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춘추(朦朧春秋)
춘추(공자가 지은 역사서)를 읽기는 했으나 알고 있는 것이 흐리멍텅하다는 뜻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이다.
朦 : 풍부할 몽(月/14)
朧 : 흐릿할 롱(月/16)
春 : 봄 춘(日/5)
秋 : 가을 추(禾/4)
출전 : 열하일기(熱河日記) 피서록(避暑錄)
이 성어는 朴趾源(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피서록(避暑錄)에 나온다. 그 soddy은 다음과 같다.
최두기(崔杜機) 성대(成大)의 '이화암노승가(梨花菴老僧歌)'에, '오왕이 연극 보다가 뭉텅 상투 슬퍼했고, 전수가 중이 되어 춘추필법 위탁했네(吳王看戲泣椎結, 錢叜爲僧托麟筆)'라 하였으니,
崔杜機 成大 梨花菴老僧歌云.
吳王看戱泣椎結, 錢叟爲僧托麟筆.
우리나라 선배들이 매양 중국 일에 대하여 풍문에 휩쓸려서 실적에 충실하지 못함이 일쑤이다. 이에 이른바 오왕은 오삼계(吳三桂)를 말함이요, 전수는 전겸익(錢謙益)을 말함이다.
我東先輩每於中州事, 率因風聞而不詳實蹟. 所謂吳王者, 吳三桂也; 錢叟者, 錢謙益也.
겸익이나 삼계가 모두 되놈에게 항복하여 머리털이 희도록 오래 살았으나 무료히 지나는 중에, 그 하나는 비록 의거(義擧)에 의탁하였으나 임금의 칭호가 벌써 참람하였고,
謙益三桂, 俱以降虜, 白頭无聊, 一則雖托義擧而號先僭,
또 하나는 저서에 뜻을 붙였으나 대절이 이미 이지러졌으니, 비록 교활하게 후세의 공격을 회피하고자 한들 누가 믿어 주리요. 우리나라 상말에 대체로 사물(事物)에 어두운 것을 '몽롱춘추(朦朧春秋)'라 한다.
一則寓意著書而大節已虧, 雖欲巧逃後世之誅貶, 人孰信之. 吾東諺, 凡事物之䵝昧者, 稱矇矓春秋.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춘추를 이야기하기 좋아하나 몽롱하기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것이 많으니, 어찌 만인(滿人)들의 조소를 입지 않으리요.
東人喜談春秋而矇矓, 若是類者多, 豈不爲滿人之所笑也.
(燕巖集 卷之十四○別集 熱河日記避暑錄)
* 최두기는 멋모르고 변절한 오삼계가 상투를 보고 명(明)을 생각해서 울었다 하고, 또 전겸익이 청(淸)에 벼슬까지 한 것을 지사인 듯 칭찬하였는데, 이는 모두 '몽롱춘추'라는 것이다. 최두기는 조선 정조(正祖) 때 문학가로, 두기는 호요, 성대는 이름이며, 자는 사집(士集)이다.
몽롱춘추(朦朧春秋)
박지원이 '열하일기' 피서록에서 최성대(崔成大)의 '이화암노승가(梨花菴老僧歌)'의 두 구절을 인용했다. '오왕(吳王)이 연극 보다 상투 보고 울었고, 전수(錢叟)는 머리 깎고 사필(史筆)에 의탁했지(吳王看戲泣椎結, 錢叟爲僧托麟筆).'
오왕(吳王)은 오삼계(吳三桂)다. 청에 투항해 명 멸망에 조력한 후 제 욕심을 채우려고 다시 난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전수(錢叟)는 전겸익(錢謙益)이다. 청조에 투항해서 자청해 머리를 깎았던 훼절의 인물이다.
최성대는 절의를 말할 가치조차 없는 두 인물을 두고, 오삼계는 명대의 상투 머리를 한 연극 무대 위 인물을 보고 옛 감개에 젖어 눈물을 흘리고, 전겸익은 머리는 비록 깎았지만 속으로는 춘추의 사필(史筆)을 휘둘러 명나라 역사를 서술했다고 치켜세웠다.
명을 배반해 오랑캐에게 나라를 팔아 넘긴 자가 연극 배우의 상투를 보고 울었다니 그런 코미디가 없다. 제 머리 깎아 절의를 꺾은 자가 춘추의 필법을 말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박지원은 '우리 속담에 사물에 어두운 것을 '몽롱춘추(朦朧春秋)'라 한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춘추'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나 몽롱하기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것이 많으니, 어찌 만인(滿人)들의 조소를 입지 않겠는가?' 하며 답답해 했다. 제법 그럴 법해 보여도 따져 보면 전혀 동이 닿지 않는 말이다. 제 딴에는 제법 유식한 체 한 소리가 앞뒤 맥락이 없어 우습다.
