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C 9축 선삭가공중심반은 무엇인가 <-링크 | ||||
<연재> 곽동기의 오늘의 북한산업 (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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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2010년, 북한은 ‘최첨단 돌파전’의 과학기술적 성과로 ‘9축 선삭가공중심반’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을 꼽았다. 2010년 12월 10일, <통일뉴스> 기사에 의하면 재일 <조선신보>는 ‘9축 선삭가공중심반’에 대해 “중량이 40여톤이나 되는 이 설비는 100% 조선의 기술로 설계 제작한 것으로서 자동차, 선박, 우주 및 항공공업을 비롯한 여러 분야들에서 제기되는 첨단급 제품생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고성능형 CNC공작기계”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9축 선삭가공중심반 먼저 선삭가공이란 데 주목해보자. ‘선삭(lathe turning)’이란 선반 등으로 절삭 공구를 사용하여 재료를 절삭하는 것을 말한다. 야구방망이를 깍듯이 선반으로 공작물을 회전시켜 이것에 절삭 공구를 대고 원통형 또는 원뿔형으로 깎아내는 가공이다. 선반가공을 통해 제작하는 대표적 부품이 볼트이다. 먼저 볼트 원형을 원기둥 형태로 깎은 다음 재료를 회전시키며 나사 피치를 깎으면 볼트가 완성된다. 볼트 가공 시 재료를 원형으로 회전시키게 되는데 이 경우 1축 가공이 된다. 그렇다면 가공중심반은 무엇인가? 이는 북한 용어인데 자동 공구 교환 장치가 달린 기계를 뜻한다. 여러 개의 공구가 자동적으로 바꾸어 가면서 한 위치에서 제품을 완전히 가공하는 기계를 말한다. 볼트 가공을 예로들면 금속재료를 원기둥 모양으로 깎는 선반 A가 있고, 원기둥 재료를 끼워 나사홈을 새기는 선반 B가 있다면 가공중심반은 선반 내에 원기둥으로 깎는 절삭공구와 나사홈을 새기는 절삭공구가 함께 들어 있어 선반에서 볼트를 끼웠다 빼는 과정 없이 한 번에 볼트 가공을 마칠 수 있다. 결국 9축 선삭가공중심반은 한 자리에서 9가지 회전축을 구사하면서 각종 절삭공구들을 자동으로 교환하면서 제품을 완전히 가공하는 기계를 뜻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3차원인데 3가지 방향의 회전축만 있으면 되었지 왜 회전축을 9개나 만드는지 여부가 의문될 수 있다. 회전축이 늘어나면 작업효율이 증대된다. 먼저 대형 부품을 가공할 때 회전축을 늘려야 한다. 야구방망이를 깎는 경우 절삭공구는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야구방망이가 빠른 회전속도로 돌아가야지 원활하게 가공될 수 있다. 그런데 커다란 트럭엔진이나 비행기 엔진을 가공할 때에는 커다란 비행기 엔진을 야구방망이 돌리듯 빠르게 돌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 경우는 작은 절삭공구를 회전시키면서 가공재료도 함께 회전시키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동시에 여러 개의 절삭공구를 사용할 경우 그만큼의 회전축은 늘어나지만 가공속도와 효율은 크게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비행기 엔진을 제작할 때 앞, 뒤, 옆면에 3개의 나사구멍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선반에 1개의 절삭공구만 달려 있다면 맨 먼저 앞 부분의 나사구멍을 가공하고 엔진을 옆으로 돌린 다음 옆면의 나사구멍을 가공하고, 그 후에 엔진을 다시 돌려 뒷면의 나사구멍을 가공해야 한다. 작업시간이 늘어나 생산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3개의 절삭공구를 이용하게 된다면 엔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앞, 뒤, 옆면에서 동시에 나사구멍을 가공하면 되기 때문에 공정시간이 1/3 이상으로 단축될 수 있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생산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 회전축이 늘어나면 또한 곡면가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선박의 스크류, 로켓의 노즐과 같은 곡면가공의 경우 회전축이 2축, 3축에 불과하면 매끄러운 곡면을 깎아내는데 제한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는 가로, 세로, 높이 뿐 아니라 좌측 사선에서, 우측 사선에서 다양한 회전축을 사용하며 가공해야 복잡한 곡면을 원만히 가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여러 개의 재료를 걸어놓고 동시에 가공할 경우에도 회전축이 다양해질 수 있다. 상식적으로 가로, 세로, 높이 방향의 3축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1개의 가공재료에 대해 세 가지 축이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동시에 8개의 가공재료를 주사위 각 꼭지점 위치에 올려놓고 가공을 한다고 생각하면 전면에 4개의 재료가 놓이고 후면에 4개의 재료가 놓이게 된다. 