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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와 만나다.

Pei Zhu(페이 주)를 만나다.

작성자sweety young|작성시간10.11.10|조회수97 목록 댓글 0

Pei Zhu

 

1963년 중국 베이징 출생. 칭화대, UC 버클리에서 건축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이후 칭화대, 컬럼비아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디자인 강의를 맡았다. 2005년에는 스튜디오 페이 주를 설립하였으며, 그에 앞서 중국의 건축회사 어바너스(Urbanus)를 공동으로 창립한 바 있다.

지난 4여 년간 스튜디오 페이 주는 아부다비의 구겐하임 아트 파빌리온, 베이징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유수의 설계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도 스튜디오 페이 주는 2007년 <아키텍처럴 레코드 Architectural Record> 매거진이 수여하는 디자인 뱅가드 어워드(Design Vanguard Award)와, 2005년 차이나 어워드를 수상하였으며, 2004년에는 WA 중국 건축 대상을, 2003년에는 중국 건축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2008년 페이 주는 베이징의 한 중정형 주택(courtyard house)을 개조한 디자인으로, 홍콩 디자인 센터가 수여하는 특별문화상과 아시아 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입니까?
오후 3시부터 9시 정도까지의 시간입니다. 전 평소 꽤 늦은 시간에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보통 낮 시간에는 팀원들과 회의를 하며 작업의 진행과정을 살피고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점검하곤 하죠.

 

주로 어떤 음악을 즐겨 들으시나요?
학창 시절에는 마이클 잭슨 등의 팝음악을 즐겨 듣곤 했습니다. 중국이 서방세계에 문호를 개방하던 시기였지요. 지금은 별로 특별한 게 없네요. 가끔 클래식도 듣고 록음악도 듣고 이것저것 다 듣지만, 일을 할 때는 듣지 않습니다.

 

라디오도 들으십니까?
운전할 때만요.

 

침대맡에 두고 보는 책은 어떤 것인가요?
요새는 ‘용서’라는 개념의 정립에 있어 중국 문화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다룬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아직 영문으로 번역되지 않았는데, 매우 흥미로운 책이에요.

 

디자인이나 건축, 패션 관련 잡지를 읽어 보시나요?
읽어 봐야 하는데, 대개는 그냥 잽싸게 훑어보는 정도입니다.

 

여성들의 패션에 관심이 있으실 것 같은데, 특별히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면요?
자신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캐주얼 차림의 여성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별히 피하는 옷차림이 있으신가요?   
완전 검정색이요. 제가 보기엔 너무 많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순전히 검정색 옷만 입는 것 같아요. (입고 있는 옷을 가리키며) 사실 이 옷들은 진짜 검정이 아니에요. 정장 차림이나 넥타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애완 동물을 기르시나요?
아니요.

 

어릴 적부터 건축가가 되는 게 꿈이었나요?
아닙니다. 건축가라는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으니까요. 사실은 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화가였던 저희 선생님 한 분이 그림에서 벗어나 건축을 공부해보라고 권유하셨죠. 그 분의 조언을 따른 셈입니다.

 

작업은 주로 어디서 하시나요?
저희 스튜디오에 있을 때나, 건축 부지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자연을 정말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거의 현장에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일을 안 하고 있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편이죠.

 

이제까지의 작업 중 특히 만족스러웠던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아직까진 하나도 없습니다. 늘 제 작업에 실망 비슷한 걸 느껴요. 애초 원했던 대로 디자인이 되지 않았을 때 특히 그렇지요. 작업 도중에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실제 건설 과정 중에 겪게 됩니다. 뭔가 잘못 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제작자나 건설업체가 저지른 실수들을 보게 되는 거죠. 클라이언트와 건축가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고요. 다행인 건 그럴 때마다 매번 교훈을 얻는다는 점입니다. 건축 작업은 큰 도전과 같아요. 하지만 제 자신에겐 어떤 변명도 있어선 안 된다고 봅니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다른 건축가들과 작업에 대한 논의를 하시나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저희 작업에 대해 상의를 합니다. 대개는 아티스트들인데, 저와 다른 경험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지요. 일에 쫓겨 정말 바쁘게 살다 보니, 다른 건축가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토론회 같은 자리에 패널로 참석하는 경우입니다. 그런 자리에서 청중들 역시 공통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 가끔 동료 건축가들과 논의를 할 때도 있지만, 심각한 얘기보다는 수다나 농담을 주고받는 편입니다.

 

당신의 스타일을 어떤 말로 묘사할 수 있을까요? 친한 친구가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요.
제가 바라는 작업은 현대 중국의 도시를 뿌리와 다시 연결해, 중국 고유의 것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건축가들은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변화로 간주하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무슨 작업을 하든 우리의 환경에는 해가 됩니다. 건축가들은 이 세계에 대한 자신의 이해에 기초해 사회나 개인을 위한 오브제를 건설하지요. ‘자연’은 여러 가지 면에서 건축의 작업 형태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희는 자연을 이용한 환기 방식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죠. 그것이 진정한 생태학적 방식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건축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식이라고 봅니다.

