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lumber Did My Spirit Seal by William Wordsworth
A slumber did my spirit seal;
I had no human fears:
She seemed a thing that could not feel
The touch of earthly years.
No motion has she now, no force;
She neither hears nor sees;
Rolled round in earth's diurnal course,
With rocks, and stones, and trees.
"눈 코 뜰 새 없다"는 말을 언제 써야하는지를 요즘 배우고 있다. 일중독자에 가까운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인지라, 쉴 새 없이 움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요즘은 정말 바빴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몸이 아플만큼은 아니여서, 그 적당한 피로감이 기분을 좋게 한다. 어제 저녁 쓰러지 듯 잠들어서, 오랜만에 8시간 숙면을 취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오늘 오랜만에 쉬는 날이다. 아 좋다!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서, 숙제로 떠안고 있는 휘트먼의 가사나 어찌 해 볼 요량으로, w 게시판을 살펴봤다. 그러다 엉뚱하게 워즈워드의 시를 읽었다. 어짜피 둘다 모르는 시인이기는 마찬가지다. ^^;
난 "잠"에 관심이 있다. 맥베스가 던컨왕을 시해한 후, 환청을 듣기 시작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맥베스, 맥베스가 잠을 죽였다는 대사다. 그 옆에서 환청을 듣지 않았지만, 레이디맥베스 역시 밤마다 잠못자는 건 마찬가지다. 아라비아 향수로도 씻지 못 할 핏자욱을 지닌 채, 잠들지 못하는 맥베스 부부를 사랑하게 ^^* 된 이후로 "잠"은 늘 관심있는 주제였다.
햄릿의 잠은 죽음의 다른 모습이지만, 맥베스의 잠은 휴식이고 평화다. 지금 저 시에서 Wordsworth의 잠은 무릉도원으로 보인다. 피안의 느낌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번역은 w 게시판에 있던 Oh-sister님이 하신 것인데, 몇가지만 다른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다.
선잠이 나의 영혼을 봉해 놓아
나는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을 몰랐다.
그녀는 지상의 세월의 손길에
초연한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기운도 없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날마다 땅의 궤도를 돌고 있을 뿐,
바위와 돌멩이과 나무와 함께.
굳이 slumber을 선잠이라고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sleep가 "잠"자체만 이야기한다면, slumber은 휴식의 의미가 포함이 된 단어로 느껴진다.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인간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공포- 이 시에서는 세월이 될 것 같다. 나이가 드는 것. 늙는 것, 시인이 죽음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죽음 역시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2연의 force는 "기운"으로 번역이 되었는데, 강압이나 강제성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slmber가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 지 생각해보면, 더 쉽게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그림 속 잠은, 세상과 세월을 잊고 미동도 없이, 그렇다고 그것이 억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속된 말로 죽은 듯이 푹 퍼진 그런 잠자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잠은 선잠이 아니라 깊고 달콤한 숙면이여야 할 것이다.
워즈워드한테 바위와 돌과 나무는 세월을 빗겨간 것들인가보다. 옷깃으로 바위가 닳아없어지는 "겁"이라는 시간 단위를 생각하는 우리에겐 바위 역시 태어나고 죽는 것인데 ^^;; 내내 잘 교류하다 막판에 깨는군! 이런 ㅡ.ㅡ;;
A slumber did my spirit seal;
I had no human fears:
She seemed a thing that could not feel
The touch of earthly years.
No motion has she now, no force;
She neither hears nor sees;
Rolled round in earth's diurnal course,
With rocks, and stones, and trees.
"눈 코 뜰 새 없다"는 말을 언제 써야하는지를 요즘 배우고 있다. 일중독자에 가까운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인지라, 쉴 새 없이 움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요즘은 정말 바빴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시 몸이 아플만큼은 아니여서, 그 적당한 피로감이 기분을 좋게 한다. 어제 저녁 쓰러지 듯 잠들어서, 오랜만에 8시간 숙면을 취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오늘 오랜만에 쉬는 날이다. 아 좋다!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서, 숙제로 떠안고 있는 휘트먼의 가사나 어찌 해 볼 요량으로, w 게시판을 살펴봤다. 그러다 엉뚱하게 워즈워드의 시를 읽었다. 어짜피 둘다 모르는 시인이기는 마찬가지다. ^^;
난 "잠"에 관심이 있다. 맥베스가 던컨왕을 시해한 후, 환청을 듣기 시작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맥베스, 맥베스가 잠을 죽였다는 대사다. 그 옆에서 환청을 듣지 않았지만, 레이디맥베스 역시 밤마다 잠못자는 건 마찬가지다. 아라비아 향수로도 씻지 못 할 핏자욱을 지닌 채, 잠들지 못하는 맥베스 부부를 사랑하게 ^^* 된 이후로 "잠"은 늘 관심있는 주제였다.
햄릿의 잠은 죽음의 다른 모습이지만, 맥베스의 잠은 휴식이고 평화다. 지금 저 시에서 Wordsworth의 잠은 무릉도원으로 보인다. 피안의 느낌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번역은 w 게시판에 있던 Oh-sister님이 하신 것인데, 몇가지만 다른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다.
선잠이 나의 영혼을 봉해 놓아
나는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을 몰랐다.
그녀는 지상의 세월의 손길에
초연한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기운도 없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날마다 땅의 궤도를 돌고 있을 뿐,
바위와 돌멩이과 나무와 함께.
굳이 slumber을 선잠이라고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sleep가 "잠"자체만 이야기한다면, slumber은 휴식의 의미가 포함이 된 단어로 느껴진다.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인간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공포- 이 시에서는 세월이 될 것 같다. 나이가 드는 것. 늙는 것, 시인이 죽음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죽음 역시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2연의 force는 "기운"으로 번역이 되었는데, 강압이나 강제성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slmber가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 지 생각해보면, 더 쉽게 그림이 그려질 것 같다. 그림 속 잠은, 세상과 세월을 잊고 미동도 없이, 그렇다고 그것이 억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속된 말로 죽은 듯이 푹 퍼진 그런 잠자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잠은 선잠이 아니라 깊고 달콤한 숙면이여야 할 것이다.
워즈워드한테 바위와 돌과 나무는 세월을 빗겨간 것들인가보다. 옷깃으로 바위가 닳아없어지는 "겁"이라는 시간 단위를 생각하는 우리에겐 바위 역시 태어나고 죽는 것인데 ^^;; 내내 잘 교류하다 막판에 깨는군! 이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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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Jane 작성시간 04.10.29 오늘 오른 팔이 약간 불편해 집 앞의 한의원에 갔는데, 잠을 5시간 정도 잔다고 했더니, 원장님이 그럼 안된대요. 10대 20대에는 금세 원기가 회복되도, 40-50대에는 잠이 부족하면 있는 기를 빼 쓰게 되어 팔도 아픈거래요. 제가 얼굴은 주름 없는 30대여도 맥은 50대라며 한약을 먹으라 해서 먹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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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은물결 작성시간 04.10.29 인간이기에 지닌 두려움이 잠 속에서 끝나버렸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세상의 시간 속에 있지 않은 어떤 것으로 보입니다. 움직임도 힘도 빠져나가버리고 듣지도 보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우주와 합일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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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은밤 작성시간 07.11.06 2005.03.21 21:26 (사랑방 게시판에 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