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 20년만에 등장한 제 2세대형 통근전동차
1963년 103계가 등장하여 약 20년간 3천량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대도시권 통근수송을 책임지고 있었다. 1960년대 중후반부터 저항제어를 대체하여 회생제동이나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쵸퍼제어가 주목받기 시작해 사철에서는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채용이 시작되었으나 국철은 막 정체기가 시작된 직후로 그간 101계와 103계의 물량이 너무 많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차량제작사와의 협력관계 또한 다른 사철에게 선수를 빼앗기는 등 여러가지로 지지부진한 끝에 101계가 노후화 되기 시작한 1979년에 와서야 차세대 통근전동차 201계의 시작차를 도입 1981년에 드디어 양산을 시작하게 되었다.
- 1982년 4월에 투입된 츄오소부완행선의 201계. 80년대 국철이 정말 어렵던 시절엔 이렇게 조촐한 데뷔식을 하던 때도 있었다.
2. 국철이 제작한 최초의 쵸퍼제어 차량
201계의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국철 최초로 쵸퍼제어를 도입했다는것에 있다. 단순하게 사이리스터를 사용한 전기자 쵸퍼제어로서 그 원리는 비슷한시기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서울지하철 2호선 쵸퍼제어 차량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로서 국철도 드디어 회생제동이라는 것을 써볼 수 있게 되었으며 전동기의 출력도 120kW에서 150kW로 크게 늘린것을 사용해 충분한 출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제동장치는 기존 103계와 동일한 원리인 전자직통제동을 사용하나 발전제동(Dynamic)대신 회생제동(Regenerative)으로 바뀐 SELR을 채용하고 있으며 타회사의 쵸퍼차량과는 다르게 90km/h이상의 고속운용에 촛점을 두어 고속영역에서 회생제동 시 전압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저항기가 추가되어 있는 등 고속성능을 염두하여 제작하였다. 유닛구조는 전통적인 M'-M유닛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역행시의 집전용량을 확보하고 회생제동 사용시 가선 이탈에 의해 회생제동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제차에서는 한 유닛에 두개의 팬터그래프를 장착했으나 양산형에서는 301계와 동형의 팬터그래프를 장착해 팬터그래프 수를 유닛 당 한개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 201계의 주행음. 서울지하철 2호선에 다니던 쵸퍼차도 이런 소리를 냈다.
3. 접객설비도 대폭 개선
한편 다른 부분에서도 상당수 개선이 이루어졌는데 차체는 기존의 강철차체이지만 외판엔 고장력 강판이 사용되어 내구성이나 강성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연속용접이 도입되어 차체 기밀성도 크게 향상되었다. 지붕부분은 비닐에 의한 방수처리에서 도장처리로 바뀌어 공정이 간소화 되고 빗물받이가 개량되는 등 차체 부분에서도 상당부분 진전이 이뤄졌다. 선두부는 틸팅 시험차(591계)에서 사용된적이 있었던 비대칭형 디자인이 도입되었으며 이는 이후 국철 최말기의 205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대차는 485계나 165계같은 특급형 전동차에서 사용된 인다이렉트 마운트식의 에어스프링대차가 사용되어 승차감도 크게 향상되었다.
실내도 대폭 개선되었다. 기존과 같은 구조이지만 출입문 옆 좌석에 칸막이가 설치되고 처음부터 냉방장치가 달려 도입되었는데, 선풍기 대신 라인 플로우팬이 도입되어 냉방능력도 크게 강화되었다.
- 검은색 마스크에 비대칭 창문으로 디자인 된 선두부는 후일 205계까지 계속 적용되었다.
- 201계의 객실. 시트 파티션이 적용되어 조금 더 편의성이 증대되었다.
4. 201계 하면 떠오르는것은 주황색 열차
201계의 시제차가 처음으로 시험운행을 하던 곳도 츄오선이었던 만큼 201계 하면 "주황색 열차"라는 이미지가 굳게 박힐 정도로 츄오선에서 긴 세월을 활약하였다. 처음 도입시에는 주황색의 츄오 쾌속선(도쿄-타카오)으로 시작해 82년 카나리아 옐로의 츄오소부 완행선(치바-아키하바라-미타카)에서도 운행을 시작하였으며 83년에는 관서지역에도 진출해 고베-교토선에도 파랑 도색으로 투입되는 등 1985년까지 1018량이 생산되었다. 츄오선에서는 일찌감치 그곳에서 운행되던 101계를 순식간에 밀어내고 주역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츄오선용 차량은 츄오선 뿐만 아니라 지선인 오우메선이나 후츠카이시선에도 운용하기 위해 10량편성 뿐만 아니라 4+6량 편성으로도 운용되었으며 선두부에는 "츄오 특쾌"등의 커다란 종별표시기가 붙어있는것이 특징이었다.
