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신이례(君使臣以禮)
임금이 신하를 예로서 부려야 한다는 말이다.
君 : 임금 군(口/4)
使 : 하여금 사(亻/6)
臣 : 신하 신(臣/0)
以 : 써 이(人/3)
禮 : 예절 예(礻/13)
군사신이례(君使臣以禮)
소식(蘇軾) 북송(北宋)
君主가 臣下 부리기를 禮로써 해야 한다는 데에 대한 論
君以利使臣이면 則其臣皆小人也니 幸而得其人이라도 亦不過健於才而薄於德者也요 君以禮使臣이면 則其臣皆君子也니 不幸而非其人이라도 猶不失廉恥之士也라
군주가 신하를 利益으로 부리면 신하들이 모두 小人이 되니, 다행히 훌륭한 사람을 얻더라도 재주에는 뛰어나나 덕에는 부족한 자에 불과할 뿐이요, 군주가 禮로써 신하를 부리면 신하들이 모두 君子가 되니, 불행히 훌륭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廉恥를 아는 선비를 잃지는 않는다.
其臣皆君子면 則事治而民安하고 士有廉恥면 則臨難에 不失其守하나니 小人은 反是라 故로 先王謹於禮하시니라
신하가 모두 君子이면 정사가 잘 다스려져서 백성들이 편안하고, 선비가 廉恥가 있으면 患難을 만나도 평소의 지조를 잃지 않는데, 小人은 이와 반대이다. 그러므로 先王이 禮를 삼가신 것이다.
禮는 以欽爲主하니 宜若近於弱이나 然而服暴者는 莫若禮也요 禮는 以文爲飾하니 宜若近於僞나 然而得情者는 莫若禮也니라
禮는 공경을 위주로 하니 마땅히 나약함에 가까울 듯하나 포악한 자를 복종시키는 것은 禮만 한 것이 없으며, 禮는 문식(文飾)하여 꾸미니 마땅히 거짓에 가까울 듯하나 실정을 얻는 것은 禮만 한 것이 없다.
定公이 問君使臣하고 臣事君호되 如之何잇고한대 孔子曰 君使臣以禮하며 臣事君以忠이라하시니
定公이 “군주가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군주를 섬기기를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孔子께서 대답하시기를 “군주는 신하를 禮로써 부려야 하고 신하는 군주를 忠誠으로써 섬겨야 합니다.”라고 하셨다.
不有爵祿刑罰也乎아
何爲其專以禮使臣也오
군주에게는 爵祿과 刑罰이 있지 않은가? 어찌하여 오로지 禮로써 신하를 부려야 하는가?
以爵祿而至者는 貪利之人也니 利盡則逝矣요 以刑罰而用之者는 畏威之人也니 威之所不及則解矣라
爵祿을 취하려고 온 자는 이익을 탐하는 사람이니 이익이 다하면 떠나가고, 刑罰을 두려워하여 쓰여지는 자는 위엄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니 위엄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해이해진다.
故로 莫若以禮하니 禮者는 君臣之大義也니 無時而已也니라
그러므로 禮로써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으니, 禮는 군주와 신하의 큰 義로 어느 때이든 그칠 수가 없는 것이다.
漢高祖以神武로 取天下하니 其得人이 可謂至矣라 然이나 恣慢而侮人하야 洗足箕踞하고 溺冠跨項하니 可謂無禮矣라
漢 高祖가 神武함으로 天下를 얻었으니, 인물을 얻은 것이 지극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高祖는 평소 행실이 교만방자하고 사람들을 무시해서 발을 씻으면서 두 다리를 뻗고 걸터앉아 선비를 만나보고, 선비의 冠에 오줌을 누고 목을 짓밟았으니, 무례하다고 이를 만하였다.
故로 陳平이 論其臣호되 皆嗜利無恥者라하니 以是進取는 可也어니와 至於守成하야는 則殆矣라
그러므로 陳平이 高祖의 신하들을 논하기를 “모두 이익을 좋아하고 염치가 없는 자들이다.”라고 한 것이니, 이들과 함께 進取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守成에 이르러서는 위태롭다.
