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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외전 [세 원수와 아기바구니] (3)

작성자카페 바텐더|작성시간03.04.27|조회수468 목록 댓글 1
은하영웅전설 외전 [세 원수와 아기바구니] (3)



은하제국도 사람 사는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네 사는 곳과 다름없이 옆집 아주머니는 바람을 피우
고 인기 탤런트는 공연중인 신인 여배우와 호텔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다 들키며 대통령은 시가를 물고 '음 맛좋군'하며 미소짓는 법. 음.
쓰고 보니 어째 관점이 좀 한쪽으로 치우쳤군.

여하튼, 이런일 저런일 다-일어나고 또 그 일들을 재미삼아 온갖 외
설적인 잡지들(이를테면 플래툰이나 취미가같은)이 경쟁하듯 싣는 것은
은하제국이라 해서 다를바 없다. 또한 보통, 그.런. 계통의 잡지는 사회
저명인사-특히나 권력에 밀접히 접근해있는-를 가쉽거리로 삼는 것은
시대를 불문한 약속같은 것.

이를테면,


- 월간 <제국여성> 대특집! 로이엔탈 원수 마흔 네 번째 애인 등장!
서른 여덟 번째 여성과 두시간 특집 대담!


- 침묵장군 아이제나흐 드디어 입을 열다!
아틀란티스 대륙의 신비 마침내 밝혀지는가!


- <임페리얼 레이디> 창사 삼백주년 특집,
제국군 수뇌부에 호모의 의혹?


- 메크링거 제독 콘서트 대성공, 그 배후에 미모의 여성의 그림자가?!


......같은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황색언론들조차, 함부로 화제로 삼길 꺼리는 것이 하
나 있다.

다름아닌 볼프강 미터마이어 원수 부부에게 자식이 없다는 문제였다.

같은 제국군의 쌍벽을 이루는 로이엔탈의 화려한 애정행각에 비해서
어째서 미터마이어는 예외인가? 무척이나 로이엔탈이 분개할 법한 이
상황은 전적으로 이 문제가 매우 미묘한 부분이라는 점에 있다.

역지사지에 주마간산이라고(별 관계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아니 아예 이해하기 쉽게끔 설정도 바꿔보자. 대한민국 국무총리 홍희
범씨에게 아들이 없다고 치자. 용감하게 손들고 일어서서 " 하하 총리
님. 자제분이 없으신걸 보니 하반신이 부실하시거나 사모님에게 문제
가 있으신가 보죠? "라고 겁대가리 없이 질문할수 있는 사람? 없지?

게다가 시대는 세기말...이 아니지만, 어쨌건 시험관 아기 같은건 장난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눈부신 지금의 이 시대. 설령 미터마이어 부
부의 몸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할수 있는 아이
템은 쌓이고 또 널려있건만, 어째서 이 두사람은 아이를 가질 생각조차
하지 않는가...라는 것은 미묘하기 그지 없는 문제인 거다.


가설 1. 남편 미터마이어가 호...모...다.
가설 2. 아내 에반젤린이...다...
가설 3. 혹은, 그 양쪽 다이다.


이런 가설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힘없는 세간의 잡지사들(역시 예를
들면 플래툰이나 취미가같은)이 월간 특집이나 창사 특집으로 다루기에
는 힘에 겨운 것이다. 때문에 뭔가 한마디 하고 싶어서 목구멍에서 손
이 튀어나올 정도인 제국의 수많은 여성잡지들도, 자중하며 하나쯤 진
실이 세상으로 튀어나오길 고대하고 있었다.

그들의 명예를 위해 사실을 밝히자면, 미터마이어 부부에게 2세가 아
직 없는 것은, 그들 두사람에게는 아무런 원인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두고 싶다. 굳이 책임을 추궁한다면, 그것은 미터마이어의 부친에게
있으리라.

별명이 질풍이라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빠른 미터마이어는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공관으로 출근하기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그
의 눈에 무엇이 비추었는지는 지금까지 이 이야기를 줄곧 보아온 독자
들에게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응애 응애 울고 있는 아기바
구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갓난아기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발견한 볼프강
미터마이어는 3초간 정지했다가 비명처럼 외쳤다.


[ 여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


[ 좋은 아침일세. ]


변함없이 오늘도 은근히 이마에 살랑거리는 앞머리를 슬쩍 위로 한번
들춰올리며,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회의실 탁자에 자리한 휘하 장
수들에게 건방진 폼으로 고개를 까닥거렸다. 그 휘하 장수들중, 한명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물었다.


[ 왠일로 오늘은 미터마이어가 없군. ]


이 발언을 접하자 오벨슈타인의 석고상처럼 무표정한 얼굴에 일순 동
요가 일었다. 그리고 그 동요가 가라앉기도 전에 콰당!!! 하는 커다란
소음과 더불어 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환희에 가득찬 미터마이어가 달리
듯 들어왔다. 감격에 몸을 떨며 그는 외쳤다.


[ 폐하! 그리고 여러분! 모두 들어주십시오. ]


미터마이어답지 않은 호들갑스러움에 모두들 당혹을 감추지 못하고
그를 주목했다. 그는 희열에 몸을 떨며 다음과 같이 외쳤던 것이다.


[ 드디어... 드디어 우리집에도! 오늘 아침에 우리집에도 드디어 황
새가 아기를 물어다 주었어요!!! ]


......이 발언을 듣고 입을 멍하니 벌린자 약 3명. 안면근육을 경직시
킨자 약 4명. 배를 잡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한 자 약 2명. 그리고 들
고 있던 서류를 움켜쥐며 처절한 과거회상에 잠긴자.....약 1명...............


' 신혼시대의... 미터마이어가 말했었지... 이봐 로이엔탈! 에반젤린이
이상해! 밤에 잘적에 말야......라고.... '


그리고 제장(諸將)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듯, 라인하르트가 만면에
기쁨의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 오! 그건 정말 잘됐군 미터마이어. 나도 자네 부부에게 황새가
좀처럼 아기를 물어다주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했었다네. ]


은하제국의 사가(史家)들은, 이 순간이야말로 로이엔탈 원수가 반역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입을 모아 증언하고 있다.



~ 아마도 끝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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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카페 바텐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3.07.27 이 글은 어딘지 모르지만 퍼온 글입니다... 아마도 저작권의 희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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