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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을 집필했다.
구태여 땅을 질문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책의 주인공이자 당시 러시아의 대다수였던 농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땅이었기 때문이다.
농민에게 땅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국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력이다.
그렇다면 국가에게는 얼마만큼의 국력이 필요한가?
이에 대한 답을 가장 먼저 내놓았다고 할 수 있는 정치학자는
현실주의의 아버지인
한스 모겐소(1904~1980)이다.
결국 정치라는 것도 다~ 인간성에 의해 지배되는 거 아니겠냐?
국가도 결국 인간처럼 권력 추구의 본능이 있어.
국가는 얻을 수 있는 모든 힘을 얻어서
패권국이 되려고 할 거야.
그러나 모겐소의 이러한 주장은,
국제정치는 국내정치와 차별화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구조현실주의가 등장하며 반박을 당한다.
사실 인간성이라는, 검증하기 어려운 요소는
언젠가 실증적인 연구 앞에서 사장될 수밖에 없긴 했다.
물론 그 반박의 앞에 서 있던 것은
구조현실주의의 아버지, 케네스 월츠이다.
월츠는 국제사회의 무정부 상태를 처음으로 지적한 학자이다.
그는 국가의 권력 추구는 무정부 상태에서의 자구책이며,
이에 따라 국가가 (거의 본능적으로)
세력균형을 추구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국가들이 원하는 것은
타국과 대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국력이 강하다면,
다른 나라 역시 생존을 위해 국력을 향상시키려 경쟁한다.
만약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국력이 약하다면,
우리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 국력을 키우거나
다른 나라와 연합(동맹)하여 균형을 형성한다.
경쟁하는 과정에서, 또는
오산 및 오판에 의해 전쟁이 발생하는 것이지.
그러니 모두의 안보 보호를 위해 가장 적절한 정도는
세력균형이 형성될 수 있는,
타국과 비슷한 국력이야.
그러나 당연히 이 명제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진 않는다.
정치학자들은 내 이론이 네 이론보다 나아 씨1발아
라고 주장할 수 없다면
고혈압으로 쓰러질 사람들이다.
공격현실주의의 아버지 존 미어샤이머(1947~)는
국가가 가능한 한 많은 국력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 그럼 내 이론이랑 똑같은 거잖아?
ㄴㄴ 아니거든요.
아저씨는 인간 본성 때문이라고 했지만,
나는 국제사회가 무정부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국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함.
국제사회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
저 쉨의 의도는 어떠할까?
지금 우리가 적절한 국력을 가지고 있는 게 맞나?
미래에도 국력이 비슷할 거란 보장이 없지 않나?
국력이 비슷해도 전쟁은 질 수 있지 않나?
적이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운이나 국력이 좋다면?
그런고로, 국가가 무정부 상태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도 나에게 깝치지 못하도록
확실한 패권적 지위를 갖는 거죠.
(*다만 미어샤이머가 주장하는 국가의 지향점은
세계유일 지역패권국(Regional Hegemon)이다.
지역 내에서 아무도 자국을 위협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서 자신을 위협할 지역패권국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상황이라 본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톨스토이의 소설 속 주인공,
파흠의 행동과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파흠은 악마와의 내기를 통해 넓은 땅을 얻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땅, 더 많은 땅을 원한다.
그렇다면 영원히 국력을 추구하려 서로 경쟁할
우리 인류의 마지막은 어떨까?
이는 미어샤이머의 주장이 아닌 글쓴이의 사견이지만,
파흠의 예시를 살펴보자면...
소설 속에서 한 유목민족의 촌장은 말한다.
해가 뜰 때 파흠이 걷기 시작하여
해가 질 때까지 시작 지점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걸었던 길 안에 있던 모든 땅을
파흠에게 주겠다고 말이다.
파흠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땅을 얻겠다고 걸어가다가
문득 돌아가기에 너무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악물고 시작지점으로 달려가고, 결국 성공하지만,
도착함과 동시에 심장이 터져 죽고 만다.
그가 죽을 때 가져갈 수 있었던 유일한 땅,
그의 관이 들어갈 2미터 남짓의 땅과 함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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