高帝晩節에 不用叔孫通, 陸賈면 其禍를 豈可勝言哉리오
高祖가 말년에 숙손통(叔孫通)과 陸賈를 등용하지 않았더라면 그 禍를 어찌 다 말할 수 있었겠는가?
呂后之世에 平, 勃이 背約而王諸呂하야 幾危劉氏는 以廉恥不足故也니라
呂后의 세상에 陳平과 주발(周勃)이 맹약을 저버리고 여러 呂氏들을 王으로 봉하여 劉氏를 거의 위태롭게 한 것은 염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武帝踞厠而見衛靑이로되 不冠이면 不見汲黯하니라
漢 武帝가 평상에 걸터앉아서 위청(衛靑)을 만나보았으나, 冠을 쓰지 않고서는 급암(汲黯)을 만나보지 못하였다.
靑雖富貴나 不改奴僕之姿하고 而黯은 社稷臣也어늘 武帝能禮之로되 而不能用하니 可以太息矣니라
衛靑은 비록 富貴하였으나 황제 앞에서 노복(奴僕)의 자세를 바꾸지 않았고, 汲黯은 社稷의 신하였는데도 武帝가 능히 禮로 대하였으나 등용하지는 못하였으니, 크게 탄식할 만한 일이다.
[역주]
君使臣以禮 : 이 글의 제목은 논어(論語) '八佾'의 “定公이 ‘군주가 신하를 부리고 신하가 군주를 섬김에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孔子께서 ‘군주는 신하를 부리기를 禮로써 하고, 신하는 군주를 섬기기를 충성으로써 해야 합니다(定公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라고 대답하셨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蘇軾은 이 글에서 ‘君使臣以禮’의 중요성에 대해 이론적 측면뿐 아니라 실천적 측면까지 모두 논파하고 있다.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使(하여금 사/부릴 사, 보낼 시)는 ❶형성문자로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吏(리, 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吏(리, 사; 오로지 공평하게 공적인 일을 기록하는 사람)와 윗사람(人)이 아랫 관리(官吏)에게 일을 시킨다는 데서 '부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使자는 '시키다'나 '부리다', '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하나의 글자였다. 使자는 본래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었다. 사관은 제사를 주관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에 손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쥐고 있었다. 갑골문은 바로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人자가 들어간 使자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使(사, 시)는 (1)조선시대 초엽에 요물고(料物庫), 장흥고(長興庫), 풍저창(豊儲倉), 제용고(濟用庫), 해전고(解典庫) 등의 장관(長官) (2)고려(高麗) 및 조선시대 때 목(牧), 도호부(都護府) 등 지방(地方) 관청(官廳)의 으뜸 벼슬 (3)고려(高麗) 때 삼사(三司), 밀직사(密直司), 자정원(資政院), 통례문(通禮門), 풍저창, 요물고, 공흥창(廣興倉), 의영고(義盈庫) 등 여러 관청(官廳)의 으뜸 벼슬, 등의 뜻으로 ①하여금 ②가령(假令), 만일(萬一), 설사(設使) ③심부름꾼, 하인(下人) ④벼슬의 이름 ⑤사신(使臣) ⑥부리다 ⑦시키다 ⑧따르다, 순종하다 ⑨방종하다, 제멋대로 하다 ⑩쓰다, 운용하다, 그리고 ⓐ(사신으로)보내다(시) ⓑ(사신으로)가다(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여금 령(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일할 로(勞)이다. 