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급열차 전국 진출. 직교류형 특급전동차의 등장.
1960년대 도호쿠, 호쿠리쿠, 큐슈와 같은 지방의 전철화가 시작되면서 교직류 근교형인 401/421계, 급행형 451/471계가 등장한데 이어 특급형도 제작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1964년 60Hz대응인 481계가 먼저 도입되어 호쿠리쿠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래 50Hz 대응인 483계, 그리고 50/60Hz 양용인 485계가 차례차례 등장했다. 이들은 79년까지 제작되어 신간선 개통 이후에도 신간선이 닿지 않는 중소도시까지 특급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국철시대를 대표하는 차량으로 활약하였다.
2. 전철화된 간선에는 반드시 485계가 있다.
57년 호쿠리쿠본선부터 60Hz 교류전철화가 시작되어 이를 위한 60Hz를 지원하는 차량이 먼저 481계의 번호를 부여받았고 그 이후에 50Hz를 지원하는 483계가 나왔다. 이 부분은 401/421계나 451/457계와는 조금 다른 부분임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151/161계를 답습하여 선두부가 커다란 본넷으로 된 타입으로 제작되었다. 이미 MT54 견인전동기를 채용한 차량이 속속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MT54 전동기와 더불어 처음부터 억속제동을 채용해 산악지역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MM'1유닛과 전동발전기와 공기압축기를 갖춘 부수차를 1유닛으로 두었으나 근교형/급행형 차량과는 달리 MT비는 2:1로 구성해 높은 출력으로 120km/h까지 낼 수 있으며 모터카 한개 유닛이 고장나 1:1의 MT비의 상황에서도 20퍼밀의 연속구배에서 기동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직류구간의 이선현상을 고려해 한 유닛에 팬터그래프는 두개를 갖췄으며 평소에는 한개만 올리고 운행하도록 했다. 대차는 이미 많은 수가 도입된 인다이렉트 마운트식의 볼스터대차인 DT32-TR69를 채용했으며 제동장치 또한 전자직통제동을 사용하고 있다. 특급열차임을 고려해 처음부터 냉방화가 완비되어 있으며 제대로 된 식당차도 만들어졌다.
1965년부터는 도호쿠본선 모리오카까지 교류전철화가 완료되어 50Hz에 대응하는 483계가 제작되었다. 마찬가지로 483계는 동력차에만 부여되었으며 부수차는 모두 481계의 번호를 부여받았다. 1969년부터는 50/60Hz를 통합한 485계가 제작되어 485계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본넷형 선두부는 72년까지만 제작되고 이후부터는 중기형으로 분류하여 병결/분할운행을 고려한 관통형 선두부(밥통), 집중형 냉방장치의 도입등의 개량을 가해 200번대를 부여받았으며 74년부터 제작된 후기형은 비관통형 선두부와 대차 에어스프링과 제동장치의 개량, 순환식 오물처리장치의 개량을 거쳐 300번대의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와 더불어 홋카이도 지역을 운행할 1500번대와 도호쿠본선이나 우에츠본선 등에서 운용할 1000번대가 79년까지 제작되었고 우스이고개 대응용으로 489계가 74년까지 제작되어 투입되었다. 1000번대는 74년 크리스마스 대한파로 181계가 엄청난 고생한것을 교훈삼아 183계 1000번대와 마찬가지로 내한내설 능력을 강화한 차량으로서 식당차의 MG를 추가해 MG고장시에 이 MG를 예비용으로 투입할 수 있는 스탠바이 MG, 전동기나 제어기기에 눈 침입을 최소화한 구조를 채택하였다. 489계는 우스이고개의 EF63기관차와 협조운전을 할 수 있도록 선두차에 EF63과 연결할 수 있는 점퍼연결기를 추가한 타입이다.
- 485계의 대차인 DT32 에어스프링은 차체와 대차를 연결하는 볼스터앵커 밑에 있다. (출처 : wikipedia
- 초기에는 485계도 이렇게 멋있는(?) 본넷 디자인이었다. (출처 : wikipedia - wxrx)
- 485계 200번대는 이렇게 밥통형 관통선두부였다.
- 후기형 300번대는 관통문 마저도 메꿔버렸다.
- 183계의 관통문 개방장면. 이곳의 183계는 485계 출신이므로 사실상 같다고 볼 수 있다. (급하신분 1분 30초부터)
- 초기 485계 보통차의 실내.
- 그린샤는 이랬다. 역시 팔걸이에도 천을 깔아놓았다.
- 물론 식당차도 보유하고 있었다. (출처 : wikipedia spaceaero2)
- 식당차의 모습. 내부가 한창 운행되는 호쿠토세이나 트윌라잇 익스프레스와 비슷하다. 아니 애시당초 이 485계의 식당차를 그대로 객차로 개조해 편입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출처 : wikipedia spaceaero2)
3. 6~70년대 신간선을 보조하는 주력 특급열차의 전성시대.