 

현대의 건축이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무신경한 개발 움직임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중국의 도시계획이 지닌 전통적 위계를 붕괴시키고 있으니까요. 중국 정부는 크고 상징적인 빌딩들을 좋아하지만, 저는 도시 경관에 한 점 빛의 흔적만을 남기는 현대적인 건축구조를 더 선호합니다. 저희 스튜디오에선 땅 위에 거의 떠 있는 듯 보이는 ‘비가시적인’ 건물을 몇 차례 선보이기도 했죠. 대지에 전혀 해를 입히지 않는 방식으로 부지 위에 건물을 세운 겁니다. 이처럼 저희는 본질적으로 중국 전통의 건물들이 지닌 기존의 구조를 지켜나가고자 신중히 노력합니다. 장식적 요소를 제거하고 가장 순수한 라인을 되살려, 현대적인 방식으로 고전적인 원칙들을 재배열하려는 것이죠. 안마당이나 정원, 조경술 등 중국 고유의 형식은 울타리의 건축인 동시에 자연 세계의 건축입니다.

 

첫 프로젝트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당신의 작업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다 할 수 있을까요?
규모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정말 규모가 큰 작업이었는데, 이후 중국 국내에서 좀 더 영향력 있는 건축가로 자리잡은 후에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사절했으니까요.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에서도 제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죠. 무엇이 변했냐고 묻는다면, 이제 사실상 저는 프로젝트의 유형이 아니라 클라이언트를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규모가 크냐 작으냐, 주택이냐 뮤지엄이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클라이언트와 제가 유사한 목표를 공유하는 한,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신가요?
지금이요? 공장처럼 기계를 위한 공간이나 공항을 해보고 싶네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이동의 공간에 관심이 있습니다. 교통이나 운송에 관계된 것이요.

 

과거의 디자이너나 건축가 중 특별히 높게 평가하거나 영향을 받은 이가 있다면요?
르 코르뷔지에야말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그가 지녔던 많은 사상은 건축의 성격을 산업적 시스템에서, 자연 속 보다 문화적인 형식으로 전환시킨 것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현재 활동 중인 동시대 인물 중에는 어떻습니까?
토요 이토와 렘 콜하스 같은 이름을 댈 수 있죠. 아이디어가 아주 돋보이는 이들이라고 봅니다. 예술가를 꼽아도 된다면, 제가 좋아하는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를 들겠어요.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과 그의 작업이 매우 유사합니다. 카이 궈창과 수 빙 같은 중국 아티스트들도 있죠. 모두 제 클라이언트이자 친구이기도 합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중국의 젊은 세대는 중국의 전통 문화와 철학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저희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국을 무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중국인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데, 요즘 젊은 건축가들은 대부분 문화적 비전이 부족해요. 지난 20년간 너무도 많은 건축가들이 도시화, 물리적 인프라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그로 인해 한편으론 오래된 스타일들의 콜라주라는 문제를 해결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구의 실험주의를 멍청하게 모방한 것이죠. 이런 작업 대신 저는 프로젝트를 통해 유연하고 유쾌하면서도 시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드리는 제안은 역사와 중국 철학을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유산은 서구 문화의 유산과 매우 달라요.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봐야 합니다.

 

미래에 관해 근심하는 바는 무엇인지요.
현 시대는 규모에 대한 압박이 매우 심하며, 인공적인 것이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즉 테크놀로지와 산업이죠. 앞으로 산업에 의해 테크놀로지가 더욱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될까 두렵습니다. 반면에 사람의 가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지요. 우리는 이미 자연과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그 한 예로, 지금 현재 중국의 모든 도시가 점점 비대해지는 반면, 실제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작아지고 있어요. 현대화를 향해 달려가는 중국의 도시들은 서로 동질화되면서 그들 고유의 뚜렷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고요. 또한 사람들은 매일매일 이어지는 노동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이 끝나면 잠자리에 들 뿐,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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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ed from designboom.com

 

 페이 주                        portrait ⓒ designboom

 

 도(道) 뮤지엄(Tao Museum), 쓰촨, 중국, 2009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도 뮤지엄, 쓰촨, 중국, 2009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선전 문학 예술 센터(Shenzhen Literature & Art Center), 선전, 중국, 2009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OCT 디자인 뮤지엄(OCT Design Museum),

선전, 중국
디자인: 2008, 건설: 2009 - 2010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선전 홍콩 비엔날레의 '도시의 오아시스(Urban Oasis)' 전시관, 중국, 2009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시시 습지 미술관(Xixi Wetland Art Museum),

 항저우, 중국
디자인: 2008, 건설: 2009 -2010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유에 민준 미술관(Art Museum for Artist Yue Minjun), 쓰촨, 중국
디자인: 2007 - 2008, 건설: 2009 - 2010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카이 궈창의 중정 주택(Cai Guo-Qiang Courtyard House), 베이징, 중국, 2008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베이징, 중국
디자인: 2007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디지털 베이징(Digital Beijing),

베이징, 중국, 2004-2005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UF 소프트웨어(UF Software), 베이징, 중국
디자인: 2004 - 2005, 현재 건설 중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블러 호텔, 베이징, 중국
디자인: 2004 - 2005, 건설: 2005 -2006
image courtesy studio pei z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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