201계 전동차는 분명 103계보다는 혁신적인 전동차임에는 틀림 없었으나 기술적으로는 국철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이리스터만을 통째로 사용하여 역행과 제동을 모두 제어하는 이 전기자 쵸퍼제어는 쵸퍼 제어장치의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지하구간의 열방출을 최소화 해야하는 지하철 회사에서 주력으로 채용해왔는데 지상구간만을 운행하는 열차에 이를 채용했으며 차후 근교형이나 특급형에도 채용할것을 감안한 설계로 상당한 유지보수 비용의 상승을 초래했다. 이는 이런 단점을 깨닫고 역행할때엔 저항제어를 개입시키는 계자쵸퍼제어로 바꾼 다른 경쟁 사철의 사례에서도 잘 드러났다. 게다가 제동장치는 여전히 복잡한 구조의 전자직통제동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고장력강 사용비중을 늘렸다 해도 기존의 강철차체를 여전히 적용하는 등 국철 말기의 경직성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비싼 차량이다 보니 노후화된 101계를 교체할 목적으로만 생산되어 생산량은 약 1000량에 그칠 수 밖에 없었으며 117계, 185계 등은 기존 저항제어를 그대로 채용해 도입하게 되었다.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상적이었던 츄오선의 201계. 선두부의 커다란 종별 표시기는 안에 헤드마크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츄오특쾌는 中特, 오우메특쾌는 靑特, 통근특급은 通特으로 표시했다.
- 오우메선이나 후츠카이시선 차량은 헤드마크 부분이 없었다.
- 케이한신 완행선에 운용된 201계. 7량 편성으로 운행되었지만 이래뵈도 한신 대지진 때엔 12량까지 증결해서 운행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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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나리아 옐로우색이 돋보이는 츄오소부완행선의 201계.
5. 이제는 물러나야 할 시간
민영화 후 약 700량 정도를 인수받은 JR동일본은 주력노선인 츄오선 뿐만 아니라 츄오소부 완행선 등에서 지속적으로 운용해왔다. 1998년부터는 츄오소부 완행선에 209계 500번대와 E231계가 도입되면서 본가인 츄오선으로 돌아오거나 파랑색으로 재도색해 케이요선에도 투입되었다. 한편 2001년에는 오우메선-후츠카이시선용 죠이풀트레인으로 "시키사이(四季彩)"가 개조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운용해온 탓에 노후화가 심해져 2000년도 후반부부터 퇴역이 시작되었다. 먼저 2001년 츄오소부 완행선에서 운용되던 201계가 몽땅 209계 500번대와 E231계로 교체되면서 츄오선이나 케이요선등으로 밀려난것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는 E231계의 후계형 차량인 E233계가 츄오선용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서서히 201계의 퇴역이 시작되어 마침내 2010년 3월 츄오선 201계의 운용 30주년을 기념한 후 동년 10월에 츄오선에서 완전히 퇴역하게 되었다. 도쿄권에서는 케이요선에 201계가 일부 남아있었으나 이것도 2011년 상반기에 퇴역함으로서 JR동일본에서는 201계가 완전히 소멸되었다.
- 통근형 전동차를 죠이풀 트레인으로 개조한 사례는 이 201계 "시키사이"가 처음일 것이다. 객실은 전환식 크로스시트로 되어있었다.
- 도쿄역 고가선 장내 신예 201계와 E223계 신구의 조화.
- 케이요선에 잠시 투입된 201계. 얼마 지나지 않아 E223계 5000번대가 투입되며 한순간에 교체되었다.
6. JR서일본의 짠돌이 정신은 여기에서도
한편 관서지구에 도입된 약 200량 정도의 201계는 103계와 더불어 현재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참고로 JR동일본쪽 차량과의 차이는 선두부 배장기의 모양으로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아보시전차구에 소속되어 JR고베-교토선 완행열차로 꽤 장기간 활약하였으나 2005년부터 JR서일본의 신차 321계가 도입되면서 오사카환상선이나 야마토지선, 나라선, 오사카히가시선등으로 전출, 여기서도 주황색의 201계 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003년부터는 103계와 같은 체질개선 40N개조 등 리뉴얼을 거치며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 야마토지선/오사카히가시선의 201계는 연두색이다. 역시 103계 마냥 오래 굴러다닐 것으로 예측된다.
- 츄오선에서 보던 오렌지색의 201계를 오사카환상선에서도! 체질개선 개조를 받은 경우 행선표시기와 전조등 부분도 유리판을 덮었다.
- 체질개선 N40 개조가 시공된 201계의 측면. 103계와 동일하게 되어있다.
- 실내도 이렇게 103계 체질개선차와 비슷하다. 바닥의 견인 전동기 점검용 뚜껑도 제거되었다.
- 글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 사진 : 김성수님, CASSIOPEIA님, Wikipedia, 국전종합연구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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