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감염확률이 높아지는
많은 이들이 이동하는 한가위 명절 연휴를 맞이해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가 회복된 분이나 회복 중인 분 그리고 앞으로 감염될 지도 모를 모든 분들과
<두문을 동시에 투과한다>(불광출판부, 1판 1996, 2판 2004) 가운데에서 다루었던
‘몸이 아플 때 I, II’를 다시 한 번 함께 성찰하고자 소개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 지면을 빌어 대한민국 의료진 여러분의 헌신獻身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부디 뜻깊고 즐거운 명절 맞이하시고 건강하게 일상日常으로 복귀하시기를 간절히 염원念願 드립니다.
2022년 9월 9일 어려움이 없는 곳[無難軒]에서 거사 법경法境 합장
코로나 시대에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을 다시 새기다
몸이 아플 때 I
우리가 아무리 건강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바삐 살다 보면 병은 약해진 때를 놓치지 않고 어김없이 우리에게 찾아든다.
이럴 때면 단지 조심하라는 경고로 알고 그동안의 생활 태도를 점검해 보면서 다시 건강이 회복되도록 애쓰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하면서 마음도 평온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은 감기 같은 가벼운 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형 선고와도 같은 암과 같은 무거운 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암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곧 죽는 것은 아니다.
삶에 애착을 가지면서도 마음이 평온한 사람들 가운데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암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삶을 다시 살아가고 있는 경우를 우리 주위에서도 자주 접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잘 따져 보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온을 잃지 않고 굳세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평온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참나를 온몸으로 체득하기 전에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점은 여러분들도 선사[동서양의 영적 스승]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와
일반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몸이 아플 때 Ⅱ
몸이 아픈 분들에게 수행의 좋은 지침서이기도 한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을 매일매일 독송할 것을 권해 드리고 싶어
내가 학창 시절 송광사 수련회에 갔다가 얻어 온 글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보았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로써 양약(藥)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자! 라고 하셨느니라.
3. 공부하는 데에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4. 수행하는 데에 마(魔) 없기를 바라지 않는다.
수행하는 데에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 주는 벗을 삼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5. 일을 계획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않는다.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8. 공덕을 베풀 때에는 과보를 바라지 않는다.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신짝처럼 버리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않는다.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부 자가 되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도록 하자! 라고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트이는 것이요, 트임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므로 석가세존께서는 많은 장애 가운데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셨다.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내지 못한다면, 어떤 장애가 부딪칠 때 그것을 이겨낼 수 없다.
그래서 마침내는 법왕法王의 큰 보배까지도 잃게 될 것이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마음에 깊이 새겨 우리 모두 함께 생활의 지혜로 삼도록 하자.
- <두문을 동시에 투과한다>(2판, 2004) 54-57쪽에서 인용
관련 자료:
<두 문을 동시에 투과한다> 박영재 (불광출판부; 초판 1996, 개정판 2004)
http://www.seondohoe.org/2387 (2011.03.27.)
원문(선도성찰나눔실천회):
통찰과나눔/통보선 - 코로나 시대에 ‘보왕삼매론’을 다시 새기다 (seondoho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