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돋]남편이 사라졌다. 그를 절대 찾을 수 없다면, 나를 찾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우리는 기필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작성자잠만자고출근작성시간24.10.19조회수4,335 목록 댓글 21출처: 여성시대 잠만자고출근
“저는 내꺼가 좋아요.”
“아직은 그런 게 없지만, 나중에 어른이 돼서 정말 소중한 게 생기면 제 모든 걸 다 줄 거예요. 정말 잘해 줄 거예요. 많이 아껴 줄 거예요.”
“기특하구나.”
“그래서 절대로 안 놔줄 거예요.”
“응?”
“절대 내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할래요. 만약 그게 떠난다면, 다시 잡아 오고, 도망치면 또 잡아 와서 내 곁에만 있게 할 거예요.”
아이의 허기진 눈에 절절 끓는 갈망이 어렸다.
이런…. 의사는 이마를 부여잡고 싶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얘야, 아무리 좋아하는 상대라도 네가 원하는 대로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란다.”
“왜요?”
“사람도, 사랑도, 일방적으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아직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정말 아껴 준다는 건 소유의 개념이 아니란다.”
“우리는 아주 작은 실수로도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잃어버리곤 하거든.”
“선생님, 저 다음 달에 결혼해요.”
몇 년 만에 찾아온 아이는 어릴 적에도 찾아볼 수 없던 생기가 온 얼굴을 하늘거리며 덮고 있었다. 그녀는 꽃향기가 나는 청첩장을 허공에 내밀며 수줍게 웃었다.
드디어 네 사람을 찾았나 보구나!
그렇다면 부디 행복하기를.
하지만 결혼 이후 소식이 끊겼던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건―
9시 뉴스에서였다.
―전원이 꺼져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돌아 버릴 것 같다.
현재 시각 새벽 4시.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거나 착신이 금지된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 주시길 바랍니다…….
“시발, 이게 뭘까?”
남편의 실종.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 끝끝내 그 두 글자뿐이었다.
수색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러는 사이 서령은 세상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냈다. 단 하루 새에 입술이 허옇게 까졌고, 목에서는 시큼한 물만 올라왔다.
남편이 사라졌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없습니다. 회사는 아예 법인 등록이 안 되어있고, 차 번호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 현이라는 이름이, 주민등록상에 나오지 않습니다. 혹시 한서령 씨가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건 아닌지…….”
“여기 이웃들은 만나 보셨어요?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셨어요?”
“한서령 씨, 모르셨어요?”
“…뭐가요?”
“여기 삼화 빌라에 거주 중인 분은 한서령 씨네 밖에 없습니다.”
“……!”
2년 동안 이곳에 살았다. 오며 가며 만난 이웃이 이 빌라 사람들이다. 모두를 상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층마다 사는 가족 단위 정도는 안다.
노부부도 있고, 우리 같은 신혼부부도 있고,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독신도 있었고, 혼자 사는 대학생도 있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여기에 아무도 안 살아요, 신고자 분.”
“…….”
“전부 빈집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그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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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의뢰해 주신 건은 저희가 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가씨한테 블랙 요원이 붙은 겁니다.”
“……블랙, 요원이요?”
“하아……. 국정원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감에 의존해야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건…… 저도 재직 시절 딱 한 번 느껴 봤던 위화감입니다.”
“그래서 이거 못 맡습니다. 솔직히 깜냥이 안 돼요.”
“…….”
“국정원 최상위 간부들을 제외하곤 블랙 요원의 신상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 사람들, 해외에 나가면 말 그대로 간첩이거든요. 설사 신분이 밝혀져도 국가에서 인정을 안 합니다. 그러면 해외에서 잡혀도 그대로 징역도 살고, 심지어는 사형도 당해요.”
“…….”
“절대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그냥 개새끼한테 물렸다고 생각하고, 잊고 살아가세요. 포기하는 게 일신상 이롭습니다.”