485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엔 이미 도카이도신간선이 개통한 상태이기 때문에 도카이도본선을 제외하고 그 이외의 지역인 호쿠리쿠, 산요, 큐슈, 도호쿠와 같은 교류구간이 있는 전철구간에서 485계가 주력 특급열차로 널리 활약했다. 64년 오사카 무코우마치운전소(현재의 교토종합운전소)를 시작으로 배치가 시작되 오사카 - 카나자와간의 특급 "라이쵸"(현재의 특급 "선더버드") 와 나고야 - 카나자와간의 "시라사기"로 처음 데뷔한 이래 오사카에서 산요지역과 큐슈까지 가는 특급 "츠바메", "하토"로 운행되던 151계를 대체했다. 도호쿠 지방에서도 65년 모리오카까지 전철화가 완공되면서 우에노-센다이간의 "히바리", 모리오카까지 가는 "야마비코"(현재는 도호쿠신간선 애칭으로 승계)가 483계나 485계로 교체되었다. 72년에는 조반선과 우에츠 본선에 진출해 오사카-아오모리의 초장거리 열차인 "하쿠쵸"(현재는 홋카이도신간선의 열차로 이름만 승계)나 니가타에서 출발하는 "이나호"(현재도 E653계로 운행중), 죠반선 특급 "히타치"(현재 E657계로 운행중)의 주력열차로 운행되었다.
75년에는 산요신간선이 하카타까지 완공되면서 오사카-큐슈를 오가는 장거리 특급열차가 폐지되어 오사카에 넘쳐나는 485계가 큐슈로 대이동을 시작해 큐슈지역의 특급열차로도 활약했다. 특급 "아리아케","니치린","카모메","미도리" 등 디젤동차나 기관차견인으로 운행되던 열차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급행열차 수요의 감소로 "기리시마" 등의 외곽지역 열차도 특급으로 격상되면서 이 자리까지 485계가 주력으로 운행되었다.
- 485계의 시작은 오사카에서 호쿠리쿠로 가는 특급 "라이쵸"였다. (출처 : wikipedia spaceaero2)
4. 최강 내한내설의 485계 1500번대 하지만 그보다 더 혹독했던 극한의 땅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더 추운 구조에 알맞도록 내설제동, 답면청소장치, 주요기기의 히팅케이블 처리, 운전실 상부의 전조등 추가 등 홋카이도 다운 각종 내한내설 대책을 추가한 1500번대는 1975년부터 삿포로-아사히카와간의 L특급 "이시카리"(현재의 "슈퍼 카무이")로 운용되었다. 총 22량이 제작되었는데 76년 기계적 동작부위의 히터등을 강화하는 개조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으로 동작하는 주제어기의 캠축이 얼어붙거나 출입문 틈새로 눈이 들어와 얼어붙는 등 극한의 땅 홋카이도의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78년 사이리스터 위상제어를 사용하는 781계가 도입되면서 485계는 일부 부수차를 남겨두고는 혼슈로 내려와 퇴역시까지 아오모리에서 운용되었다.
- 아오모리 지역에서 운용된 485계 1500번대. 위의 전조등이 781계처럼 두개짜리로 되어있다.
5. 우스이 고개 대응의 장거리 특급용 489계
우스이 고개를 넘을 수 있는 장거리용 차량으로서 1967년 169계가 먼저 도입된 후 차례차례 이 구간을 넘는 열차들이 전동차로 대체되었다. 1972년부터 그간 객차로 운용되던 우에노 - 카나자와간의 급행 "하쿠산"을 특급으로 격상시킴과 동시에 485계를 베이스로 하여 우스이 고개 EF63 협조운전에 대응하는 489계를 제작해 투입했다. 489계는 EF63의 협조운전에 대응하는 부분을 빼면 485계와 동일하며 71~72년까지 제작된 본넷 스타일의 초기형, 72년부터 제작된 관통형 선두부의 200번대, 74년 비관통형인 300번대가 동일하게 제작되었다. 489계는 다른 특급열차와는 다른 백색 바탕에 아랫쪽의 파랑 그라데이션과 연홍색 도장이 인상적이었다. 총 180량이 제작되어 우스이 고개를 넘는 특급 "하쿠산"뿐만 아니라 "아사마", "소요카제"같은 신슈지역의 특급열차나 호쿠리쿠 지역의 특급 "라이쵸", "시라사기"등에도 형식 구분없이 널리 돌려졌다. 민영화 이후 2000년대부터 급속도로 퇴역하고 본넷형 선두부의 489계가 카나자와-죠에츠선 경유 우에노로 운행되는 야간급행 "노토"나 특급 "하쿠타카"의 임시열차로도 투입되는 등 2010년까지 활약하다 퇴역해 "최후의 본넷 특급"으로 남게 되었다.
- EF63에 물려 우스이고개를 내려오는 489계. 도색이 특이함을 알 수 있다.
6. 민영화 후의 다양한 활약상.
민영화 후 각 JR로 넘겨진 481~489계는 총 1,227량이었다. 홋카이도에는 일부 부수차만이 남았으며 교류구간이 없는 JR동해와 시코쿠는 485계가 없었으며 JR동일본, 서일본, 큐슈가 적절하게 나눠 각 지역의 특급열차로 활약했다. 그 활약상은 다음 편에서 소개한다.
- 글 : 송승학
- 사진 : 김성수, 본인, 201系님, 일철연 공동사진DB,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