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RDV - Winy Maas
1958년 네덜란드 스헤인델(Schijndel) 출생. 1993년 동료 건축가 야코프 판 레이스(Jacob van Rijs), 나탈리 드 프리스(Nathalie de Vries)와 함께, 로테르담에 건축 스튜디오 MVRDV를 창립하였다. 건축 및 도시학, 조경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인 MVRDV는 2000년 하노버 세계 엑스포의 네덜란드관, 노년층을 위한 암스테르담의 보조코(WOZOCO) 아파트, 도쿄의 명품 쇼핑몰 자이어(Gyre), 에인트호번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파크 ‘플라이트 포럼(Flight Forum)’ 등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선보여왔다.
오늘날 건축 및 도시가 당면한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MVRDV는 특히 개념적 도구를 통한 건축 환경 탐구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FARMAX>(1998) <KM3>(2005) 등의 연구서를 통해, 조밀화와 복합적 공간 이용, 지속가능성과 세계화 등에 대한 이론 및 사고를 설명하며, 이러한 요소들을 자신들이 실제 작업에 적용했던 방식과 그 결과물 역시 소개한 바 있다. MVRDV는 현재 네덜란드 국내는 물론, 스페인, 중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세계 각국을 무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입니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24시간 어느 순간이라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죠.
주로 어떤 음악을 즐겨 들으시나요?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음악을 한없이 공급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다행이에요. 좋은 음악을 찾을 시간도, 능력도 전무한 제 난점을 보완해주는 친구들이죠.
라디오도 들으십니까? 사무실에서는 어떠세요? 라디오는 듣지 않습니다.
침대맡에 두고 보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반가운 질문이네요. 전 정말 책을 좋아하거든요. 요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습니다. 정말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는 책이라, 내일이면 다 읽을 것 같아요.
디자인이나 건축 잡지를 읽어보시나요? 아니요, 건축 잡지들을 읽진 않고 대강 훑어만 봅니다. 그것도 될수록 많은 잡지들을요. 잡지사 입장에선 좋은 고객이죠.
새로운 뉴스 같은 것은 어디서 들으십니까? 주로 휴대폰이나 노트북이죠. 그걸로 충분치 않을 때는 저희 사무실의 정보원들이 제가 읽어볼 뉴스거리들을 골라서 알려줍니다. 그 많은 블로그와 웹사이트들을 혼자 다 챙겨볼 순 없는 일이니까요.
여성들의 패션에 관심이 있으실 것 같은데, 특별히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면요? 이런, 잘 모르겠는데요.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다양한 취향들이 있고, 그냥 인정할 수밖에요. 예를 들면, 어떤 때는 H&M이 프라다보다 나은 점도 있더라고요. 결국 브랜드의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얼마나 자기한테 어울리느냐, 어떻게 조화를 시키느냐가 문제겠죠. 자기만의 특성을 살리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고요. 저 역시 그렇게 입으려고 합니다. 어떻게 옷을 입느냐는 그 사람의 성격과 관련된 문제예요. 자기에게 어울리면 어울릴수록 좋은 거죠. 헐렁한 옷이건 날렵한 옷이건 간에요.
특별히 피하는 옷차림이 있나요? 보기 흉한 것만은 피하죠. 최소한 그런 정도는 피했으면 싶어요. 제한을 두려고는 하지 않지만, 컬러가 강한 옷은 잘 못 입겠더군요. 대체적으로 편한 옷일수록 좋아합니다.
애완 동물을 기르시나요? 아니요. 사실은 가슴 찡한 사연이 있습니다. 불과 이틀 전에 저희 고양이를 동물 보호소로 보내야 했거든요. 오줌을 아무 데나 많이 싸는 놈인데, 이번에 저희 집을 리노베이션하면서 얘를 내보낼 건지 계속 놔둘 건지 결정해야만 했죠. 당분간 그대로 두었었는데, 결국 더 쾌적한 집을 위해 결정을 내렸습니다 (웃음).
어릴 적부터 건축가가 되는 게 꿈이었나요? 어렸을 때는 그림 그리기를 참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9살 때인가, 스카우트에서 제 첫 작품을 만들었죠. 네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놀이동산의 회전식 관람차 같은 것이었는데, 나무 막대와 끈으로 만들었습니다. 전 지금도 첫 완성품이 자랑스러워요. 두 번째 완성작 역시 스카우트 시절에 만들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그 끝이 어딘지 종잡을 수 없는 캄캄한 집이었어요. 다가가봤자 멀어지게끔 벽이 돌아가게 구성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플라스틱으로 멋지게 만들어냈죠. 신기하게도 지금 저희가 와이 팩토리(The Why Factory)와 함께 작업 중인 ‘바바파파 하우스(Barbapapa House)’에 그런 이동식 벽이 들어가요.