춘추의 필법은 엄정했다. 허투루 보이는 동사 하나도 상황에 따라서 가려 썼다. 한 예로 군대의 싸움도 세력이 비등하면 공(攻), 강자가 약자를 치면 벌(伐), 잘못을 응징함은 토(討), 천자가 나선 전쟁은 정(征)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정벌과 토벌, 공벌, 정토의 뜻도 제가끔 다르다. 의미로는 모두 친다는 뜻이지만 표현만 봐도 전쟁의 성격이 드러났다.
기준은 명분이다. 명분이 무너져 분간이 흐려지면 그게 바로 몽롱춘추다. 꼭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 못하면 세상이 그 틈에 어지러워진다.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안 해야 할 일을 하면 망조가 든다. 분간을 세우는 것이 먼저다.
몽롱춘추(朦朧春秋)
춘추를 희미하게 알다는 뜻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봄과 가을을 합친 춘추(春秋)는 어른의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이고, 공자(孔子)가 엮은 오경(五經)의 하나라는 것은 상식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춘추필법(春秋筆法)이라 하여 대의명분을 밝혀 비판적이고 엄정하게 역사를 서술하는 방법을 가리키게 됐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압력에 대항하여 진실을 기록하려 한 동호직필(董狐直筆)이 좋은 본보기다. 여기에 의식이 흐리멍덩하다는 몽롱(朦朧)이 합쳐지면 추상같은 필법으로 쓴 춘추를 읽었어도 알고 있는 것이 바르지 못하고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된다.
조선 정조(正祖) 때의 문장가이자 실학자인 박지원(朴趾源)은 중국 청(淸) 황제의 별장이 있던 열하를 기행하고 명저 ‘열하일기(熱河日記)’를 남겼다. 그곳 36개소의 이름난 경치가 있는 피서산장(避暑山莊)을 구경 갔을 때 쓴 피서록(避暑錄)에 이 성어가 나온다.
그는 우리나라 선인들이 중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풍문에 휩쓸려 엉터리로 기록한 것이 많다고 개탄한다. ‘우리 속담에 사물에 어두운 것을 몽롱춘추라 하는데, 이는 춘추를 이야기하기 좋아하나 잘 알지 못하면서 말하는 데서 나왔다(吾東諺 凡事物之䵝昧者 稱矇矓春秋 東人喜談春秋而矇矓).’
박지원이 희미하게 알고서 잘못 단정한 예로 정조 때의 문학가 최성대(崔成大)의 시를 들었다. 한학자 정민의 ‘조심(操心)’에 전후를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오왕(吳王)이 연극 보다 상투 보고 울었고(吳王看戲泣椎結), 전수(錢叟)는 중이 되어 사필에 의탁했네(錢叟爲僧托麟筆)라는 두 구절이다.
오왕은 명(明)을 배반하고 오랑캐에 나라를 넘긴 오삼계(吳三桂)를 말하고, 전수는 투항해서 자청해 머리를 깎았던 전겸익(錢謙益)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에게 연극 배우를 보고 감개에 젖고, 춘추필법으로 역사서를 썼다고 표현했으니 지탄받을 만하다.
독립운동가 박은식(朴殷植)의 수필에서도 ‘경사제서(經史諸書)를 통독하였다 하나 춘추가 몽롱하고 경위(經緯)가 호도(糊塗)’하다며 당시 교육가 지도자들에 일침을 놓았다.
박학다식하더라도 꼭 해야 할 언행과 해서는 안 될 언행을 구분하지 못하면 세상이 시끄럽다. 그 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갖다 붙이거나 앞에서 아는 체하다가는 비웃음만 산다.
분별력을 잃지 않는 삶
오늘의 몽롱춘추(朦朧春秋)를 넘어서기
혼탁한 세상 속, 명확한 기준이 우리의 길을 밝힙니다. 몽롱춘추(朦朧春秋)란 무엇인가? 박지원이 '열하일기'에서 언급한 몽롱춘추(朦朧春秋)는 분별력을 잃고 기준 없이 판단하는 상태를 비유한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란 속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상황을 경계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몽롱춘추(朦朧春秋)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합니다. 특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와 편향된 의견은 우리의 분별력을 흐리게 합니다.