이 경우 전체 8개의 재료를 가로, 세로, 높이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 있고, 각 재료별로 또한 세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 있으며, 절삭공구의 가공방향을 다양하게 구성하면 9개의 회전축, 또는 그 이상의 회전축도 얻을 수 있다. 결국 9축 선삭가공중심반은 1개의 공작기계가 처음부터 최종단계 가공까지 책임지며 여러 개의 가공재료를 동시에 가공하며 복잡한 곡면가공을 포함하는 까다로운 작업까지 해결하는 공작기계라 할 수 있다. CNC 9축 선삭가공중심반의 기술적 난제 9축 선삭가공중심반을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이를 실제 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3차원의 공간에서 9개의 회전축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문제가 나서게 된다. 7축에서 8축으로, 8축에서 9축으로 증가할 때마다 회전축이 늘어나게 되는데 제한된 기계의 크기 내에서 각 회전축이 서로 방해받지 않아야 하는 입체공학의 절묘한 계산이 필수적이다. 비좁은 방에서 9명의 학생이 동시에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서로 부딪히지 않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절묘한 공정의 묘리를 느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8축 가공보다 9축가공이 더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9개 가공축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9축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공정속도를 가장 짧게 줄일 수 있는 알고리즘을 확보하는 작업 역시 매우 중요한 필수공정이라 할 수 있다. 즉 CNC(컴퓨터 수치제어) 9축 가공의 경우 운영 프로그램 제작도 매우 중요해진다. 또한 다양한 회전축을 구성하게 되면 회전축에 따라 가공재료가 받는 회전력(토크 : torque)이 달라지게 된다. 이 경우 절삭가공 정밀도를 보장하기 상당히 어려워진다. 북한이 개발하였다고 주장하는 9축 선삭가공중심반은 그 무게가 40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대형 가공재료까지 가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때 회전축의 방향에 따라 중력 방향으로 상당한 무게하중이 가해지는데 이를 제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결국 9축 선삭가공중심반이 실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수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9축 선삭가공중심반의 의의 북한이 100% 자체의 기술로 9축 선삭가공중심반을 생산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북한의 기계공업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커다란 뉴스이다. 실제 북한은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으며 2009년 4월 5일에는 인공위성까지 발사하며 우주발사체 개발능력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2010년 10월 10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평가될 수도 있는 미사일을 전격 공개하기도 하였다. 북한의 공작기계 생산능력이 저급하다면 각종 탄도미사일이 실전배치되어 있고 우주발사체가 하늘로 올라가는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다. 북한이 초특급의 CNC 공작기계를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했다는 것인데 독일이나 일본이 북한에 그런 중요기계를 수출할 리 만무하며 그런 최첨단 공작기계가 암시장에서 거래될 가능성도 없다. 9축 선삭가공 중심반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은 북한이 모든 종류의 기계를 만들 바탕을 확보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이미 <조선신보>가 9축 선삭가공중심반에 대해 “자동차, 선박, 우주 및 항공공업을 비롯한 여러 분야들에서 제기되는 첨단급 제품생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고성능형 CNC공작기계”라고 언급하였다. 북한당국은 CNC를 통해 인공위성 발사체도 만들고 자동차 엔진도 만들며 비행기 엔진도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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