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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감상실

땅이 끝나는 곳으로 / 권영옥

작성자박오은(소교)|작성시간25.02.09|조회수25 목록 댓글 0

 

땅이 끝나는 곳으로

 

                                                                          권영옥

 

배구공이 캠퍼스 담장을 넘어와 어깨를 툭 치고

도로로 데구루루

지구의 혈맥을 따라 끝없이 가보고 싶은가보다

한 시절 새벽 물줄기가 굽이쳐 흘러와

강에서 노를 젓기 시작하던 때가 있었지

떠 있는 나무잎엔 이슬이 앉아있고

하루살이도 비상을 준비했지

그 무렵 세상 삶은 수수께끼라고 믿었지

전 생애가 방향타없이 앞으로 나아가다니,

과속 끝에는 해안 절벽이 버티고 있어 돌아와야 하는데

한번 떠나면 뒤돌아보는 법이 없었지

깨지고 떨어져도 꼭대기에 깃발을 꽂는

직성

끝 간 데 없이 달려가는 잡풀 속에 누운

둥근 배를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지

길은 사라지고

물 위를 스르르 미끄러지는 투옌퉁*

피의 내림이 간지러운 새벽은 무감각한 정지에

참을 수 없나 봐

다섯시에 불을 쥐고 하구역을 통과하지

네 마음에 담겨 있는 바다를 향해 나아가다

초록 섬 하나를 발견하면 넌 햇불을 들고 소리치며

돌아오리라   

 

*베트남의 둥근 바구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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