오늘날의 몽롱춘추: 편향된 유튜브 콘텐츠
현대인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 제공해, 종종 편향된 정보만 접하게 만듭니다. 이는 개인의 시각을 좁히고, 더 나아가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몽롱춘추를 넘어서기 위한 실천 방안
1. 다양한 관점을 접하기
편향된 채널만 보지 말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탐색하세요. 예를 들어, 정치적 이슈를 다룰 때 좌우의 입장을 모두 확인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비교하세요.
2. 비판적 사고로 정보 분석
콘텐츠를 접할 때, '이 정보가 사실인가?'를 스스로 묻고 출처를 검증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예를 들어, 감정을 자극하는 제목(클릭베이트)을 보았다면, 그 내용을 분석적으로 바라보세요.
3.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추천 동영상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검색하며 스스로 선택한 콘텐츠를 시청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검색하여 알고리즘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유도하세요.
4. 감정적 반응에서 거리두기
분노나 과도한 공감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일단 멈추고, 냉정하게 판단하세요. 편향된 콘텐츠는 '관심 없음'으로 설정하여 추천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5. 플랫폼 외의 정보 활용
신뢰할 수 있는 언론사, 서적, 학술 자료를 활용해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얻습니다. 특히 중년세대라면 책이나 강연을 통해 배운 경험을 재해석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 세대의 지혜로운 정보 소비란?
몽롱춘추(朦朧春秋)는 단순히 과거의 비판이 아닙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명확한 기준과 올바른 분별력을 요구하는 메시지입니다. 특히 중년세대는 젊은 세대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지혜를 활용하여, 편향된 정보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고, 사회적 소통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란스러운 정보 속에서도 우리가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올바르게 판단한다면, 세상은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몽롱춘추(朦朧春秋)를 넘어서기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세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비판력
비판력이란?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따져보며 판단하는 비판적 사고와 따지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무비판적 사고를 볼 수 있다.
비판에서 유의할 점
자신만의 생각으로 즉 주관적인 사고로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약점을 말해서는 안 되며,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나 어떤 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서 어떤 의견을 일방적으로 배타하거나 옹호해서는 안 된다. 비판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판력이 필요한 이유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시로 대면하는 사물이나 사건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나 진상이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물이나 사건의 내면을 파고 들어가 깊은 사고를 해야 한다. 그 사고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비판력이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가 부족하면 주관적 사고로 흐르기 쉽고, 주관적 사고는 독단에 빠지기 쉽다. 비판적 사고는 분석하고, 종합하고, 응용하며 다양한 사고를 해야 하므로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비판력이 필요하다.
비판력은 아홉 살을 전후로 발달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2~3학년이 되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차차 벗어나기 시작하여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상황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기 나름의 기준을 갖고 정의하기 시작한다. 주관도 점점 뚜렷해지고 확실해져서 좋고 나쁨이나, 하고 싶고 하기 싫음도 분명히 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그럴듯하게 표현한다.
어린이들에게 주장하는 글을 써보도록 한다.
주장하는 글을 써 봄으로써 어린이들의 논리력과 비판력이 구체적으로 형성 될 것이다. 주장하는 글이란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쓴 글이다. 이런 글을 ‘논설문’이라고도 한다. 이를테면 ‘분리수거를 잘 하자’ 또는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자’처럼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글로 자기가 ‘주장하는 글’을 써보는 것은 비판력이 향상의 공부가 될 것이다.
비판에서 유의할 점
어떤 비판을 하기에 앞서서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상대방의 주장이나 입장, 또는 감정을 먼저 알고 비판해야 한다. 비판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객관적인 비판은 비판하려는 이유와 근거가 명확해야 하며, 그 비판에 대하여 누구든지 공감할수록 좋은 비판이다. 비판을 하다보면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이 없는 내용을 거론하기 쉬운데 그것은 감정이 개입 될 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비판이라면 결코 관련된 내용만 가지고 비판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비판은 참으로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애매하거나 모호하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표현한다.
비판력을 키우기 위하여 이런 생각을 갖자.
사물을 주관적으로나 겉만 보아서는 안 된다. 객관적이고 본질적으로 보려 하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판단하거나 이익을 위해 주장하지 않는다. 사물에 대한 확실한 정보나 자료를 활용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자.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지 않는다. 관련된 내용만으로 얘기하자. 비판하는 어떤 경우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쉽다. 그러나 문제점만 제시하면 자칫 비난이 된다. 바람직한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난 뒤에 반드시 개선방안을 함께 제시하자.
비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 반의 모든 아이들이 인규를 나쁜 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인규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말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비판해 보자. 어떤 근거에서 인규가 나쁜지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인규를 나쁜 아이로 평가한다면 안 될 일이다.
