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증후학
1. 맛
얼굴의 생김새와 식성이 다른 것은 각자의 체질 때문이다.
가. 맛과 생리적 현상
맛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감각신경과 화학적 작용에 의한 것이다. 매운맛은 호흡을 깊고 두텁게 하고, 심장을 자극하여 열이 나게 하며 땀을 분비함과 아울러 입, 코, 피부의 공기 구멍을 열어준다.
화학적 작용으로 혀 조직의 화학물질 생성으로 특정기관을 자극 소화흡수 후 특정기관에 호르몬의 역할을 한다.
나. 혀와 미각과 오장
입은 언어에 의해 생각과 감정을 표시하며, 입은 임맥을 통한 생식기 작용을 하는 것으로 음호를 상징한다. 코가 음경을 혀는 음핵을 의미한다. 혀를 심의 싹이라 하며 온 몸의 건강상태를 표시하는 역활을 한다.
입안에 음식물이 없을 때 느끼는 맛으로 건강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 쓴맛은 지나친 피로와 심려 시에 느껴진다. 단내가 나는 것은 심장의 이상을 나타내며, 비린내는 폐, 화한 냄새는 비장, 누린내와 지린내는 간, 썩은 냄새는 신장과 관련이 있다.
쓴맛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며 심장의 안정과 회복을 돕는다. 열이 부족한 사람은 쓴 음식을 못 먹는다.
매운맛은 폐와 관련이 있으며 호흡을 길게 내쉬도록 한다. 호흡이 느린 사람이 매운 음식을 좋아하며, 땀내는 약은 대체로 매운 맛으로 폐와 관련이 있으나 폐병에는 금물이다.
단맛은 비장과 관련이 있으며 췌액은 전분을 맥아당에서 포도당으로 분해한다. 단것을 먹으면 만족해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짖는다.
신맛은 간과 관련이 있으며 담즙은 산성소화액이고 산 과다증은 간장의 병이다. 임산부가 신경질적이고 감정이 예민하며 신맛을 찾는 것은 간 때문으로 간은 해독작용을 강화하여 태아를 보호하는 한편 수렴작용에 의해 에너지를 흡수하여 태아의 발육을 촉진한다.
짠맛은 신장과 관련이 있으며 염분은 소변을 배출하고 부드럽게 하는 연결작용과 간질발작억제 작용을 한다. 짜게 먹는 사람은 정력이 부족하며 삶의 힘을 억제하는데 이는 짠맛이 음이고 음은 물이고 물은 신에 속하기 때문이다.
화상에 소금을 바르거나 밥이 탈 때 불에 소금을 뿌리는 것은 수극화의 원리이다. 혈액이 부족하면 염분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담백한 맛은 이뇨제이고 해열제이다.
2. 색
가. 색깔과 건강
사람이 화가 나면 파래지고, 기쁘면 붉어지고, 겁나면 검어지고, 애를 쓰면 하얘지고, 생각이 깊으면 노랗게 되는데 이는 색과 장기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다.
즉 간은 화를 주관하는데 간의 색은 파란색이다. 또 심장은 기쁨을 주관하며 붉은 색을 의미하고 노력을 하면 하얘지는 것은 폐와 관련이 있고 생각을 주관하는 것은 비장인데 이는 노란색이다.
건강한 색은 색이 밝고 윤택이 있으며, 광택이 없고 거칠면 불건강한 것이다.
나. 배합색의 상생과 상극
다섯 가지색(낙엽색)이 모두 얼굴에 나타나면 죽을 때가 되었다는 징조이다.
상생 관계의 색인 황색과 백색, 청색과 적색, 백색과 흑색, 흑색과 청색, 적색과 황색이 나타나는 것은 건강이 좋은 징조이고, 상극의 색이 배합되면 불건강함을 의미한다.
적색과 백색이 섞인 도화색은 폐병이나 화려한 도화색은 요절을 의미한다. 백색과 청색이 섞인 창백한 색은 장기간의 시름과 원한, 탄식으로 폐에 병이 생긴 음성폐병 환자의 경우에 나타난다.
