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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4.08.13|조회수8,362 목록 댓글 15

출처: https://www.fmkorea.com/6430516831

 

 

자존심이 강한 성격 탓에 적들이 많긴 했지만

엄청난 검술 실력을 가진 뛰어난 검사이자

아름다운 시를 써내는 능력을 지닌 시인이기도 한

문무를 모두 갖춘 시라노에게는 딱 한 가지의 컴플렉스가 있었다.

바로 이 남자... 코가 너무 대단했다...

 

 



그래서 그는 팔촌 여동생인 록산느를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자신의 추한 외모 때문에 차마 고백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록산느는 시라노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 대상은 소속된 가스코뉴 중대에 새로 부임한 노르망디 출신 군인 크리스티앙이었다.

크리스티앙도 록산느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시라노 자신이 봐도 젊고 잘생긴 크리스티앙을 록산느와 이어주기로 한다

 

 

 

 

 



크리스티앙에게는 유일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여자 앞에서는 심각한 말바보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시라노는 록산느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를 대필해주기로 하고

크리스티앙에게 자신이 써준 대사들을 외우게 만들었다.

 

 

 

 

 



록산느가 크리스티앙에게 완전히 푹 빠져서 거의 다 넘어왔을 때,

갑자기 크리스티앙이 자아 스위치를 켜서 마지막 고백은 자기가 하겠다고 선언한다 

결국 어두운 밤 록산느 집 발코니 아래에서 고백을 시도하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실패의 위기를 맞는다

대참사의 상황에서 시라노가 어두운 환경을 활용하여 대리로 사랑 고백을 하고

이게 대성공하며 록산느와 크리스티앙은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스페인과 전쟁이 터지게 되었고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를 포함한 모든 가스코뉴 중대가 출전하게 된다

전쟁 속에서도 시라노는 크리스티앙의 이름을 빌려 하루에 두 통씩 러브레터를 보냈다

그것도 스페인 점령지의 포위를 계속 목숨을 걸고 뚫으며 매일 편지를 전했다.

 

 

 

 

 



록산느는 이 편지들을 보고 크리스티앙의 영혼을 사랑한다며

전쟁터에 크리스티앙을 만나러 방문하러 오지만

크리스티앙은 이제야 시라노가 록산느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고

시라노에게 전쟁이 끝나면 모든 사실을 록산느에게 알리고 정정당당하게 사랑을 겨루자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크리스티앙은 그 전투에서 전사한다.

시라노는 슬퍼하는 록산느를 위해 진실을 알리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록산느는 수녀원에 들어가며 바깥 세상과 단절한 채로 살았고

시라노는 그녀를 매주 찾아가 위로를 건네며 세상 이야기를 전달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적이 많던 그는 누가 위에서 던진 굵은 나무 토막에 머리를 맞는다

그는 치명상을 입었지만 죽기 전에 록산느를 보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를 찾아간다

 

 

 

 

 



시라노는 록산느와 대화를 하다가 혹시 크리스티앙의 편지를 읽어볼 수 있겠냐고 묻는다

시라노는 죽어가는 와중에 록산느에게 온 힘을 다해 과거 자신이 썼던 편지를 읽고,

록산느는 날이 어두운 데도 유창하게 편지를 읊는 걸 보고

시라노의 목소리가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크리스티앙의 목소리가 닮았다는 걸 깨닫는다

 

 

 

 



록산느가 왜 말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시라노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마음을 고백 못했다고 하며

크리스티앙을 기릴 때 자신도 조금은 떠올려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품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 이야기는 실제 인물이었던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모델로 한

에드몽 로스탕의 1897년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이다.

당시에도 재치 있는 대사들과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인기가 있었던

이 연극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영화로 리메이크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맞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이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었죠 

 

이미지는 1990년 프랑스 영화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스틸컷들을 사용했습니다.

영화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2021년에 시라노의 컴플렉스를 키로 각색한 피터 딘클리지 주연의 영화를 보셔도 좋습니다.

날이 점점 쌀쌀해지고 연말이 되어가네요. 시라노는 자신의 컴플렉스 때문에 사랑을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겨우 고백을 했습니다. 물론 고백은 두렵습니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말하지 못하고 끝나는 게 더 두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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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좀짱 | 작성시간 24.08.13 와 저게 진짜 사랑이지
  • 작성자키미케 | 작성시간 24.08.13 흥미로워…
  • 작성자우리지훈이 | 작성시간 24.08.13 뮤지컬 시라노도 진짜 재밌게 봤어 !
  • 작성자고내기 | 작성시간 24.08.22 슬프다 외모가 대체 뭐라고
  • 작성자에디레드메인(Eddie Redmayne) | 작성시간 24.09.04 이 글 보고나서 시라노 희곡 어제 완독했어 ㅋㅋㅋ 좋은 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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