'인간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 복제 기술은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를 가지고 비판해 보자. 복제기술은 난치병 치료에 꼭 필요하다. 도덕적인 부분은 법으로 엄격하게 제한하며 꾸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인터넷에서 익명성은 인터넷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배경이나 이유를 제시하여 비판해 보자. 인터넷의 익명성은 숨어서 특정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개인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홍길동전'을 읽고 비판해 보자. 홍길동이 아무리 선한 마음에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을 훔치는 일은 나쁜 일이다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평소에 비판하는 공부를 하면 훌륭한 비판력을 갖게 될 것이다.
▶️ 朦(흐릴 몽)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 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蒙(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朦(몽)은 ①흐리다 ②(달빛이)어슴푸레하다 ③(눈이)어둡다 ④가리다 ⑤우매(愚昧)하다, 어리석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마취로 독물이나 약물로 인해 감각을 잃고 자극에 반응할 수 없게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일 또는 사상이나 이념 따위에 의하여 판단력을 잃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몽혼(朦昏), 달빛이 흐릿함이나 어른어른하여 희미함 또는 의식이 뚜렷하지 않고 흐리멍덩함을 이르는 말을 몽롱(朦朧), 장님으로 점을 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몽수(朦瞍), 춘추를 읽기는 했으나 알고 있는 것이 흐리멍텅하다는 뜻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몽롱춘추(朦朧春秋), 술에 취하여 눈이 흐려 앞이 똑똑히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취안몽롱(醉眼朦朧) 등에 쓰인다.
▶️ 朧(흐릿할 롱/농)은 형성문자로 胧(롱/농)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달 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龍(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朧(롱/농)은 ①흐릿하다, 흐리다②분명(分明)하지 아니하다 ③(달빛)희미하다(稀微) ④(달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달빛이 흐릿함이나 어른어른하여 희미함 또는 의식이 뚜렷하지 않고 흐리멍덩함을 이르는 말을 몽롱(朦朧), 시문이나 회화 등에서 명확한 의의나 윤곽 등을 갖지 아니한 것을 이르는 말을 몽롱체(朦朧體), 춘추를 읽기는 했으나 알고 있는 것이 흐리멍텅하다는 뜻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몽롱춘추(朦朧春秋), 술에 취하여 눈이 흐려 앞이 똑똑히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취안몽롱(醉眼朦朧) 등에 쓰인다.
▶️ 春(봄 춘, 움직일 준)은 ❶회의문자로 旾(춘)이 고자(古字), 㫩(춘)은 동자(同字)이다. 艸(초; 풀)와 屯(둔; 싹 틈)과 날일(日; 해)部의 합자(合字)이다 屯(둔)은 풀이 지상에 나오려고 하나 추위 때문에 지중에 웅크리고 있는 모양으로, 따뜻해져 가기는 하나 완전히 따뜻하지 못한 계절(季節)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春자는 '봄'이나 '젊은 나이', '정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春자는 日(해 일)자와 艸(풀 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春자의 갑골문을 보면 艸자와 日자, 屯(진칠 둔)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屯자는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서의 春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새싹과 초목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면서 지금의 春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春자는 단순히 '봄'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을 계절에 빗대어 '젊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욕'이나 '성(性)'과 관련된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春(춘, 준)은 ①봄 ②동녘 ③술의 별칭 ④남녀(男女)의 정 ⑤젊은 나이 ⑥정욕(情慾)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움직이다(준) ⓑ진작(振作)하다(떨쳐 일어나다)(준) ⓒ분발하다(마음과 힘을 다하여 떨쳐 일어나다)(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을 추(秋)이다. 용례로는 봄날에 느끼는 나른한 기운(氣運)의 증세를 춘곤증(春困症), 봄이 옴을 춘래(春來), 봄의 짧은 밤에 꾸는 꿈을 춘몽(春夢), 봄의 시기를 춘기(春期), 봄에 피는 매화나무를 춘매(春梅), 봄철에 입는 옷을 춘복(春服), 봄철에 어는 얼음을 춘빙(春氷), 봄에 입는 홑옷을 춘삼(春衫), 따뜻한 봄을 난춘(暖春), 봄이 돌아옴으로 늙은이의 중한 병이 낫고 다시 건강을 회복함이나 다시 젊어짐을 회춘(回春), 꽃이 한창 핀 아름다운 봄으로 꽃다운 나이를 방춘(芳春), 다시 돌아온 봄 새해를 개춘(改春), 봄을 맞아 기림 또는 봄의 경치를 보고 즐김을 상춘(賞春), 봄을 즐겁게 누림을 향춘(享春), 성숙기에 이른 여자가 춘정을 느낌을 회춘(懷春), 몸파는 일을 매춘(賣春),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청춘(靑春), 봄의 난초와 가을의 국화는 각각 특색이 있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춘란추국(春蘭秋菊),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봄철의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제 