다른 건축가나 디자이너들과 작업에 관해 논의 하시나요? 저희 일은 이미 그 자체로 토론의 사안이 될 만큼,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봅니다. 끊임없이 저희가 만들어내는 책 역시 소통의 한 방식이지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장이에요. 그렇긴 하지만, 몇몇 가까운 친구들과는 작업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언제나 비판 받을 수 있는 거고, 또 그래야 하니까요. 저희는 그런 부분을 감추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분명히 드러내려 해요. 그건 어느 디자인에나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당신의 스타일을 어떤 말로 묘사할 수 있을까요? 친한 친구가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요. 제가 공을 들이는 부분은 개념적인 건축 작업입니다. 명쾌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발전된 결과가 나오도록, 폭넓은 관점으로 주제에 접근하죠. 다양한 운용과 목적 안에서 입장을 취하고 움직이는 겁니다. 우선 ‘콘셉트’라는 말의 정의를 이용해야 할 것 같은데요, 예술이나 디자인에서 이 말은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희의 개념화 작업을 설명하는 데는 찰스 젠크스(Charles Jencks)의 이론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개념적 건축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건 저희뿐만이 아니니까요. BIG이나 OMA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죠. 하지만 저희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좀 더 소통을 중시하고, 도시적이지 않죠. 그런 작업을 위해 저희에게는 비평가들의 도움이 필요하고요. 다음 세대를 위한 진보와 소통을 위해서도, 이런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 프로젝트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당신의 작업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다 할 수 있을까요? 그 변화상을 한 눈에 보여주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 질문에 대한 최선의 대답은, 글쎄요, 한 권의 책을 엮고 그 다음 책을 이어가는 작업과 같다고 할 수 있겠죠. 책을 쓰다 보면, 한 걸음 최대한 크게 내딛었다고 생각한 순간, 다음 번에 메워야 할 허점이나 구멍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그런 일련의 연속성이 저희 작업의 변화상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까지의 작업 중 특히 만족스러웠던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지난 세월에 대해 만족도를 매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건 많고 많은 그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쏟아 부은 모든 노력을 일일이 따지는 게 될 테니까요. 그 모두가 전체의 한 부분이고, 제게는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입니다. 제가 늘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졸업 작품에 모든 걸 쏟아 붓지 말라는 거죠. 그랬다가는 자신의 길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한 가지만 하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또 다른 걸 하라는 겁니다. 한발 한발 한 가지씩 해나가다 보면, 차츰차츰 더 확장된 규모와 폭넓은 의제를 다룰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누군가를 위해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신가요?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있어요. 병원이나 학교처럼 그 자체가 사회적 요소인 작업들이죠. 그런 프로젝트의 기회가 주어지는 건축가는 그리 많지 않아요. 병원은 전문가들의 손을 거친 다음, 나중에 건축의 층위가 덧붙여지죠. 막대한 관심을 쏟을만한 작업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제가 해보고 싶은 작업은… 친구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을 위한 작업이라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구체적인 요구가 있으면서도, 매우 열려 있고 열성적이면서 자발적인 작업이 되겠죠. 대체적으로 저는 그런 친밀한 성격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고요. 앞으로 기대해 봐야죠.
현재 활동 중인 동시대 건축가 중 특별히 높게 평가하는 이가 있다면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제가 가장 존경하고 큰 영향을 받은 이는 단연 렘 콜하스입니다. 같이 작업도 해봤는데, 현재 가장 중요한 건축가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떤 의미에서든 저희 작업의 일정 부분은 그가 던진 질문들에 대한 대답들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봐요. 렘 콜하스는 그 이전의 건축가인 미스 반데 로에에 바탕을 두면서, 접근 방식과 깊이의 비결을 푼 인물입니다. 궁극적으로 하나의 과정 자체를 완성해낸 것이죠.
그렇다면 과거의 인물들 중에는 어떻습니까? 많이 있죠. 사상가나 화가부터 영화감독까지 그 폭은 넓습니다. 요즘 시대는 취사 선택의 가능성이 많은 시대 같아요… 가만 보면, 페이스북이나 온갖 사이트에서 순위를 매겨서 화면에 띄우고 그러더군요. 나이 때문인지, 저는 아직 그런 건 해보지 않았어요… 이 질문에 있어서도 순위를 매기고 싶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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