㅋㅋ 돌아가려면 명나라 통해서 가야될거같은데 명청교체기에 정신없던 조선정부가 그렇게까지 해줄거같진 않고
사실 조선 정부는 표류한 유럽인들 명이나 일본 통해 송환해 주긴 함ㅋㅋㅋ
선조 시기엔 마리이라고 불리는 포르투갈 선원도 명을 통해 내보내 주고
하멜 일당도 일본으로 보내려다가 일본이 거부 때려서 그냥 잡아둔거에 가까움
박연의 케이스는 당시 명-청 교체기로 중국쪽 송환이 안되고, 일본은 하필 키리시탄 때려잡았던 시기라
거진 반강제로 눌러 앉은 케이스이긴 함
박연의 경우 돌아가봐야 밑바닥 생활에 그짓하다가 포르투칼 상선한테 잡히면 즉결처형인 것도 있고, 하멜은 돌아가면 빵빵한 집이라 돌아가야했고...케바케네
실제로 모선인 아우어르커르크호는 바타비아 가다가 포르투갈 군함에 나포되어서 선원 전원 교수형에 처해짐
아무래도 상선+해적질 하는 사략선이라 그런것 같은데, 암튼 조선 남은게 신의 한수긴 헸음ㅋ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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