허물을 스스로 드러내어 화를 자초함을 이르는 말을 춘치자명(春雉自鳴),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라는 뜻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함을 이르는 말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추위와 노인의 건강이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이 오래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춘한노건(春寒老健), 봄에는 꽃이고 가을에는 달이라는 뜻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화추월(春花秋月), 봄 잠에 날이 새는 줄 모른다는 뜻으로 좋은 분위기에 취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을 춘면불각효(春眠不覺曉), 봄철의 지렁이와 가을 철의 뱀이라는 뜻으로 매우 치졸한 글씨를 두고 이르는 말을 춘인추사(春蚓秋蛇), 봄바람이 온화하게 분다는 뜻으로 인품이나 성격이 온화하고 여유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풍태탕(春風駘蕩), 얼굴에 봄바람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을 춘풍만면(春風滿面), 봄철에 부는 바람과 가을 들어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지나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춘풍추우(春風秋雨), 이르는 곳마다 봄바람이란 뜻으로 좋은 얼굴로 남을 대하여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고 처신하는 사람 또는 가는 곳마다 기분 좋은 일을 이르는 말을 도처춘풍(到處春風),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란 뜻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장춘몽(一場春夢),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입춘대길(立春大吉),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가을 달과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세월을 이르는 말을 추월춘풍(秋月春風) 등에 쓰인다.
▶️ 秋(가을 추/밀치 추)는 ❶회의문자로 秌(추), 鞦(추)의 간자(簡字), 秌(추)가 본자(本字), 龝(추)가 고자(古字)이다. 禾(화; 곡식)와 火(화; 불, 말리는 일)로 이루어졌다. 秋(추)는 곡식을 베어서 말리는 뜻에서, 그렇게 하는 계절(季節)인 가을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秋자는 '가을'이나 '시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秋자는 禾(벼 화)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래서 秋자는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火자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곤 했다. 그런데 秋자의 갑골문을 보면 禾자가 아닌 메뚜기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메뚜기를 구워 단백질을 보충하던 시기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본래 '가을'은 메뚜기를 구워 먹는 계절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소전에서 메뚜기가 아닌 禾자가 쓰이면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秋(추)는 (1)시기(時期)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을 ②때, 시기(時期) ③세월(歲月) ④해, 1년 ⑤여물다 ⑥날다 ⑦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⑧시름겹다 ⑨추상(秋霜)같다 ⑩밀치(마소의 꼬리에 거는 나무 막대기) ⑪그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봄 춘(春)이다. 용례로는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음력 8월 15일 한가위를 추석(秋夕),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둬 들이는 일을 추수(秋收), 가을 밤을 추야(秋夜), 가을에 거두는 모든 곡식을 추곡(秋穀),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추사(秋思), 가을 빛이나 가을의 경치를 추색(秋色),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추량(秋涼), 가을 경치를 추경(秋景), 가을의 찬 기운을 추랭(秋冷), 가을 밤의 달을 추월(秋月), 가을날 또는 그날의 날씨를 추일(秋日), 가을 하늘을 추천(秋天), 맑게 갠 가을날을 추청(秋晴), 가을철의 잔잔하고 맑은 물결을 추파(秋波), 가을갈이로 다음 해의 농사에 대비하여 가을에 논밭을 미리 갈아 두는 일을 추경(秋耕), 가을 바람을 추풍(秋風), 가을에 내리는 서리라는 뜻으로 백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추상(秋霜), 가을철에 털을 갈아서 가늘어진 짐승의 털이란 뜻으로 몹시 작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추호(秋毫), 익은 보리를 거두어 들이는 일을 맥추(麥秋), 봄과 가을을 춘추(春秋), 가을의 석 달 동안을 삼추(三秋), 늦가을을 만추(晩秋), 가을이 한창일 때라는 뜻으로 음력 8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중추(仲秋), 초가을을 조추(肇秋), 늦가을을 모추(暮秋), 늦은 가을을 심추(深秋), 다음에 다가오는 가을로 내년 가을을 내추(來秋),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좋은 계절인 가을을 이르는 말을 추고마비(秋高馬肥), 가을철에 털갈이하여 가늘어진 짐승의 털끝이라는 뜻으로 매우 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추호지말(秋毫之末),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라는 뜻으로 세력 따위가 갑자기 기울거나 시듦을 이르는 말을 추풍낙엽(秋風落葉), 마음이 아주 깨끗하고 청렴하여 조금도 남의 것을 범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추호불범(秋毫不犯)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