청색과 황색이 섞인 것은 황달로 담즙색소에 녹색이 낀 것이며 황색과 흑색이 섞인 것은 만성위장병 환자에게 나타난다. 흑색과 적색이 섞인 흥분된 혈색은 골격과 근육이 튼튼한 폐병환자에게 나타난다.
다. 감정과 안색
적색은 기쁨과 수치, 정욕, 열을 의미한다.
기쁨과 수치의 안색은 호감의 표시나 상대에게 지원을 호소, 작은 실수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거나 윗사람이 실수를 했을 경우, 용서와 위협의 의미를 표시하고 중대한 잘못이 있을 때에도 나타난다.
정욕을 의미하는 적색은 호의와 아름다움의 표시로 흥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열에 의해 나타나는 적색은 생리적 활동을 표현한다.
백색은 의혹을 풀고 동정을 사기 위할 때와 근심 걱정이 있을 때 나타나는 색이다.
황색은 생각이 많을 때 나타나고 청색은 격분했을 때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표시이다. 검정색은 시체의 색으로 무저항의 표시이며 접근을 방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감정의 변화를 색으로 나타내는 곳은 눈동자, 입술, 혀, 월경, 대하, 소변과 대변 등이다.
라. 장기와 색과 감정
심장은 붉은 색인데 기쁜 감정을 나타낸다. 웃음과 왕성한 혈액 순환, 적당한 술과 사춘기, 잘 웃는 정신병자의 경우에 얼굴에 붉은 빛을 많이 나타낸다.
폐는 흰색인데 근심 걱정이 있을 때 한숨과 함께 얼굴빛이 흰색으로 변한다.
비장은 노란색이며 생각이 많으면 소화력이 감퇴되며, 상사병으로 생각이 많아지면 얼굴색이 노란색을 띤다.
간은 청색인데 분노할 때 심장박동이 지연되고 눈자위가 긴축되면서 옆구리가 결리면서 얼굴색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신장은 흑색인데 극도로 공포감을 느낄 때는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배설하게 되는데 이는 신장이 주관하는 괄약근이 제어되지 않아 발생하며, 신장이 허하면 허리가 아프고 얼굴색이 검은색으로 변하다.
마. 장의 허실과 감정의 양면성
심장이 실하면 기쁜 감정이 많아지고 허하면 비애를 잘 느낀다.
간장이 실하면 분노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허하면 원한을 감정이 많아진다.
신장이 실하면 용감해지고 허하면 비겁하다.
폐가 실하면 대범하고 신중함과 아울러 이타적이고 허하면 소심하고 초조해 진다.
비가 실하면 경륜과 야심이 있고 이기적이며 허하면 공상과 망상에 빠지기 쉽다.
바. 감정과 정신병의 진단.
감정은 생리적 변동이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즉 생리적 변화는 감정의 변화이다.
‘귀신이 나를 잡으러 온다’ 등의 공포망상증은 폐와 신장이 허할 때 나타나며, ‘이 물에 독약이 들었다’등의 중독망상증은 폐와 비장이 허할 때 나타난다. ‘우리가 못사는 것이 누구 탓이다’등의 피해망상증은 간과 폐가 허할 때 나타나고, ‘우리 집이 못 살게 된다’는 등의 비관망상증은 심장과 비장과 폐가 허할 때 나타난다.
질투망상증은 간이 실할 때 나타나며 의처증과 의부증이 여기에 속한다. ‘이 놈은 혼내 주어야 한다’는 등의 투쟁적인 과대망상증은 간과 신장이 실할 때 나타나고, ‘나는 천재다’등의 교만적인 과대망상증은 신장이 실할 때 나타난다.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등의 행복망상증은 심장이 실할 때 나타나고 ‘여기에 투자하면 대박이 터진다’등의 투기망상증은 비장이 실할 때 나타난다.
명랑하고 쾌활하며 수다가 많고 고성방과와 춤을 추는 등의 정신병자는 심이 실할 때 나타나며, 울적하고 눈물이 많고 자살을 기도하는 등의 정신병은 폐와 비장이 허할 때 나타난다.