“절대 꼬리가 안 밟히는 사람이라 했으니, 반대로 해 보면요.”
“무슨……”
“내가 꼬리를 흔들어 보면요.”
“…예?”
“내가 국정원에 잡혀 가면요?”
간단한 문제였다. 그를 절대 찾을 수 없다면, 반대로 그가 나를 찾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도저히 꼬리를 찾을 수 없다면 그 숲에 불을 지르면 되는 거 아닌가.
“나쁜 짓을 많이 하면… 현직 요원들을 만날 수 있나요?”
“저기 한서령 씨,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파주시 통일대교 남문이랑 임진강 정도 답사해 봤는데요. 라면, 옥수수, 우비, 정도만 챙겨도 되는지 조언을 듣고 싶어요. 알아보니까 고깃배는 훔치는 게 좋다고 하고. 다른 곳으로는 인천 강화군 쪽도 생각하고 있어요.”
“……네?”
“월북할 때요.”
김 현, 우리는 기필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네가 먼저, 나를 잡으러 오게 될 테니까.
낡은 계단을 한 층씩 내려올 때마다 남자의 걸음걸이가 변했다.
반듯했던 걸음은 이윽고 느릿하고 비딱한 모양새로, 애정이 고여 있던 눈은 비쩍 마른 동공으로 변했다.
그는 정갈하게 잠긴 셔츠의 단추를 차례로 끄르고 쇄골에서부터 실리콘 가죽을 주욱 뜯어냈다.
그러자 각진 턱, 무쌍의 기다란 눈매, 숱이 얇은 눈썹, 특색 없던 콧등이 사라지고 남자의 진짜 얼굴이 나타났다.
백 개의 얼굴을 가졌다는 최고의 잠입 전문 요원.
코드네임 마스카маска.
해외국익정보부의 비공식 제1팀 소속.
교묘하고 교활한 성격으로 단 한 번도 꼬리가 밟혀 본 적 없다는 선수 중의 선수.
블랙 요원 이우신.
집으로 돌아오면 내가 밥이라도 해 줄 것 같아요? 물론 따뜻하게 먹이기야 하겠죠. 그런데 현이 씨도 그때부턴 빛 한 줌 못 보는 거예요. 내가 그랬던 것처럼요.
평생 내 옆에서 썩어요.
<책소개>
꿈처럼 달콤하고 행복했던 2년간의 결혼생활을 보내던 어느 날.
남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맹인인 한서령은 그를 찾아 헤매지만―
“절대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백 개의 얼굴을 가졌다는 최고의 블랙요원.
내 전부였던 결혼생활이…… 당신에겐 한낱 ‘업무’였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절망 속에서 서령은 억눌러온 광기를 잘못 터트리는데……!
“나쁜 짓을 많이 하면 현직 요원들을 만날 수 있나요?”
그를 잡을 수 없다면 차라리 먼저 잡히겠다고―!
그토록 찾아 헤맨 남편이 코앞에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메리 사이코 - 건어물녀
리디북스 독점
정식사이트에서 봅시당😎
#현대로맨스 #첩보요원 #혐관 #배틀연애 #조직/군대물 #집착녀 #집착남 #후회남
(본문의 내용은 작품에서 발췌했습니다. 문제 시 알려주세요.)
바빠서 시간 없는뎈ㅋㅋㅋ 오랜만에 소설 읽고 너무너무너~무 재밌어서ㅠㅠ 여시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달려왔어
현로 치곤 분량이 7권이나 되서 이거 언제 다 읽지?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 다 읽어 가는 나를 발견..
필력+매력적인 캐릭터들+떡밥회수 다 완벽한 스토리 비중이 큰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은 여시들에게 추천할게😉
희란국연가
요한은 티테를 사랑한다
잠자는 바다
페르세포네를 위하여
답장을 주세요, 왕자님
누가 도로시를 죽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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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문제 시, 울면서 수정 또는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