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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살인마]세계의 살인마 - 87. 얼 레너드 넬슨

작성자푸른 장미|작성시간11.03.07|조회수2,091 목록 댓글 3

 

얼 넬슨은 아기 때부터 그를 보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한 범죄작가는 얼의 옛날 사진은 ‘멍한 표정에 입가를 늘어뜨린 타락한 아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그 사진은 부모가 매독에 걸려 죽은 뒤 얼이 고아원에 맡겨진 직후에 찍은 것이다. 이후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그는 외할머니의 집에 맡겨진다. 열렬한 기독교 신자였던 외할머니는 과부였는데 얼을 평생 성경에 빠져 살게 만들었다.

 

얼에게 안정된 가정을 제공하려 했던 할머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의 행실은 나이가 들수록 더 유별나졌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얼은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듯 행동했으며,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포악하게 음식을 먹어치웠다. 그는 집 밖으로 나가면 상습적으로 옷을 잃어버렸다. 또 심각한 자기연민과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으며, 그렇지 않을 때에는 감당하기 힘든 분노를 폭발시켰다. 일곱 살 때 얼은 초등학교에서 쫓겨났고, 이웃들에게서 좀도둑, 가게털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1907년, 막 열 살이 되었을 때 얼은 자전거를 타다가 다가오는 노면전차에 부딪혔고 조약돌 바닥에 거꾸로 떨어져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었다. 그는 거의 1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았다. 당시 사고로 인한 두뇌 손상의 후유증으로 장차 그의 정신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었다. 아니면 그가 어린 시절부터 보여주었던 포악한 행동의 증세가 가계 유전에 따른 것이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그가 똑같이 정신 이상을 나타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14세에 모든 정식 교육을 끝마쳤다. 그는 학교에서 쫓겨난 뒤 하찮은 직업들을 전전했고, 빈약한 수입은 강도짓으로 보충했다. 외할머니는 이미 몇 해 전에 세상을 떴고, 이 무렵 그는 이모 릴리언과 함께 지냈다.

 

얼의 기괴한 행동은 갈수록 심해졌다. 그는 마치 투렛 증후군(반복적인 불수의적 신체 움직임과 음성 반응을 나타내는 신경계의 유전적 장애)에 걸린 것처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음란한 말을 자주 내뱉는 경향이 있었고, 묵시록에 더욱 집착했으며, 집에 손님이 들르 때면 물구나무를 서서 주변을 돌아다니는 괴상한 버릇을 보였다. 그런데도 이모 릴리언은 별난 조카에 대한 헌신을 그만두지 않았다. 1915녀에 그가 주거 침입죄로 체포되었을 때, 그의 이모는 법정에서 그를 대신해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그러나 그녀의 탄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얼은 샌퀜틴 교도소에서 2년형을 선고받았다.

 

1차 세계대전이 최고조에 달할 무렵, 감옥에서 풀려난 얼은 군에 들어갔지만 군인시절 대부분을 해군정신병원에서 지냈고 그곳에서도 타고난 정신질환자라는 진단을 받았다. 1919년 군에서 나온 22세의 얼은 병원 청소부로 일했으며 58세의 노처여 메리 마틴과 사랑에 빠졌다. 얼마 뒤 이 유별난 남녀는 결혼식을 올렸으며, 신부인 넬슨 부인은 자신이 미치광이와 살고 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주장했고, 묵시록의 짐승에 대해 떠들어댔다. 그렇지 않을 때면 끊임없이 그녀의 무신앙을 비난했다. 오래지 않아 얼은 중병에서 회복되어가는 아내를 병원 침상 위에서 강간하기에 이르고, 아내는 그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일년 뒤 그는 아파트 건물 지하실에서 12세 소녀를 습격했고 다시 정신병원에 갇힌다.

 

그는 1925년 6월에 풀려났다. 그 후 1년이 채 되기 전에 광기에 빠진 가장 무섭고 왕성한 연쇄살인범의 시대가 막이 올랐다.

 

1926년 2월 얼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60세의 클라라 뉴먼 부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숙집 앞 유리창에는 빈방이 있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으며, 그는 머물 장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집주인과 단둘이 있게 되자 그는 맨손으로 집주인의 목을 졸랐고, 시체를 능욕했다.

 

이후 몇 달간 얼은 서부 연안을 따라 이동하며 무시무시한 살인 행각과 성폭행을 일삼았다. 1926년 2월에서 11월까지 그의 손에 죽은 여성은 10명이 넘었다. 그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자 안주인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목이 졸려 죽었고, 죽은 뒤 강간을 당했다. 이 무렵 언론은 정체불명의 살인광에게 ‘어둠의 교살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또한 서부 연안을 따라서 대규모의 범인 수색이 이루어졌다. 이 무렵 얼은 내륙으로 이동했다. 12월 2일, 아이오와 주 블러프스에서 59세의 존 브리어드 부인이 살해되었다. 12월 27일,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28세의 제르메니아 하핀이라는 여성이 살해되었다. 범인은 하핀 부인의 8개월 된 아들의 목구멍에 천 조각을 집어넣어 질식사시키기도 했다.

 

이제 미국 전역에 살인광에 대한 비상령이 선포되었다. 경찰은 목격자들을 통해 용의자의 외모를 파악했는데, 검은 머리, 작고 단단한 체형, 비스듬한 이마, 튀어나온 입술, 그리고 기괴하리만치 큰 손이 범인의 특징이었다. 그러한 용모는 어떤 점에서 원숭이를 닮은 것 같았다. 그래서 언론은 정체불명의 살인범에게 ‘고릴라 살인자’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이후 얼은 동부 지역으로 향했다. 4월과 6월 사이에 그는 필라델피아, 버펄로, 디트로이트, 시카고에서 여자 네 명을 더 죽였다. 그는 또 북쪽의 캐나다로 진로를 돌렸으며, 위니펙에서 마지막 희생자 두 명을 더 낸뒤 체포되었다.

 

1927년 11월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얼 레너드 넬슨은 이듬해 1월 위니펙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성경을 놓지 않았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1926년 2월에서 1927년 1월까지 약 1년동안 살인행각을 펼쳤는데, 그 짧은 기간에 고릴라 살인자의 우악스러운 손에 22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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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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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자우림 | 작성시간 11.03.08 이건...그냥..미..미틴...ㅡㅡ
  • 작성자북리의 음곡 | 작성시간 11.03.08 정신질환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사례로군요.
  • 작성자아라고른!! | 작성시간 11.03.12 그저 여자들만 죽이고다닌 사이코 정신질환을 빙자한살인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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