근심걱정이 많고 한숨이 많은 정신병은 폐가 허한 경우에 나타나고 늘 생각에 잠기고 과거의 일을 자주 들먹이는 것은 비장에 탈이 있는 것이다.
폭행이나 악을 쓰고, 통곡을 하는 것은 간에 관계된 정신이상이고 겁이 많고 몸을 감추고 무섭다고 보호자를 찾는 것은 신장이 허하기 때문이다.
3. 기타
가. 장기와 조직
폐는 피부와 연관되어 있으며 수분의 발산과 호흡 작용을 한다. 찬 기운에 감기가 걸리는 것은 피부가 적절히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며 따라서 폐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
비장은 살과 관련되어 있으며 비위는 영양을 섭취하여 살을 만들며 비장기능이 항진될 경우 비만이 된다.
간은 근육과 관계되며 신경의 이상은 간과 관련이 있는데 간의 이상이 있으면 해독작용이 저하되어 근육에 이상(풍 등)이 생긴다.
신장은 뼈와 관련되어 있으며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면 뼈와 생식기의 발육이 부진해 진다. 골절, 성장장애, 다뇨증과 생식관련 조직의 발육 부진은 신장과 관련한 병이다
나. 장기와 계절
간은 음력 1~2월에 해당하며 영양분의 저장, 임산부(간 기능이 활발)와 관련되어 있다. 봄에 걸리기 쉬운 조울증과 같은 정신병은 간이 너무 왕성한 체질일 때 잘 걸린다. 성장 발육은 투쟁이며 투쟁은 간이 주관한다.
심은 음력 4~5월에 해당하며 폐병과 같은 고열성 질병과 관련이 있다. 봄과 여름을 타거나 심장과 소화기관 관련 정신병은 이 시기에 악화된다.
비장은 음력 3, 6, 9, 10월에 해당하며 비장과 관련한 질병은 화생토의 원리에 따라 6월이 특히 심하다.
폐는 음력 7~8월에 해당하며 날씨가 서늘해지면 폐에 부담이 늘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이시기에 폐기능 약화로 인한 설사병이 많아진다.
신장은 음력 11~12월에 해당하며 신장과 관련한 질병, 야뇨증, 양허병, 새벽설사 등은 이시기에 더 심해진다.
다. 병의 증상과 조치
허열은 무리한 노력으로 발생하며 생리적 기능을 보호하고 조장해 주어야 한다. 즉 補해야 한다.
실열은 병원체 제거를 위한 적극적은 노력으로 발생하며 병원을 제거(瀉)해 주어야 한다.
허한은 외부의 찬 기운으로 발생하므로 몸을 덥게 하고 따듯하게 보해야 하며, 오한은 자체원인으로 발생하며 땀을 흘려주어야 하는 데 땀이 없는 오한은 허한이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고 독소를 배설하는데 급성전염병에 걸릴 경우 땀을 내 주어야 한다.
이유 없는 땀은 허한이며 폐의 기능 부족으로 생긴다.
열은 심과 관련이 있고 한은 신장과 관련이 있으며 건조한 것은 폐와 관련되어 있다. 습기는 비장과 관련이 있다.
혀는 심장과 관련이 있는데 피로하면 혀에 설태가 낀다.
코는 폐와 관련이 있으며 독맥의 끝에 위치하므로 생식기의 변화를 보여주며, 위경락이 통과하므로 소화가 불량하면 콧구멍이 건조증이 생긴다.
입은 비와 관련이 있으며 임맥의 끝으로 위, 대장, 비경과 연결되어 있다.
눈은 간과 관련이 있으며 분노 할 때 푸른색으로 변하고, 눈이 피로할 때 푸른색을 보면 빨리 회복된다.
귀는 신장과 관련이 있으며 정력을 나타낸다. 귀의 상태로 신장의 병을 짐작할 수가 있으며 귀가 크면 장수한다.
땀은 심장에 관련되고 콧물을 폐, 눈물은 간, 가래는 신장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가래는 정력이 부족할 때 많이 나오는데 이는 신장에 화기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것이다.