용례로는 물건을 씀 또는 사람을 부리어 씀을 사용(使用), 남을 부추기어서 시킴을 사주(使嗾), 사자로서 받은 명령 또는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한 나라의 정부를 대표하여 일정한 사명을 띠고 외국에 파견되는 사람을 사절(使節), 남을 부려 일을 시킴 또는 어떤 작업을 시킴을 받아 함을 사역(使役), 예수가 복음을 널리 전하려고 특별히 뽑은 열두 제자를 사도(使徒), 어떤 사명을 맡아서 심부름을 하는 사람 또는 죽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잡아가는 일을 맡았다는 저승의 귀신을 사자(使者), 심부름꾼을 달리 이르는 말을 사인(使人), 일정한 사무실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소년을 사동(使童), 그렇게 하도록 시킴을 사연(使然), 술을 마시고 그 기운을 빌어서 기세를 부림을 사주(使酒), 심부름꾼을 보내어 안부를 물음을 사빙(使聘), 노무자와 고용주를 이르는 말을 노사(勞使), 어떤 사람에게 또는 단체에 강제적인 힘을 따르게 하거나 굴복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또는 자기의 권리를 실현되게 하는 것을 행사(行使), 사람이나 동물을 몰아서 부리는 것 또는 말이나 수단 수법 따위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부리어 사용하는 것을 구사(驅使), 설령이나 그렇다 하더라도를 이르는 말을 설사(設使), 특별한 임무를 띠고 파견하는 사절을 특사(特使), 외무부 장관의 감독과 훈령을 받아 조약국에 주재하여 자기 나라를 대표하여 외교를 맡아보는 관리를 공사(公使), 먼 곳에서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안사(雁使), 매우 혹독하게 일을 시키거나 부림을 고사(苦使), 남몰래 보내는 사자를 밀사(密使), 경사를 축하하려고 보내던 사신을 하사(賀使), 번뇌를 마음을 속박하고 중생을 따라다니며 마구 부린다 하여 일컫는 말을 결사(結使), 사명을 받듦을 봉사(奉使), 자기의 의사를 다른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남에게 전함을 일컫는 말을 사지문지(使之聞之), 팔과 손가락을 쓴다는 뜻으로 지시나 명령 등을 뜻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사비사지(使臂使指), 물을 거슬러 흐르게 한다는 뜻으로 자연의 도리에 어긋남을 이르는 말을 사수역류(使水逆流), 돈을 아끼지 않고 물 쓰듯 함을 이르는 말을 사전여수(使錢如水), 심부름꾼이 가서 소식이 없거나 또는 회답이 더딜 때의 비유 또는 한번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소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함흥차사(咸興差使), 쓸 만한 사람이나 부릴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사지인(可使之人), 간호사를 아름답게 일컫는 말을 백의천사(白衣天使),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뜻으로 말로써 지시하지 않고 눈빛이나 얼굴 표정으로 부하를 부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바람을 빌려 배를 빨리 달린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제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차풍사선(借風使船), 아내가 시키는 말에 거역할 줄 모르는 사람을 농으로 일컫는 말을 판관사령(判官使令), 말 대신 은연히 뜻만 보여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알게 한다는 뜻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부림을 이르는 말을 이지기사(頤指氣使), 돈으로는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 뜻으로 돈의 위력을 비유한 말을 전가사귀(錢可使鬼) 등에 쓰인다.
