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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갱노회(蓴羹鱸膾) ; 순채국과 농어회

작성자세이지|작성시간19.10.01|조회수1,584 목록 댓글 0

순갱노회 蓴羹鱸膾


고향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정을 이르는 말. 중국 진나라의 장한(張翰)이 자기 고향의 명물인 순챗국과농어회를 먹으려고 관직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비슷한 말] 순로(蓴鱸 ; 순채와 농어)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Bcql&articleno=17049536


순채 蓴菜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水草)

줄기는 원뿔모양이고 물에 잠겨 있으며 잎은 어긋나고 물 위에 떠 있다.

7~8월에 어두운 붉은 자주색 꽃이 긴 꽃대 끝에 하나씩 피고 열매는 달걀 모양으로 물속에서 익는다.



순채회 蓴菜膾 [순채회/순채훼]

순채의 여린 잎을 잠깐 데쳐서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어 초장에 찍어 먹는 음식.



순채차 蓴菜-

순채 잎을 오미잣국에 넣고 꿀을 탄 차.



순채다 蓴菜茶

[같은 말] 순채차(순채 잎을 오미잣국에 넣고 꿀을 탄차).



노회(鱸膾; 농어 회)




장한귀강동[張翰歸江東]

장한[張翰]은 진(晉) 나라 오군(吳郡) 사람으로, 자는 계응(季鷹)인데 문장가이다. 제(齊) 나라에 벼슬하여 동조연(東曹掾)이 되었는데, 가을 바람이 불자



[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가을바람


옛 선비들은 가을바람이 불면 관직을 내던지고 귀향을 꿈꿨다. 그래서 가을바람(秋風)이란 시어는 귀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해석한다.

고려 말 목은(牧隱) 이색(李穡)은 ‘동강조어(東江釣魚)’란 시에서

“가을바람 일기를 기다릴 것 없이/장한처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구나(不待秋風起/願從張翰歸)”

라고 노래했다.


여기 나오는 장한(張翰)이 추풍을 귀향바람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진서(晉書)』 ‘장한(張翰)열전’에 따르면 진(晉)나라 장한은 낙양(洛陽)에서 벼슬살이하던 중 가을바람이 일자 고향 오중(吳中:현재의 강소성 남부와 절강성 북부)의 채소, 순챗국〔蓴羹〕, 농어회〔鱸鱠〕가 그리워졌다.


장한은

“인생은 자신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어찌 수천 리 밖에서 좋은 벼슬〔名爵〕을 구하며 얽매일 필요가 있겠는가”

라면서 벼슬을 버리고 귀향했다.

그래서 순챗국·농어회도 낙향을 그리워하는 시귀로 사용된다.



 조선 초기 문신 서거정(徐居正)은 ‘순채가(蓴菜歌)’라는 시에서 “가을바람 불기를 기다리지 말고 돌아가면 좋으리(不待秋風歸去好)”라고 노래했다. 그러나 호구지책(糊口之策)을 그만두고 낙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조에는 진(晉)나라 육기(陸機)가 왕무자(王武子)를 방문했을 때 마침 양락(羊酪:타락죽)과 명주인 수곡(數斛)이 앞에 있었다고 전한다.

왕무자가 “경(卿)의 고향 강동(江東)에서는 무엇이 이것과 견줄 만합니까?”라고 묻자 육기는 “순챗국이 있는데 다만 소금과 콩을 넣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진서(晉書)』 ‘육기(陸機)열전’에 따르면 오(吳)나라 출신 육기(陸機)는 계속 벼슬에 연연하다가 진(晉)나라에서 화(禍)를 당해 죽게 되었다. 죽기 직전에야 “화정(華亭)의 학(鶴) 우는 소리를 언제나 다시 들을 수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그래서 ‘화정의 학’은 화를 당하기 전에 빨리 귀향하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도 “가을바람 불어오면 바로 관직 던지고/월계에서 고깃배 사겠노라 이미 약속했다네(擬待秋風便投劾/越溪曾約買漁舟)”라고 읊었지만 척화파 영수로서 심양까지 끌려가 숱한 고초를 겪고 난 후에야 낙향할 수 있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데 이 나라는 낙향바람 대신 정치바람이 거세다. 정치권에 대한 실망 때문이겠지만 가을바람에 순챗국과 농어를 그리워한 옛 선비들은 어떤 느낌일까?

이덕일 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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