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體)와 상(相)과 용(用)
불교에서는 이 세상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관찰할 때 한 가지 측면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관찰하고 이야기합니다.
그 셋이 무엇인가? 체(體)와 상(相)과 용(用)입니다.
이 중 체(體)는 본질, 본체, 근원, 근본 등을 뜻하고, 상(相)은 나타나 있는 모습을, 용(用)은 작용이나 능력을 가리킵니다. 우리 인간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반드시 체, 상, 용이 있습니다. 체, 상, 용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연 체, 상, 용이란 어떠한 것인가? 예를 들겠습니다.
옆의 시계가 있다면 그 시계를 바라보십시오. 보이십니까?
‘나’ 의 눈으로 보는 시계의 모습이 바로 상(相)입니다.
그 시계의 용(用)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시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 상과 용은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럼 시계의 체(體)는 무엇인가?
체는 그와 같은 시계의 모습을 낳게 하고 시간을 알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근원이요 근본입니다.
그렇다면 체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그 시계를 만들어낸 사람의 ‘생각’입니다. 시간을 알 수 있게 하는 작용을 표출시키기 위해 여러 부품들을 조합하여 지금의 시계 모양으로 만들어낸 발명가의 마음의 움직임 그 체입니다. 발명가의 마음이 시계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체(體)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과 용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지만 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체는 언제나 상과 용의 밑바닥에 숨어있습니다.
출처: 불교신행연구원(도서출판 효림)발행 월간 법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