▶️ 臣(신하 신)은 ❶상형문자로 본디 크게 눈을 뜬 모양을 형상화했다. 내려다 본 사람의 눈의 모양으로 전(轉)하여 신을 섬기는 사람, 임금을 섬기는 중신(重臣), 신하(臣下)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臣자는 '신하'나 '하인', '포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臣자는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다. 臣자가 '신하'라는 뜻을 가진 것은 왕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臣자는 본래 '포로'를 뜻했던 글자였다. 고대에는 포로로 잡히거나 항복한 노예들을 왕실의 노예로 삼았다. 臣자는 그들을 일컫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왕을 섬기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면서 지금은 '신하'나 '하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臣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신하'를 뜻하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監(볼 감)자나 臥(엎드릴 와)자처럼 고개를 숙인 사람의 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臣(신)은 ①신하(臣下) ②백성(百姓) ③하인(下人) ④포로(捕虜) ⑤어떤 것에 종속(從屬)됨 ⑥신하(臣下)의 자칭(自稱) ⑦자기(自己)의 겸칭(謙稱) ⑧신하(臣下)로 삼다 ⑨신하로서 직분(職分)을 다하다 ⑩신하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이다. 용례로는 임금을 섬기어 벼슬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신하(臣下), 신하와 서민 또는 많은 신하를 신서(臣庶), 신하가 되어 복종함을 신복(臣服), 신하된 처지를 신분(臣分), 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공신(功臣), 국가나 임금의 명령을 받고 외국에 사절로 가는 신하를 사신(使臣),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중직에 있는 신하를 중신(重臣), 봉토를 받은 신하 곧 제후를 봉신(封臣),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를 모신(謀臣), 문관인 신하를 문신(文臣), 무관인 신하를 무신(武臣), 남의 신하를 인신(人臣), 간사한 신하를 간신(奸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지위가 낮은 신하를 미신(微臣), 이름난 신하를 명신(名臣),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손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장지신(股掌之臣),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간사한 신하와 불효한 자식을 일컫는 말을 간신적자(奸臣賊子),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듣기에 괴로운 직언을 하는 강직한 신하를 일컫는 말을 골경지신(骨骾之臣), 임금의 사랑을 잃게 된 외로운 신하의 원통한 눈물을 일컫는 말을 고신원루(孤臣冤淚),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풀을 베는 천한 사람이란 뜻으로 평민이 임금에 대해서 저를 낮추어 일컫던 말을 자초지신(刺草之臣), 임금의 명령을 비롯한 나라의 중대한 언론을 맡았다는 뜻에서 승지를 일컫던 말을 후설지신(喉舌之臣), 벌이나 개미에게도 군신의 구별은 뚜렷이 있다는 뜻으로 상하 위계 질서를 강조할 때에 이르는 말을 봉의군신(蜂蟻君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풀떨기 같은 신하라는 뜻으로 벼슬하지 않는 백성을 이르는 말 또는 신하인 자가 스스로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초망지신(草莽之臣),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임금의 치욕을 씻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도와 생사고락을 함께함을 이르는 말을 주욕신사(主辱臣死) 등에 쓰인다.
▶️ 以(써 이)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람이 연장을 사용하여 밭을 갈 수 있다는 데서 ~로써, 까닭을 뜻한다. 상형문자일 경우는 쟁기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以자는 '~로써'나 '~에 따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以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以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수저와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밭을 가는 도구이거나 또는 탯줄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하고는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석은 없다. 다만 무엇을 그렸던 것인지의 유래와는 관계없이 '~로써'나 '~에 따라', '~부터'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以(이)는 ①~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②~에 따라, ~에 의해서, ~대로 ③~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④~부터 ⑤~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⑥~을 ~로 하다 ⑦~에게 ~을 주다 ⑧~라 여기다 ⑨말다 ⑩거느리다 ⑪닮다 ⑫이유(理由), 까닭 ⑬시간, 장소, 방향, 수량의 한계(限界)를 나타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전(以前),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어떤 범위 밖을 이외(以外), 일정한 범위의 안을 이내(以內),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어떤 한계로부터 동쪽을 이동(以東), ~이어야 또는 ~이야를 이사(以沙), 그 동안이나 이전을 이왕(以往), 까닭으로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을 소이(所以), ~으로 또는 ~으로써를 을이(乙以), 어떠한 목적으로나 어찌할 소용으로를 조이(條以), ~할 양으로나 ~모양으로를 양이(樣以), 석가와 가섭이 마음으로 마음에 전한다는 뜻으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심오한 