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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詩]나와 백석과 하얀 차와 한계령 / 김왕노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5.01.14|조회수37 목록 댓글 0

 

나와 백석과 하얀 차와 한계령

 

                                                                                   김왕노

가난한 내가

나타샤를 사랑하는 백석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면

오늘 밤 푹푹 눈은 내려라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여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앉아 적설의 량만큼 그리움을 푹푹 쌓는다

그리움을 쌓으면서 생각한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와

눈이 푹푹 쌓이는 밤에는

차를 타고 한계령을 넘어가 한 살림 차려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그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 누군가는 이 쌓이는 적설의 그리움이라면

아니 올 리가 없다

한계령을 넘어간다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이름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한계를 넘어가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그 누군가는 나를 사랑하고

주차장에서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차는 오늘 밤이 좋아

부릉 부릉 혼자서 시동을 걸어 볼 것이다

 

*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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