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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뜻이 맞는 지인이 모여 지은 공동 별장. 좋은 집과 좋은 풍경보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집 짓기 프로젝트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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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서쪽으로 2시간 30분 거리, 강화도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곳. 시골 집조차 띄엄띄엄 있는 넓은 들판에서 회색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콘크리트와 목재가 어우러진 2층짜리 건물. 청담동이나 압구정동에서 보았더라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건물이지만 시골, 논과 밭 사이에 들어선 현대식 건물이기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초인종을 누르고 집 구경을 하고 갈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 외관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집의 용도와 집이 지어진 스토리였다. 한 사람은 자기 집 옆 자투리 땅을 헐값에 내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건축비를 분담해 지은 공동 주택이라는 것. 천주교 신자인 이들이 기도 모임도 할 겸, 가끔 가족끼리 쉬어가기도 할 겸 지은 ‘기도하는 펜션’인 셈이다. 역시 천주교 신자인 이 집의 시공자도 비싼 자재나 완제품 가구를 구입하는 대신 DIY 아이디어를 발휘해 공사비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Modern & Natual 건물 외관 외관은 콘크리트처럼 보이지만 ‘포렉스’라는 패널을 사용해 마감했다. 이때 패널을 평편하게 붙이지 않고 들쭉날쭉하게 붙여 입체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 화이트 패널 모양의 ‘렉산’과 적삼목을 매치해 모던함에 자연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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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모임 하기 좋은 조용한 펜션’을 의뢰한 것은 작년 9월. 땅 실측과 설계가 끝나고 탁 트인 들판이 보이도록 동향으로 집 방향을 잡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H빔 철골 구조물을 올리고 내·외장재와 단열재가 채워졌다. 강풍이 많이 부는 지형의 특징을 고려해 콘크리트로 벽을 세우는 대신 단열 효과가 좋은 EPS 패널을 내·외장재 사이에 넣고, 콘크리트 느낌의 ‘포레스’ 패널을 붙여 외관을 마무리했다. 원래 3개월을 예상한 공사지만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면 미장 공사를 할 수 없고, 밤새 얼어붙은 장비를 녹여야 하는 겨울 공사인 탓에 4개월 만에 완성된 것. 외형이 완성되어갈 즈음 실내 인테리어 작업이 시작되었다. 펜션보다 종교 모임을 하는 장소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실내는 최대한 넓고 차분하게 꾸며졌다. 가구와 생활 용품까지 모두 포함해 연면적 53평(1층 35평, 2층 18평), 2층짜리 건물을 2억원대에 지을 수 있었다.
기능성을 고려한 거실 인테리어 데크로 나갈 수 있는 문은 시스템 창호를 선택해 강한 바람을 막고, 단열 효과를 높였다.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보다 천장고(3m)를 높게 설계했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매립식 벽난로를 설치했다.
눈높이로 맞춤한 TV장 거실의 전면. 소파 없이 여러 사람이 바닥에 모여 앉을 수 있도록 좌식 거실로 꾸며졌기 때문에 TV장 역시 낮게 디자인했다. 이 TV장은 TV와 오디오 사이즈를 측정한 다음 원목을 쌓아 DIY한 것. TV장 위로 보이는 넓은 벽면 역시 나뭇결 무늬가 있는 벽지를 바른 다음 알루미늄 몰딩을 덧대 DIY한 아트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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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에서 거실과 주방을 통과하면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이 나타난다. 양쪽 면이 유리로 된 좁고 긴 복도. 이 복도를 지나면 별채와 연결된다. 서재와 침실, 개인 욕실을 갖춰 독립적인 공간. 외부 데크로 나갈 수 있는 현관문이 따로 있고, 책꽂이와 붙박이장이 빌트인되어 마치 원룸처럼 꾸며져 있다. 묵상을 하는 사람이나 기도 모임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신부님이 기거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미대 출신의 인테리어 코디네이터가 시공한 곳곳에는 색다른 DIY 아이디어가 숨어 있었다. DIY한 가구와 소품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공사 원가가 줄어든다는 점도 있지만 집과 스타일이 맞아떨어지는 맞춤형 가구를 가질 수 있다는 것 또한 매력. 거실의 TV장을 비롯해 별채에 놓인 마루형 침대, 책상 위 철제 등, 1층 현관 앞의 나무 조각 벽 등이 스타일리스트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것이다.

1 나무토막으로 DIY한 아트월 현관 정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인 공간. 2층까지 트인 천장은 7m 높이로 시원스럽게 설계했다. 대신 어두운 톤의 벽지를 선택해 안정감을 주고, 계단의 옆면에는 나무토막을 이어 붙여 아트월을 만들었다. 이 벽은 다양한 두께의 각목을 비슷한 크기로 잘라 하나씩 이어 붙인 것. 2 원룸형 침실 서재에서 두 계단 정도 높게 배치된 침실. 낮은 책꽂이와 커튼으로 공간을 분리했을 뿐 한 공간에 서재와 침실, 욕실이 있는 원룸형으로 설계되었다. 옷장은 싱크대 소재와 통일해 빌트인하고, 침대는 각목을 이어 붙여 마루형으로 뼈대를 제작한 다음 그 위에 라텍스 매트리스를 깔아 완성했다.

3 클래식하게 꾸며진 욕실 모서리형 욕조를 매립해 넓어 보이는 욕실. 타일의 반듯한 느낌 때문에 모던해 보일 수밖에 없는 욕실에 앤티크 거울과 조명을 달아 클래식한 분위기를 냈다. 4 원형 샤워 부스 해바라기 샤워기가 달려 있는 샤워 부스. 벽면에 좁고 긴 창을 뚫어 샤워 부스에 햇살을 끌어들였다. | |
출처 : 팟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