뜻은 마음으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는 말 또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전달됨을 이르는 말을 이심전심(以心傳心),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뜻으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당해 내려는 어리석은 짓을 일컫는 말을 이란투석(以卵投石), 대롱을 통해 하늘을 봄이란 뜻으로 우물안 개구리를 일컫는 말을 이관규천(以管窺天), 귀중한 구슬로 새를 쏜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주탄작(以珠彈雀), 독으로써 독을 친다는 뜻으로 악을 누르는 데 다른 악을 이용함을 이르는 말을 이독공독(以毒攻毒),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으로 힘에는 힘으로 또는 강한 것에는 강한 것으로 상대함을 이르는 말을 이열치열(以熱治熱), 옛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이고위감(以古爲鑑), 새우로 잉어를 낚는다는 뜻으로 적은 밑천을 들여 큰 이익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하조리(以蝦釣鯉), 손가락을 가지고 바다의 깊이를 잰다는 뜻으로 양을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이르는 말을 이지측해(以指測海),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댄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기만하고 권세를 휘두름을 이르는 말을 이록위마(以鹿爲馬), 하나로써 백을 경계하게 한다는 뜻으로 한 명을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일경백(以一警百), 털만으로 말의 좋고 나쁨을 가린다는 뜻으로 겉만 알고 깊은 속은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이모상마(以毛相馬), 남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이인위감(以人爲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이르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禮(예도 례/예)는 ❶형성문자로 豊(례)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보일 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에게 바치기 위해 그릇 위에 제사 음식을 가득 담은 모양의 뜻을 가진 豊(풍, 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제사를 풍성하게 차려 놓고 예의를 다하였다 하여 예도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禮자는 '예절'이나 '예물', '의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禮자는 示(보일 시)자와 豊(예도 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豊자는 그릇에 곡식이 가득 담겨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예도'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도'라는 뜻은 豊자가 먼저 쓰였었다. 고대에는 추수가 끝나면 신에게 감사하는 제사를 지냈다. 이때 수확한 곡식을 그릇에 가득 담아 올렸는데, 豊자는 바로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러나 후에 豊자가 '풍성하다'나 '풍부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示자를 더한 禮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禮(례)는 ①예도(禮度) ②예절(禮節) ③절(남에게 공경하는 뜻으로 몸을 굽혀 하는 인사) ④인사 ⑤예물(禮物) ⑥의식(儀式) ⑦책의 이름(=예기禮記) ⑧경전(經典)의 이름 ⑨단술(=감주), 감주(甘酒: 엿기름을 우린 물에 밥알을 넣어 식혜처럼 삭혀서 끓인 음식) ⑩예우(禮遇)하다 ⑪신을 공경(恭敬)하다 ⑫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예의에 관한 모든 질서나 절차를 예절(禮節), 사회 생활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손하며 삼가는 말과 몸가짐을 예의(禮儀),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우(禮遇), 예법에 관한 글을 예문(禮文), 예로써 인사차 방문함을 예방(禮訪), 존경하여 찬탄함을 예찬(禮讚), 예법과 음악을 예악(禮樂), 예법을 자세히 알고 그대로 지키는 사람 또는 그러한 집안을 예가(禮家), 사례의 뜻으로 주는 물건을 예물(禮物), 예법을 따라 베푸는 식으로 결혼의 예를 올리는 의식을 예식(禮式),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대(禮待), 예법으로써 그릇된 행동을 막음을 예방(禮防), 예절과 의리를 예의(禮義), 혼인의 의례를 혼례(婚禮), 스무살이 되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찌고 어른이 되던 예식을 관례(冠禮), 예의에 벗어나는 짓을 함을 결례(缺禮),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장사지내는 예절을 장례(葬禮), 예법에 따라 조심성 있게 몸가짐을 바로함을 약례(約禮), 예의가 없음을 무례(無禮), 아내를 맞는 예를 취례(娶禮), 언행이나 금품으로써 상대방에게 고마운 뜻을 나타내는 인사를 사례(謝禮),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인사를 경례(敬禮), 말이나 동작 또는 물건으로 남에게서 받은 예를 다시 되갚는 일을 답례(答禮),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 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예의와 음악이 깨지고 무너졌다는 뜻으로 세상이 어지러움을 이르는 말을 예괴악붕(禮壞樂崩),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예의를 숭상하며 잘 지키는 나라를 일컫는 말을 예의지국(禮儀之國), 예의가 너무 까다로우면 오히려 혼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예번즉란(禮煩則亂), 예의는 서로 왕래하며 교제하는 것을 중히 여김을 일컫는 말을 예상왕래(禮尙往來), 어느 때나 어느 장소에서나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말을 예불가폐(禮不可廢)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